부동산 PF 후폭풍 증권사 '고정이하자산비율' 악화...유화증권 29% 최고

2023-04-07     원혜진 기자
증권사들의 부실자산이 증가하면서 자산건전성 지표인 고정이하자산비율이 악화된 곳이 늘어났다. 지난해 부동산 PF발 유동성 경색 등 영향으로 고위험 자산 리스크는 더욱 더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전체 증권사 가운데 유화증권이 29.1%로 압도적으로 높고 DS투자증권, 코리아에셋투자증권 등  소형 증권사들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 고정이하자산 총액은 지난해 말 기준 2조6408억 원으로 전년(2조2666억 원) 대비 16.5% 증가했다. 고정이하자산비율도 3% 수준으로 1년새 약 1%포인트 상승했다. 고정이하자산비율은 총자산 대비 부실자산 비중으로 낮을수록 자산 건전성이 양호한 것으로 평가된다. 

유화증권은 지난 2021년 8.6%였던 고정이하자산비율이 지난해 29.1%까지 치솟았다. 이 기간 고정이하자산(17억 원)은 동일했는데 총자산이 197억 원에서 58억 원으로 139억 원 가량 줄었기 때문이다. 

DS투자증권의 지난해 고정이하자산비율은 11%, 코리아에셋투자증권은 8.8%로 뒤를 이었다. 

부동산PF 사업 비중이 높은 다올투자증권, 하이투자증권 등도 부실자산이 급증하면서 건전성이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다올투자증권은 고정이하자산비율이 2021년 0.6%에서 지난해 7.5%로 6.9%포인트 상승했는데 이 기간 총자산은 1조4424억 원에서 1조732억 원으로 26% 줄어든 반면, 고정이하자산이 90억 원에서 807억 원으로 800%나 급증했기 때문이다. 

다올투자증권 관계자는 "부동산PF 업계의 악화로 비율이 올랐지만 향후 사전점검, 현장실사 등을 통해 자산건전성을 개선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이투자증권 역시 고정이하자산비율이 1.6%에서 7%로 5.4%포인트 올랐는데 같은 기간 고정이하자산이 435억 원에서 1986억 원으로 357% 급증한 것이 주된 원인이었다. 

반면 메리츠증권은 부동산PF 사업 비중이 높은 편임에도 오히려 건전성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고정이하자산비율은 지난 2021년 4%에서 지난해 2.4%로 1.6%포인트 하락했다. 같은 기간 부실자산이 6055억 원에서 3416억 원으로 절반 가까이 줄었기 때문이다. 메리츠증권은 부동산PF의 95%가 안정성이 높은 선순위 대출로 구성돼 있다.

자기자본 상위 5대 증권사 중에선 삼성증권의 고정이하자산비율이 0.5%로 가장 양호했다. 이어 KB증권이 0.6%, 미래에셋증권 0.9%, NH투자증권 1.2%, 한국투자증권 1.4% 순으로 집계됐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원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