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위원회 대해부④]신한·하나 등 5대 금융지주 ESG 적극 활동...외국계 한국씨티·SC제일은행은 구성 안해
2023-07-17 김건우 기자
매출 기준 국내 100대 기업 중 ESG위원회를 설치한 은행은 신한은행(행장 정상혁)과 기업은행(행장 김성태) 등 2곳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지주계열 은행들이 대부분 모회사인 금융지주 차원에서 ESG활동을 전개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5대 금융지주의 경우 모두 ESG위원회를 설치했고 신한금융지주(회장 진옥동)와 하나금융지주(회장 함영주)는 위원회 활동 내역까지 홈페이지에 공개하는 등 자세하게 안내하고 있었다.
17일 소비자가만드는신문 조사에 따르면 100대 기업 중에서 은행업권에 속한 곳은 KB국민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 농협은행, 기업은행, 산업은행, SC제일은행, 씨티은행 등 9개 은행이었다. 이 중 금융지주계열 은행 5곳 중에서 신한은행을 제외한 4곳은 금융지주에서 ESG위원회를 운영하고 있다.
대형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 이사회 차원에서 ESG위원회는 없고 대신 은행장과 각 사업부문 담당임원 그리고 ESG부서 본부장으로 구성된 ESG 추진위원회가 있어 의사결정을 하고 있다"면서 "그룹 내에서 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크고 금융지주와 통합해 움직이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밝혔다.
◆ 금융지주 5곳 모두 ESG위원회 운영... KB금융·우리금융은 사외이사 전원 참여
5대 금융지주는 각기 다른 이름으로 ESG위원회를 운영하고 있었다. 이들은 홈페이지상에서 위원회 구축 여부와 위원 이름을 명시했고 신한금융지주와 하나금융지주는 위원회 활동 내역도 공개하고 있다. 위원회 개최시 의안내용과 가결여부를 안내하고 있다.
나머지 3곳은 홈페이지에서 위원회 활동 내역을 알 수 없었는데 이들 회사들은 매년 발간하는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서 ESG위원회 주요 의결 사안을 확인할 수 있다고 밝혔다.
5대 금융지주 ESG위원회 위원장은 모두 사외이사들이 맡고 있었다. 변호사인 송수영 사외이사가 위원장을 맡은 우리금융지주(회장 임종룡)를 제외한 4개사는 모두 현직 대학교수인 사외이사가 위원장을 맡고 있다.
ESG위원회 위원 숫자는 회사마다 천차만별이었다. KB금융지주(회장 윤종규)가 9명으로 가장 많았고 우리금융지주가 7명, 신한금융지주와 하나금융지주는 5명이었다. 농협금융지주(회장 이석준)가 4명으로 가장 적었다. 인원이 상대적으로 많은 KB금융지주와 우리금융지주는 금융지주 회장을 포함한 이사진 전원이 ESG위원회 위원을 맡고 있었다.
KB금융지주 관계자는 "ESG경영 확대 및 내실화를 위해 이사회 구성원 전원이 ESG위원회에 참여해 기후변화 관련 이슈를 포함한 그룹 차원의 ESG전략 및 정책을 수립하고 주요 이행 과제의 추진 경과와 성과에 대한 모니터링 활동을 수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한금융지주와 하나금융지주는 일부 사외이사들과 금융지주 회장이 ESG위원회 위원으로 활동 중이었고 농협금융지주는 유일하게 사외이사로만 ESG위원회를 구성했다.
농협금융지주 관계자는 "ESG관련 계획 및 추진 현안을 외부 시각에서 객관적으로 검토하고자 사외이사로만 구성하고 있다"면서 "이와 별도로 금융지주 회장과 계열사 임원이 주재하는 사회가치 및 녹색금융협의회도 활동 중이다"라고 밝혔다.
일부 공시의 오류도 발견할 수 있었다. KB금융지주의 경우 홈페이지상 ESG위원회 위원 명단이 지난해 명단으로 잘못 기재되고 있었다.
KB금융 측은 홈페이지 투자정보 내 그룹 지배구조 페이지에는 제대로 공시되어있지만 지적한 페이지는 잘못 기재되어있다면서 홈페이지 리뉴얼 과정에서 수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SG위원회 개최 횟수도 조금씩 달랐다. 지난해를 기준으로 신한금융지주와 우리금융지주가 4회로 가장 많았고 KB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농협금융지주는 2회 개최했다. 각 금융지주들은 반기 1회 이상 개최하는 것을 원칙으로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우리금융지주 관계자는 "반기 1회 개최가 원칙이나 위원장이 필요할 경우 수시로 소집이 가능하다"면서 "지난해 총 4회 개최했다"고 밝혔다.
금융지주 중에서 유일하게 신한금융지주는 계열 은행인 신한은행도 별도로 ESG위원회를 운영하고 있었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3월 시중은행 중 최초로 ESG위원회를 출범한 바 있다. 신한금융의 경우 ESG 구동체계가 그룹 차원의 큰 틀에 맞춰 각 그룹사들도 함께 추진하는 방향으로 신한은행 뿐만 아니라 주요 비은행 계열사들도 개별 ESG 위원회를 이사회 내에 두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ESG 이니셔티브에서도 금융지주이지만 산하 자회사들이 빠르고 정확하게 의사결정을 하기 위해 금융지주와 은행을 분리해서 ESG위원회를 운영하는 것이 맞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 국책은행·외국계 은행 중에서는 기업은행 '유일'.. 산업은행 하반기 설치 검토
금융지주 계열이 아닌 국책은행과 외국계 은행 중에서는 기업은행이 유일하게 이사회 산하에 ESG위원회가 운영되고 있다. 기업은행은 지난 2021년 금융공공기관 중에서는 최초로 ESG위원회를 설치할 정도로 발빠르게 움직였다.
기업은행의 ESG위원회는 김형일 은행 전무이사 포함 4명으로 구성되어있다. 위원장은 교수 출신 정소민 사외이사다. 다만 홈페이지상에서 ESG위원회 위원과 활동내역을 알 수 없었는데 기업은행 측은 홈페이지에 공시하는 지배구조연차보고서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국책은행인 산업은행(회장 강석훈)은 아직 이사회 내에 ESG위원회가 설치되지 않았는데 산업은행 측은 올해 하반기 ESG위원회 설치를 검토 중이다.
외국계 은행이면서 100대 기업에 포함된 한국씨티은행(행장 유명순)과 SC제일은행(행장 박종복)은 이사회 내 ESG위원회를 구성하고 있지 않다.
이 중 한국씨티은행은 은행장과 주요 부서장 등으로 구성된 'ESG 협의회'를 지난 2021년부터 운영하고 있다. 은행 주요 상품 구성과 정책에 있어 ESG 요소를 적극적으로 반영할 수 있는 일종의 협의체 개념이다.
한국씨티은행 관계자는 "은행장을 포함해 각 파트에서 의사결정권이 있는 책임자와 현장 근무자들을 모아 협의회를 만들어서 각 파트의 의사결정에 있어 ESG 활동이 녹아들 수 있도록 운영하고 있다"면서 "올해 3기 협의회를 만들어 운영할 계획이며 현재 구성 중이다"라고 밝혔다.
SC제일은행은 SC그룹의 ESG 정책 방침에 따라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금융투자, 리스크 관리, 지배구조 체제를 운영 및 실천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