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A, 개발스튜디오 한국설립에 게임업계 초긴장

2008-01-10     헤럴드경제신문 제공

세계 최대 게임업체 일렉트로닉아츠(EA)가 한국에 개발스튜디오를 설립한다. EA 전사적인 차원에서 이뤄지는 온라인게임 사업강화의 일환이다. EA는 이미 지난해 국내업체 네오위즈에 지분을 투자, 온라인게임사업에 대한 전략적인 제휴를 맺은 바 있다. 연이은 EA의 공격적 행보에 국내업체들은 바짝 긴장하고 있다.

▶개발스튜디오, 어떤 모습=10일 EA코리아에 따르면 EA는 올봄 한국에 개발스튜디오를 설립하기로 하고 서울 강남 일대에 사무실을 물색하는 등 사전 작업에 착수했다. 한국스튜디오는 EA코리아의 주도로 설립된다. EA는 상당수 국내 개발자들을 핵심인력으로 채용할 계획이다. EA 본사의 핵심 개발인력도 대거 투입된다. 채용과 투자 규모는 아직 미정. EA는 이를 통해 국내 업계와 기술 교류를 활성화한다는 방침이다.

한국스튜디오는 EA의 주력인 비디오와 패키지게임이 아닌, 온라인게임을 중점 개발한다. 스튜디오를 총괄하는 개발장으로는 ‘매든NFL’, ‘타이거우즈 PGA 투어’, ‘피파온라인’ 등 인기게임을 만든 대니 아이작EA 시니어 프로듀서가 내정됐다. EA 최초의 한국인 프로듀서인 양지훈 팀장도 개발팀에 합류한다. 싱가포르에 있던 EA의 온라인게임사업본부는 서울로 옮긴다.

EA코리아 관계자는 “한국이 아시아 온라인게임시장 진출을 위한 전초기지가 될 것”이라며 “네오위즈게임즈와 함께 온라인게임으로 개발 중인 ‘NBA스트리트 온라인’, ‘배틀필드 온라인’ 등을 개발작업을 지원하며, 추후 자사 유명 타이틀의 온라인화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내업체 초긴장, 파장은= EA는 스튜디오 설립을 통해 네오위즈게임즈와 구축하고 있는 온라인게임 공동개발 노선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그동안 EA가 유독 약체였던 온라인게임 시장에서 보여온 공격적인 행보와 무관치 않다. EA는 2년전부터 미씩엔터테인먼트, 판데믹 등 유명 게임개발사 등을 대거 인수해왔다. 업계 관계자는 “라이벌인 블리자드가 온라인게임시장을 독점하는 가운데 최근 이뤄진 액티비전과 블리자드의 합병이 또다른 위기감을 줬을 것”이라며 “국내의 앞선 온라인게임 기술력을 EA의 인기게임과 막강한 자본력과 결합하면 상당한 파급력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거대 자본을 앞세운 글로벌기업이 국내업체의 텃밭인 온라인게임 시장에 공격적으로 나오자 국내업체들은 긴장하고 있다. 개발사 관계자는 “시장파이가 이제 외국계로 넘어갈 가능성이 커져 시장재편도 불가피하다”며 “우물안 개구리식 경쟁에서 벗어나 기획력을 갖춘 게임으로 제대로된 경쟁을 해야되는 시점”이라고 했다.

권선영 기자(kong@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