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TV 유료화' 소비자들 집단 반발

하나TV · 메가TV 해지요청 봇물… 단체행동도 불사

2008-01-10     송숙현 기자

가입자 100만명 시대를 맞은 하나TV와 메가TV등 IPTV가 프로그램 유료화로 위기를 맞고 있다.  시청자들의 계약해지 요청이 봇물을 이루고 집단 행동의 움직임도 가시화되고 있다.

최근 본보와 한국소비자원 한국소비자연맹등 소비자 관련 매체와 소비자단체에는 IPTV유료화와 홀드백(실시간 방송후 VOD형태로 제공되는데 걸리는 시간) 지연을  맹비난하며 계약을 해지하겠다는 소비자 민원이 폭발하고 있다.

당초 IPTV보급시 유료화에 대한 언급이 없었고 홀드백도 12시간으로 못박아 고지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같은 소비자 불만에도 불구 IPTV업체들은 뾰족한 대안을 마련할수없어 더욱 고심하고 있다. IPTV유료화와 홀드백 지연이 자사 결정이 아니라 지상파 방송 3사가 요구한 사항이기 때문이다.

이에앞서 하나로텔레콤은  지난 7일  MBC의 드라마등 콘텐츠에대해 PPV(Pay Per View) 방식으당 건당 500원의 요금을 오는 15일부터 부과한다고 시청자들에게 공지했다.  또 KBS와 SBS의 프로그램도 2월 1일부터는 500원씩 과금된다.

KT의 메가TV는 이미 MBC의 콘텐츠 이용료를 건당 500원 씩 시청자에게 받고 있다.

이같은 서비스 무단 변경에대한 소비자들의 불만은 인터넷과 소비자고발센터의 게시판을 벌겋게 달구고 있다.

소비자 이동진씨는 작년 하나TV무료체험 2개월에 참여했다가 이용빈도가 별로 없어 지난해 12월 26일 기간만료가 돼서 해지를 요청했다. 상담원은 월 8000원이 부담되면 절약형(월5000원)이 있다고 변경 가입을 간곡히 권유해 이씨는 동의했다.

지난 1월 3일 3년 계약을 맺었는데 1월7일 급작스레 공지가 떴다. MBC프로그램을 건당 500원에 유료화하고 무료로 볼려면 1주일을 기다리라는 것이었다.
이씨는 분통이 터졌다. 상담원이 유료화공지를 겨우 4일 앞두고 이씨에게 이를 숨긴채 가입을 권유한 때문이었다.

이씨가 화가나 다시 해지를 요청하자 이번에는 무료체험기간이 지났다며 2만5000원상당의 위약금을 요구했다며 한국소비자원에 고발했다.


소비자 장현태씨도 "작년말 12시간후 보고싶은 프로그램을 원하는 시간에 맘대로 볼수있다는 권유를 받고 IPTV에 가입했는데 유료화한다니 억장이 터진다"며 "분명히 업체의 계약위반인데도 계약해지를 요구하니 위약금을 내놓으라고 한다"고 한국소비자원에 중재를 요청했다.

장씨는 "가입초기부터 시스템 불안으로 다운로드가 지연되는등 불편을 많이 겪어 왔다"며 "위약금을 내더라도 IPTV를 취소하고 차라리 공중파나 케이블 TV재방송을 보는게 낫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소비자들의 이같은 불만은 단체행동화할 조짐도 보이고 있다.

아이디가 '거울봐라잠이오나'는 7일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에 'IPTV와MBC에 바랍니다. IPTV 정규방송 유료화 및 떠넘기기식 정책반대 '라는 이슈청원을 제기했다.
 1000명서명을 목표로하는 이 청원에는 벌써 8일 현재 160여명이 서명해 IPTV유료화에대한 소비자들의 거센 반발을 '반영했다.

'거울봐라잠이오나'는 이어 "시청자들이 유료화 때문에 하나TV 메가TV해지하면 공중차 방송사들이 실속을 챙겨 먹게되고 앞으로 IPTV는 우리나라에 발도 못붙이게 된다. 이는 우리나라 방송 콘텐츠 산업 발전에 역행하고 꼴이된다"며 유료화로인한 IPTV의 위기에 안타까움도 드러냈다. 


IPTV가입자들은 또 인터넷 포털 네이버에 가입자 카페(http://cafe.naver.com/hntvcustomers)를 개설하고 지상파 방송사와 IPTV 사업자들의 계약위반을 지적하고 유료화반대 운동에 나섰다.

까페 가입 네티즌은 "지상파 방송국들이 수신료를 인상하고 중간광고를 도입하더니 이제는 IPTV까지 유료화하면서 수익극대화에 혈안이 돼 있다"며 "수신료 거부 운동도 불사하겠다"고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이에대해 하나로텔레콤 관계자는 "지상파 3사가 요구하는 사안이라서 통신사로서는 뾰족한 대책을 마련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면서 "프로그램당 500원으로 유료화하지만 300원 할인쿠폰을 제공해 시청자들의 부담을 최대한 덜어줄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재 IPTV는 하나TV가 80만 메가TV가 30만명정도의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