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보이스피싱 피해금액 1451억 원…환급률은 26.1% 불과

2023-04-20     송민규 기자
지난해 보이스피싱 피해금액이 1451억 원으로 전년보다 231억 원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피해자들이 피해금액을 돌려받은 환급률은 26.1%로 꾸준히 떨어지고 있다. 

2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보이스피싱 피해금액은 지난 2019년 이후 크게 감소하고 있지만 감소율은 지속적으로 둔화했다.

금감원은 오픈뱅킹이나 간편송금 등 금융거래의 간편성을 악용한 신용 사기 피해가 발생하고 있어 지속적인 피해예방 노력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피해자들이 돌려받은 환급액은 379억 원으로 전체 피해금액의 26.1%였다. 피해자 수는 1만2816명으로 전년보다 397명 줄었다.

보이스피싱은 가족이나 지인, 공공기관 등을 사칭하는 사칭형이 전체 피해금액의 78.6%(1140억 원)을 차지했다. 대출빙자형은 21.4%(311억 원)이었다.

특히 메신저나 SNS 등 비대면채널 이용이 늘어나면서 가족이나 지인을 사칭하는 메신저피싱의 비중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메신저피싱은 지난 2020년 15.9%에 불과했으나, 지난해에는 63.9%에 달했다.

피해 연령대는 60대 이상과 50대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60대 이상은 673억 원으로 46.7%에 달했고 50대도 477억 원으로 33.1%였다. 20대와 60대 이상의 비중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반면, 다른 연령대의 비중이나 피해규모는 감소하고 있다.

오픈뱅킹이 활성화되면서 1인당 피해금액이 늘어났다. 지난 2018년에는 910만 원이었던 1인당 피해금액 지난 2019년 1330만 원으로 크게 늘어났다. 지난해에는 1130만 원으로 오픈뱅킹 활성화 전보다는 높았다. 금감원은 사기범이 오픈뱅킹을 통해 피해자의 다수 계좌에 접근하기 쉬워져 1인당 피해규모가 2019년 이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피해금의 환급률도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있다. 지난 2020년에는 환급률이 48.5%에 달했지만, 2년간 계속 떨어져 지난해에는 26.1%에 불과했다. 금감원은 피해금이 단기간에 다수의 계좌를 거쳐 이전되는 과정에서 신속한 지급정지가 어려워져 피해금 환급이 어려워졌다고 분석했다.

전체 피해규모가 감소하고 있지만, 인터넷전문은행의 피해금액은 급증하고 있다. 인터넷전문은행의 피해금액 비중이 2021년에는 7.7%에 불과했으나 지난해에는 20.9%까지 치솟았다. 비대면 금융거래의 편의성이 보이스피싱 범죄에 악용된 것이다.

실제로 한 인터넷은행은 지난해 2분기 글로벌 송금업체와 제휴해 수취인의 계좌번호 없이도 해외송금이 가능한 서비스를 출시했는데, 4분기에 사기범들이 피해금을 해외로 송금하는 징후를 인지했음에도 거래제한 등의 조치가 늦어져 피해가 증가했다.

금감원은 점차 지능화되는 보이스피싱 피해예방을 위해 신종사기수법에 대응한 상시감시와 정보공유 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또한 금융회사가 보이스피싱 피해를 줄이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반영할 수 있는 지표를 개발해 내부통제 수준을 평가하기로 했다.

출처를 알수 없는 악성앱이 메신저 링크를 통해 설치‧작동되지 않도록 관련 업계와 악성앱 예방 기능을 활성화‧고도화에 나선다. 또한 금융소비자 특성과 니즈에 맞춘 체험형‧생활 밀착형 홍보를 추진하고, 범정부 보이스피싱 근절 노력에 적그 동참하기로 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송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