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은 총재 "우리 산업구조 단기간 온실가스 감축 어려워...변화 미룰 수 없어"

2023-06-20     김건우 기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우리나라가 단기간에 온실가스 감축이 어려운 산업구조를 가지고 있어 사전적 대응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기후변화로 인한 위기에 직면해있지만 이를 통해 새로운 성장과 발전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녹색금융은 중요한 정책적 과제임을 언급했다.

이 총재는 20일 오전 한국은행과 2050탄소중립녹생성장위원회가 공동 주최한 제1회 녹색금융 국제컨퍼런스에서 이 같이 밝히고 기후변화 대응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그는 "지난 20년 간 기후재해로 50만 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했고 경제적 피해는 3400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기후변화 대응이 늦어지면 재난위기와 보건위기가 우리의 일상을 더 심각하게 위협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특히 이 총재는 우리나라의 산업구조가 선진국에 비해 화석연료 의존도가 높고 재생에너지 비중이 낮다는 점에서 추후 글로벌 환경규제로 인해 수출이 제약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지난 2021년 기준 우리나라 화석연료 의존도는 64%, 재생에너지 비중은 7% 수준으로 재생에너지 비중이 20~40% 가량인 미국, 독일, 일본보다 낮다. 

특히 전체 산업에서 제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9년 기준 28%에 이르고 있고 정유, 화학, 시멘트, 철강 등 탄소를 많이 배출하는 4개 업종의 비중도 5.3%로 주요 선진국보다 2~3배 더 높다.

이 총재는 "수출기업들에게는 저탄소 경제로의 전환이 부담되지만 환경관련 글로벌 규제가 빠르게 도입되는 현실을 고려할 때 경영패러다임의 변화를 더 이상 미룰 수 없다"고 강조했다.

특히 중소기업들이 친환경으로의 공정 전환을 순조롭게 이루지 못하면 수출 공급망으로 연결된 대기업도 글로벌 환경관련 규제를 피할 수 없다는 점에서 중소기업에 대한 녹색금융 지원이 절실하다는 점도 함께 언급됐다.

이 총재는 "중소기업은 신용등급이 낮아 스스로 녹색채권 발행을 통해 녹색금융 혜택을 받기 어렵다"면서 "중소기업에 대한 은행대출을 모아 증권화하고 이 과정에서 녹색금융의 국제적 기준에 맞는 채권을 발행해 중소기업이 녹색금융 혜택을 간접적으로 받는 방식을 다각적으로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