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2032년까지 109조 투자해 '현대 모터 웨이' 실행...장재훈 사장, "전동화 리더십 확보"

2023-06-20     이철호 기자
현대자동차가 20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2023 CEO 인베스터 데이'를 열고 전동화 및 미래기술 전략 방향성을 발표했다. 중장기 전동화 전략인 '현대 모터 웨이'를 적극 실행해 2030년 전기차 200만 대 판매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차는 이를 위해 2032년까지 109조4000억 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향후 10년간 연평균 11조 원 규모다.

구체적인 투자 계획은 ▲R&D 투자 47조4000억 원 ▲설비투자(CAPEX) 47조1000억 원 ▲전략투자 14조9000억 원 등이다. 특히 전동화 부분 투자가 집중되는 2024년과 2025년에 12조 원 이상의 투자를 단행할 계획이다.

이러한 투자를 통해 전동화 전환을 적극 추진해 2030년 전기차 수익성 10% 이상을 달성할 계획이다. 또한 수소·자율주행·SDV(소프트웨어 기반 차량)·로보틱스·AAM(미래항공모빌리티) 등 미래 사업 육성에도 나선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전동화 전환 속에서 기존 완성차 업체와 신생 업체가 전기차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면서 "현대차는 그동안 얻은 노하우와 수많은 임직원들이 축적한 DNA가 모인 '현대 모터 웨이'로 전동화 전환기 속에서 리더십을 확보할 것"이라 말했다.

현대차는 2025년 '통합 모듈러 아키텍처' 개발 체계를 완성하는 한편 '2세대 전용 전기차 플랫폼'을 도입해 원가 절감 극대화에 나선다. 전 차종에 적용 가능한 86개 모듈러 시스템을 통해 개발 복잡성을 최소화하고 규모의 경제를 달성할 계획이다.

2세대 전용 EV 플랫폼은 5세대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와 고효율·고출력 모터가 탑재될 예정이다. 또한 개방형 OS(운영체제) 적용을 통해 앱 생태계가 구축되며 레벨 3 이상의 자율주행 고도화, 공간 탐색 원격 주차 등도 제공할 예정이다. 

주행거리 추가 확보를 위해 세계 최초 보조배터리를 활용한 주행 중 충·방전 기술을 적용하는 등 기반 기술 확보도 진행한다. 차세대 전용 플랫폼 도입과는 별도로 기존 ICE 플랫폼을 활용한 전기차 라인업 전략도 이어진다.

또한 현대차는 글로벌 전기차 수요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 기존 내연기관 공장을 전기차 생산이 가능하도록 전환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적은 투자 비용으로 빠르게 생산라인을 증설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 현대차 측의 설명이다.

전기차 전용 공장 설립도 이어간다. 내년 하반기에는 미국 조지아주 전기차 전용 공장 'HMGMA'에서 전기차 양산에 들어가며 2025년에는 울산 EV 전용 공장에서 전기차 양산을 시작한다. 

이를 통해 현대차는 글로벌 전기차 생산 비중을 올해 8%에서 2026년 18%, 2030년 34%로 확대하기로 했다. 미국·유럽·한국 등 주요 지역에서의 EV 생산 비중은 48%에 이를 계획이다.

전기차의 핵심 부품인 배터리 개발 역량 확보에도 나선다. 이를 위해 향후 10년간 9조5000억 원을 투자해 배터리 성능 향상 및 차세대 배터리 선행기술 개발, 인프라 구축 등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올해 새롭게 선보이는 하이브리드 차량에는 자체 설계한 배터리를 탑재할 예정이다.

수소·미래차·로보틱스·AAM 등 미래 모빌리티 관련 기술 고도화에도 힘을 쏟는다. 현대차는 이날 수소생태계 비전 실현을 위해 '수소사업 툴박스' 구축 계획을 발표했다. 수소 생산부터 그린스틸을 통한 차량 제조, 수소 기반 친환경 물류시스템에 이르기까지 유기적으로 연결된 수소사업 모델로 내년 CES에서 구체적으로 공개될 예정이다.

또한 올해 말 아이오닉 5를 기반으로 하는 무인 로보택시 사업 상용화에 나서며 HMG 글로벌 소프트웨어 센터인 포티투닷에서 SW 기술 플랫폼인 '타이탄 플랫폼'을 개발할 계획이다. 로보틱스랩에서의 로봇 서비스 실현 구체화, 실제 크기의 AAM 기술 실제기 개발과 파일럿 탑승 비행 테스트에도 나선다.

한편 현대차는 이번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7월 현대차의 첫 고성능 전기 차인 '아이오닉 5 N' 공개를 예고했다. 아이오닉 5 N은 현존하는 전기차 중 최고 출력을 지닌 모터에 아이오닉 5보다 더 큰 배터리를 탑재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재훈 사장은 "전동화의 시작을 알린 아이오닉 5가 역사적 자산인 '포니'로부터 영감을 얻어 탄생한 것처럼 올해 출시 예정인 아이오닉 5 N은 고성능 전기차로서 과거로부터 내려오는 현대차의 유산을 계승하며 EV 리더십을 확고히 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철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