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증권 1분기 순이익 2924억, 5위→1위로 수직상승...한국투자·삼성·미래에셋도 2000억 훌쩍
2023-05-16 원혜진 기자
올해 거래 대금 증가, 국채 금리 하락과 크레디트 스프레드 축소로 채권 운용수익이 개선돼 호실적을 이끌었다.
16일 각 사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자산 규모 기준 10대 증권사의 연결기준 당기순이익 합계는 1조8249억 원으로 전년 동기 1조5618억 원 대비 16.8% 증가했다.
가장 높은 순이익을 거둔 곳은 키움증권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7.2% 급증한 2924억 원을 기록했다.
리테일 비중이 높은 키움증권은 1분기 증시반등, 거래대금 증가 등 우호적인 업황에 힘입어 실적 순위가 5위에서 1위로 수직상승했다.
부동산금융 부진의 영향으로 IB 및 기타수수료 수익은 241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6.3% 감소했으나 채권 운용수익이 1438억 원으로 급증했다.
한국투자증권이 2621억 원의 순이익을 거둬 뒤를 이었다. 전년 동기 대비 4.5% 소폭 감소했으나 전 분기와 비교해서는 171.5% 증가한 수준이다.
배당금과 분배금 수익이 지난해 1분기 393억 원에서 올 1분기 537억 원으로 36.6% 증가했고, 시장금리 하락에 따른 채권 운용이익 확대되면서 운용 수익이 1453억 원에서 2434억 원으로 67.5% 증가했다.
지난해 4분기 -318억 원 적자를 냈던 IB 부문도 한 분기 만에 763억 원으로 흑자전환했다. 한국투자증권은 1분기 5개의 중소형 딜을 소화하며 IPO 주관 1위에 올라섰다.
삼성증권과 NH투자증권의 실적 개선도 돋보였다.
삼성증권은 1분기 66.4% 늘어난 2526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특히 지난해 발목을 붙잡던 채권 운용수익이 실적에 날개를 달아줬다. 삼성증권의 1분기 운용수익은 371% 증가한 2556억 원으로 사상 최대 수준이다.
NH투자증권 역시 당기순이익이 80% 증가한 1841억 원을 기록하며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반면 메리츠증권과 하나증권, 대신증권은 실적이 크게 후퇴했다.
메리츠증권은 지난해 1분기 2824억 원의 순익을 거두며 1위에 올라섰지만 올해 29.2% 감소한 1998억 원에 그치면서 5위로 물러났다.
메리츠증권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이어져 오고 있는 국내 부동산 시장 침체 등에 따른 신규 거래 감소로 기업금융(IB) 부문에서 실적 감소가 불가피했지만, 롯데건설에 유동성을 지원하는 투자협약을 통해 자본시장의 실물경제 지원 강화라는 글로벌IB 본연의 업무를 충실히 했다"고 밝혔다.
이어 "세일즈 앤 트레이딩(S&T) 부문에서는 인플레이션 하락과 경기둔화 흐름에 대응해 차별화한 트레이딩 전략과 최적화된 포트폴리오 구축으로 탁월한 운용성과를 거두며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며 "리테일 부문에서도 시장 거래대금 증가로 인한 위탁매매 관련 수익에서 전 분기 대비 실적 성장을 이뤘다"고 설명했다.
하나증권도 같은 기간 1187억 원에서 834억 원으로 29.7% 감소했고, 대신증권은 662억 원에서 523억 원으로 21% 감소하면서 10개사 가운데 가장 낮은 실적을 냈다.
대신증권은 부문별로 트레이딩(Trading)에서 259.5% 증가한 455억 원의 수익을 거뒀으나 IB 부문에서 69% 감소한 121억 원의 수익을 냈다. 신용공여, 자산관리 부문 등에서도 수익이 감소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원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