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행 해외법인 실적 개선 '好好'...중국 당기순익 사상최대·인니 흑자전환

2023-04-25     김건우 기자
기업은행이 그동안 시중은행 대비 취약 부문으로 지적 받았던 해외 사업에서 실적 개선에 성공했다. ㅎ好

일찌감치 진출한 중국법인에서는 낮은 경제성장률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수익성이 큰 폭으로 향상됐고 4년 전 진출했던 인도네시아 시장은 코로나19 위기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연간 기준 첫 흑자전환을 달성했다. 
 

◆ 중국법인 사상 최대 실적·인도네시아 법인 흑자전환 호조

기업은행은 현재 중국과 인도네시아 그리고 미얀마에 현지법인을 운영 중이다. 지난해 가장 두드러진 성과를 낸 곳은 중국법인 '기업은행 중국 유한공사'다. 

지난해 중국법인의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49.6% 증가한 362억 원을 기록하며 중국 진출 이후 역대 최대 순이익을 달성했다. 

중국은 지난해 상반기까지 주요 대도시 진출입을 봉쇄하는 강력한 제로 코로나 정책을 펼치면서 경제성장률 하락 및 저금리 기조 장기화 등 비우호적 환경이 지속됐다. 그러나 기업은행은 현지에 진출한 한국 중소기업및 중국 현지기업과 활발한 거래를 통해 수익성 개선에 성공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중국경제 성장률 부진 및 저금리 기조에 불구하고 현지 우량기업 신규 유치 강화 및 개인고객 확대 그리고 비대면 신상품 개발 및 판매 활성화 등 디지털 전환 노력으로 지난해 법인 설립 이래 역대 최대의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인도네시아 법인 'IBK인도네시아은행'은 지난해 법인 설립 후 처음으로 연간 기준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인도네시아 법인은 기업은행 입장에서는 '아시아금융벨트' 중에서 첫 번째로 설립한 법인이라는 상징성이 큰 법인이다. 지난 2018년 말 아그리스 은행과 미트라니아가 은행을 합병,  이듬해 9월 출범했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어려움을 겪었다. 

진출 초기 막대한 인프라 투자비용과 더불어 코로나19로 인한 경영 악화를 우려한 현지 금융당국이 추가 충당금 적립을 권고하는 등 대외적 요인으로 인한 손실이 발생했다. 그러나 지난해 위드코로나 정책으로 인해 영업력이 회복되고 대출자산의 질적 성장이 이뤄지면서 실적이 개선됐다.  

특히 인도네시아 시장의 경우 국내 시중은행들도 진출 초기 인수 은행의 높은 부실채권 비율과 건전성 악화로 상당한 자금을 투입하는 등 어려움을 겪었던 점을 감안하면 기업은행은 상대적으로 수월하게 시장에 연착륙했다는 평가다. 

가장 늦게 진출한 미얀마 법인은 여전히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지만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미얀마법인 'IBK미얀마은행'은 당기순손실 4억 원을 기록했지만 전년 대비 적자폭이 줄었고 소매금융업을 하는 IBKC 미얀마 유한회사는 같은 기간 순손실이 18억 원에서 23억 원으로 확대됐다. 

다만 미얀마 지역은 지난 2021년 군부 쿠데타로 인해 정상적인 영업이 불가능해졌고 이후 제한적인 영업을 실시하면서 고정비 감축 등의 노력으로 올해 흑자전환을 기대하고 있다. IBK미얀마은행의 경우 올해 2월까지는 1억6000만 원 흑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 다음 차례는 베트남-폴란드... 2025년까지 글로벌 이익 2배 목표 세운 김성태 행장

향후 기업은행의 해외진출 최우선 과제는 베트남을 비롯한 동남아 벨트의 영업망 확장과 폴란드 시장 진출이다. 

동남아 시장의 경우 현재 베트남, 캄보디아, 인도, 필리핀 등에서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수 년째 법인 전환을 기다리고 있는 베트남에 가장 큰 기대를 걸고 있다. 베트남은 이미 한국 중소기업이 공단 지역을 중심으로 상당수 진출해있어 현지 진출 중소기업에 대한 자금 공급이라는 명분도 충분하다. 

그러나 베트남 현지 금융당국이 자국 은행 육성 및 보호를 위해 수 년째 외국 은행들의 법인 설립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 베트남에서 2곳 이상 영업점을 개설하기 위해서는 법인 설립이 필수적이다. 

동유럽 폴란드 시장 진출 역시 동유럽 지역에 진출한 한국 중소기업 지원 목적이 가장 크다. 폴란드를 비롯한 동유럽 지역은 국내 자동차 및 전기차 배터리 생산 기업들이 다수 현지공장을 운영하고 있어 국내 하청업체들도 동반 진출한 곳으로 전임자인 윤종원 전 행장도 사무소 설립을 위해 공을 들인 곳이다. 

지난 1월 말 폴란드 금융당국에 사무소 설립을 위한 인가신청서를 제출한 상황으로 올해 상반기 내 사무소가 설립될 예정이다. 김성태 행장 취임 후 첫 해외사업이다. 

기업은행은 글로벌 현지법인 설립 확대를 비롯해 글로벌 생산거점 중심의 네트워크 확충으 통해 해외에 진출한 국내 중소기업들을 지원하고 현지 플랫폼사 제휴를 통해 디지털 상품과 서비스를 공급하는 등 현지화를 통한 수익성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오는 2025년까지 글로벌 부문에서 현재보다 2배 늘어난 2500억 원대 이익을 내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은행 관계자는 "중국 및 인니법인의 실적 제고와 함께 국외점포의 해외진출 기업에 대한 지원 강화를 바탕으로 우량자산을 증대해 나갈 예정"이라며 "폴란드 신규진출 및 베트남 현지법인 설립 등 네트워크 확대도 지속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