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이후 너무 많이 줄었다" 금융당국 은행 점포 통·폐합 제동 건 이유
2023-04-13 김건우 기자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국내 은행 점포수는 5800곳으로 직전년도 대비 294곳 감소했다. 특히 코로나19가 발생했던 2020년부터 2022년까지 3년 간 줄어든 은행 점포수는 총 909곳에 달한다.
최근 10년 간 순감소한 은행 점포수가 1873곳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10년 간 사라진 점포의 절반 가량은 최근 3년 간 사라진 셈이다.
금융권에서는 이번에 발표된 은행 점포 폐쇄 내실화 방안이 상당한 효력을 발휘할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우선 점포 폐쇄전 실시하는 사전영향평가시 소비자 불편 및 피해 최소화 항목의 비중을 높이고 은행 수익성 항목을 배제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과거 은행들은 수익성을 이유로 대규모 점포 폐쇄를 진행했는데 사전영향평가에서 수익성이 차지하는 비중이 지나치게 높았다는 것이 금융당국의 지적이다.
하 과장은 "기존 사전영향평가에서는 점포 손익을 나타내는 항목의 비중이 너무 높았다"면서 "고객 수를 비롯해 수익성을 아예 배제할 수는 없겠지만 정확하게 수익성으로 잡히는 항목이라도 제외하는 방향으로 개선안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현행 사전영향평가에서는 지역 고객 의견이 반영되지 않았지만 개선안에서는 이용고객들의 의견을 듣고 사전영향평가 외부위원 중 1명을 지역인사로 선임해 지역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겠다는 의지가 담겨있다.
금융당국은 지역인사 몫의 외부위원으로 은행 계열사 인사나 법인 고객사 대표 등 은행 측과 이해관계가 있는 인물이 선임되지 않도록 은행 측에 충분히 의견을 전달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하 과장은 "은행 계열사나 거래기업에 계신 분들은 제외하고 공신력있고 객관적인 의견을 담을 수 있는 인사로 선임하도록 부탁했고 은행 측도 고민하겠다고 했다"면서 "은행 입맛대로 진행돼 정당화하지 않도록 꼼꼼하게 보겠다"고 밝혔다.
금융당국은 이번 개선안을 통해 은행 점포 통·폐합 규모가 축소되더라도 소비자 이익이 곧 은행 이익의 극대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꼭 인지해줄 것을 당부했다.
하 과장은 "점포 폐쇄 내실화 방안으로 발생하는 비용을 사회공헌이 아닌 장기적으로 고객과의 소통을 통한 로열티를 유지하는 것을 장기적인 목표로 갖고 가야한다"면서 "소비자 이익의 극대화가 곧 은행 이익 극대화로 갈 수 있다는 점을 은행들이 가져가야 할 목표"라고 언급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