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금융지주 보수적 성장...하나금융 순이익 22% 급증, BNK·JB금융 마이너스 성장
2023-04-27 김건우 기자
일부 지방금융지주의 경우 대출 역성장과 함께 비은행 자회사 실적 부진으로 인해 전년 대비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곳도 있었다.
대부분 시장 컨센서스보다 소폭 상회하면서 양호한 실적을 거뒀지만 가계대출 부진이 장기화되고 있고 부동산 PF 부실 우려가 상존하고 있어 큰 폭의 성장은 어렵다는 평가다.
◆ 4대 금융지주 순이익 전년 대비 6.8% 증가... 하나금융 22.1% 급증한 비결은?
우선 4대 금융지주의 경우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6.8% 증가한 4조8891억 원을 기록했다.
분기 기준 리딩 금융지주는 KB금융지주가 차지했다. KB금융지주의 1분기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2.5% 증가한 1조4976억 원으로 라이벌 신한금융지주를 약 1096억 원 격차로 따돌렸다.
맏형 KB국민은행은 코로나 지원 차주 및 부동산 PF 관련 부실 우려를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1분기 추가 충당금을 3210억 원 적립하는 등 일회성 요인으로 인해 순이익이 전년 대비 4.7% 감소했다. 다만 충당금 적립전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35.6% 증가한 1조6595억 원을 기록하며 호실적을 달성했다.
비은행 부문에서는 KB국민카드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양호한 실적을 거뒀다. KB손해보험이 대형 화재 보상 이슈에도 불구하고 자동차보험 손해율 하락과 장기보험 손해액 개선세가 지속됐고 채권금리 하락으로 인한 파생손실 규모가 줄어들면서 순이익이 전년 대비 25.7% 증가한 2538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4분기 적자를 기록했던 KB증권도 올해 1분기에는 1406억 원 순이익을 냈고 최근 통합법인이 출범한 KB라이프생명도 1분기 당기순이익이 937억 원을 기록하며 힘을 보탰다.
신한금융지주는 신한은행이 1분기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7.9% 증가한 9315억 원을 기록하며 선전했지만 주요 비은행 자회사 중에서 신한투자증권을 제외하고는 전년 대비 역성장하면서 전체 금융지주 순이익은 0.2% 증가하는데 그쳤다.
실적 증가폭이 가장 높은 곳은 하나금융지주였다. 하나금융지주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22.1% 증가한 1조1022억 원으로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하나금융의 실적 반등에는 비이자이익 확대가 크게 기여했다. 하나금융지주 1분기 비아지이익은 전년 동기대비 52.9% 증가한 7788억 원으로 최근 5년 중 최대치를 달성했는데 외환매매익과 주요 관계사 트레이딩 실적이 개선되면서 매매평가이익이 전년 대비 2배 이상 급증한 결과로 풀이된다.
다만 계열사 중에서는 하나은행만 전년 동기 대비 순이익이 45.5% 증가한 9707억 원으로 호실적을 이어갔지만 하나증권, 하나캐피탈, 하나카드 등 비은행 계열사들은 전년 대비 실적이 급감했다.
◆ 지방금융지주 마이너스 성장 현실화... DGB금융만 반짝 상승
큰 폭은 아니지만 전년 대비 플러스 성장에 성공한 4대 금융지주와 달리 지방금융지주는 엇갈린 성적표를 받았다. DGB금융지주가 은행 및 비은행 계열사들이 고르게 성장하면서 전년 대비 순이익이 늘었지만 BNK금융지주와 JB금융지주는 마이너스 성장에 돌입했다.
우선 플러스 성장에 성공한 DGB금융지주는 은행 이자이익 확대와 DGB생명의 회계기준 변경에 따른 손익 증가분이 반영되면서 1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DGB금융지주의 1분기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3.6% 증가한 1680억 원이었다.
주력 계열사인 대구은행은 1분기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7.7% 증가한 1278억 원으로 실적이 개선됐다. 올 들어 시장금리 하락으로 이자이익이 전 분기 대비 9.4% 감소했지만 대출채권 매각 이익을 비롯한 비이자이익이 증가하면서 실적 반등을 이끌었다.
비은행 계열사 중에서는 DGB생명이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123.4% 증가한 306억 원으로 힘을 보탰다. 올해부터 보험계약과 관련된 회계기준이 변경된 영향을 받았고 특히 CSM 관련 상각 이익이 매 분기 수익으로 인식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향후 전망도 밝은 편이다.
반면 BNK금융지주는 1분기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7.1% 감소한 2568억 원으로 실적 감소세가 가장 뚜렷했다. 맏형 부산은행은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13.2% 증가한 1453억 원으로 전체 지주 실적의 절반 이상을 책임졌지만 경남은행이 같은 기간 2.5% 감소한 850억 원으로 역성장했다.
특히 비은행 계열사들의 부진이 뼈아프다. BNK캐피탈은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이 모두 줄었고 부실자산 영향으로 충당금 전입액이 증가해 1분기 순이익이 전년 대비 43.3% 감소했다. BNK투자증권도 리스크 관리를 위한 PF 영업 축소로 인해 관련 수수료 수입 감소 영향으로 같은 기간 순이익이 44.6% 하락했다.
JB금융지주도 1분기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2% 감소한 1634억 원을 기록하며 역성장을 기록했다. 광주은행이 연결 기준 분기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15.3% 증가한 732억 원을 기록하며 선전했지만 전북은행이 같은 기간 순이익이 1.8% 줄어든 534억 원, 비은행 핵심 계열사였던 JB우리캐피탈이 조달금리 상승 여파로 당기순이익이 같은 기간 16.8% 감소한 490억 원에 머물렀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