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투자·미래에셋·KB증권, 퇴직연금 디폴트옵션상품 출시 경쟁 치열
2023-04-28 원혜진 기자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신한투자증권은 최근 디폴트옵션 상품 10종을 증권업계 최초로 완비해 선택폭을 넓혔고, KB증권 역시 경쟁사 대비 많은 상품 라인업을 내세우고 있다. 미래에셋증권과 삼성증권 등도 그룹 계열사의 우수한 품질의 TDF를 포트폴리오에 포함시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디폴트옵션은 확정기여(DC)형, 개인형퇴직연금(IRP) 퇴직연금 가입자가 운용방법을 정하지 않을 경우 금융사가 사전에 결정한 디폴트옵션 상품으로 적립금을 자동 운용하는 제도다.
지난해 7월 시행된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개정안에 포한된 디폴트옵션은 1년의 유예기간을 거친 후 오는 7월 12일부터 본격 시행된다. 퇴직연금가입자는 이를 의무적으로 지정해야 한다.
고용노동부는 퇴직연금 사업자별로 최대 10개 상품을 승인하고 있다. 증권업계에선 지난해 12월부터 디폴트옵션 상품 판매를 일제히 시작했다.
신한투자증권은 최근 투자성향별 디폴트옵션 상품 10종을 증권업계 최초로 완비했다. 정기예금을 비롯해 타깃데이트펀드(TDF), 밸런스펀드(BF), 디폴트옵션 전용 펀드 중심 포트폴리오를 마련했다는 설명이다.
디폴트옵션 상품을 살펴보면 신한투자증권은 저위험 상품이라 할지라도 예금보다는 펀드 투자 비중을 높게 두며 타사와 다른 전략을 유지하고 있다. 저위험 상품 총 3개 중 2개 상품 펀드 비중이 70%, 1개 상품이 50%다.
신한투자증권 관계자는 "각 상품마다의 위험을 감안해서 위험 가중 평균을 내고 이에 최적화된 라인업을 꾸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며 "라인업 완비를 통해 선택의 폭을 넓히면서 다채롭고 다양한 니즈에 맞는 솔루션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KB증권은 디폴트옵션 상품이 총 8개로 신한투자증권 다음으로 많았다. 위험도에 따라 투자 비중을 달리하되 여러 상품에 분산했고, KB자산운용 등 계열사 상품에서 벗어나 다양하게 라인업 한 점이 눈에 띄었다.
퇴직연금 강자인 미래에셋증권은 그룹 계열사 미래에셋자산운용의 풍부한 TDF 상품 재원을 바탕으로 품질 높은 상품을 선별해 편입한 전략이 돋보였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TDF 시장에서 설정액 기준 시장점유율 1위(43%)를 기록 중이다.
삼성증권은 디폴트옵션 포트폴리오에 예금과 그룹 계열사, 비계열사 TDF를 다채롭게 편입했다. 특히 글로벌 지수 ETF와 국내외 주요 채권형 ETF, 금·리츠 등 대체자산 ETF 등을 편입하는 '삼성ETF를담은 TDF' 상품군을 대부분 포함시켰다. 해당 상품의 총 6종 빈티지는 올 들어 2년 중기 수익률에서 모두 플러스(+)로 전환된 바 있다.
이처럼 디폴트옵션의 본격적인 시행을 앞두고 증권사들은 타업권 대비 다양한 운용 자산을 보유한 강점을 내세워 디폴트옵션 상품 라인업을 강화하며 승부수를 띄우고 있다. 그동안 방치됐던 퇴직연금 적립금이 디폴트옵션 시행 후 펀드 등 다양한 자산으로 옮겨갈 수 있는 기회가 열렸기 때문이다. 업계에선 퇴직연금 시장이 향후 10년 안에 800조 원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퇴직연금에 대한 관심도가 나날이 높아지고 있고, 디폴트옵션의 시행으로 시장 규모도 점차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증권사 입장에서도 좋은 기회인 만큼 시장 선점을 위해 좋은 상품들로 완비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원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