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G증권발 하한가 사태 일파만파...반대매매 금융위기 때보다 더 많아

2023-05-04     원혜진 기자
최근 SG증권발 대규모 하한가 사태 여파로 반대매매가 쏟아지고 있다. 하나증권, 메리츠증권, 신한투자증권 등 대형 증권사들의 담보 부족 계좌도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반대매매 금액은 390억 원으로 전달 308억 원 대비 27%(82억 원) 증가했다. 미수금 대비 반대매매비중은 21%로 같은 기간 2.2%포인트 확대됐다. 단기융자인 위탁매매 미수금은 3433억 원으로 전달 1851억 원 대비 85%나 늘었다. 

이달 들어선 반대매매 증가세가 더욱 가팔라졌다. 지난 2일 기준 반대매매 금액은 무려 563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2006년 5월 3일 584억 원 이후 17년 만의 최대 수준이다. 금융위기였던 2008년 10월 27일 429억 원보다도 100억 원 이상 많은 액수다. 

미수금 대비 반대매매비중은 16.4%에 달했고, 단기융자인 위탁매매 미수금은 4334억 원을 기록했다.

반대매매는 증권사가 고객에게 주식을 담보로 자금을 빌려준 뒤 주식 평가액이 주식 담보 비율의 약 140%를 하회하는 등 일정 수준을 유지하지 못할 경우 강제로 주식을 처분하는 것이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주가 가치가 대출금의 140% 이하로 떨어진 담보 부족 계좌 수도 연초 대비 크게 늘었다는 반응이다. 담보 부족 계좌를 보유한 고객이 추가 담보를 마련하지 않을 경우 증권사는 주식을 강제로 처분한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SG증권발 하한가 이슈가 있는 종목에 대해 CFD, 신용용자 반대매매가 두드러지게 나타난 건 사실이다"라며 "이 여파로 담보 부족 계좌 수도 연초 대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하한가 사태와 함께 최근 2차전지 열풍으로 빚투가 늘었는데, 최근 고점 대비 2~30% 하락한 관련주를 고점에서 샀다가 손실을 본 투자자들도 많았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24일부터 SG증권에서 대량 매도 물량이 쏟아져 나오며 8개 종목의 주가가 폭락했는데, CFD에 따른 대규모 반대매매가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 바 있다. 

대규모 하한가 사태 이후 '빚투'도 급격하게 쪼그라들고 있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지난 2일 기준 19조1364억 원으로 지난달 25일(20조2408억 원) 이후 약 일주일 만에 1조 원 이상 줄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원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