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위기 몰린 지방은행들 "특별법 제정해달라"...금융당국 "신중하게 접근해야"
2023-06-01 김건우 기자
지난달 31일 오후에 열린 은행권 경영·영업관행·제도 개선 TF 10차 실무작업반 회의에 참석한 지방은행 측 참석자들은 지방은행을 활용한 지역균형발전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지방은행 육성 특별법 제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금융당국은 지방은행이 특별법 제정을 건의한 취지는 충분히 이해하나 특별법 제정에 대해서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입장을 밝혔다.
지방은행들은 특별법 제정 외에도 ▲지역재투자 평가 개선 ▲예대금리차 공시 개선 ▲지역점포망을 활용한 혁신금융서비스 등을 적극적으로 검토해달라고 제안했다.
이 중에서 특히 예대금리차 공시의 경우 지방은행은 중소기업대출 위주이고 시중은행에 비해 조달금리 경쟁력에서 열위에 놓여 시중은행과의 직접적 비교가 어려운 만큼 지방은행을 공시 대상에서 제외하고나 별도 공시를 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금융당국은 이미 발표한 예대금리차 공시제도 개선방안에 따른 은행별 특수성 설명을 위한 설명 페이지를 적극 활용해달라고 난색을 표했다.
혁신금융서비스 확대의 경우 지방은행들은 오프라인도 충분히 가능한 만큼 온라인/디지털 위주가 아닌 지역점포망을 활용한 혁신금융서비스를 검토해달라고 요구했고 금융당국은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지방은행들은 최근 급증하고 있는 대형 시중은행들의 지역 지자체 시금고 입찰 확대 우려에 대해서도 과도한 출혈경쟁이 우려된다며 지자체 및 공공기관과 지방은행간 거래 활성화를 위한 제도적 보완 마련을 요구했다.
TF에 참석한 민간 전문가들도 수도권과 지방간 편차가 커지는 구조적 문제로 지방은행들 역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는 점에 공감했다.
다만 지방은행의 수익성과 건전성 악화 추세가 지역경제 악화에서 비롯된 점이 있지만 은행 차원의 노력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지방은행의 강점인 지역밀착형 관계형 금융도 비이자수익과의 연계를 강화하고 디지털화를 통한 효율성 제고와 같은 변화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지방은행이 규모나 범위에 있어서 시중은행에 비해 열위에 있는 것은 사실이나 지역 네트워크를 이용한 관계형 금융 등 지방은행의 강점을 발전시키고 차별화하는 노력도 중요하다"면서 "지방은행에게 기존 시중은행의 금융공백을 메꿀 수 있는 관련 금융상품 개발이나 금융-비금융 융합을 통한 새로운 사업모델 발굴 등에 적극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