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 인상 요구하며 파업 들어간 한성자동차, 직원 연봉 8700만 원 딜러사 중 '톱'

2023-08-04     이철호 기자
벤츠 최대 딜러사인 한성자동차(대표 울프 아우스프룽) 노조가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파업에 나선 가운데, 지난해 한성자동차 직원 평균 연봉은 국내 수입차 딜러사 중 최고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수입차 3대 브랜드인 벤츠·BMW·아우디 주요 딜러사 연봉을 비교한 결과 가장 연봉이 높은 업체는 한성자동차로, 지난해 평균연봉이 8719만 원에 달했다. 전년 대비 연봉 상승률은 9.3%였다.

2, 3위도 벤츠 공식 딜러사가 차지했다. 2위 더클래스효성(대표 배기영)의 지난해 평균연봉은 전년 대비 10.5% 증가한 6965만 원이었다. 3위 KCC오토(대표 이상현)는 16.0% 늘어난 6855만 원이었다.

4위는 BMW 공식 딜러사인 코오롱모빌리티그룹(대표 이규호·전철원)으로 전년 대비 2.0% 감소한 6567만 원이었다. 5위는 역시 BMW 공식 딜러사인 한독모터스(대표 박재형)로 4.1% 증가한 5793만 원이었다.

아우디 공식 딜러사의 경우 지난해 평균 연봉이 4000만 원대로 다른 브랜드 딜러사에 비해 낮은 편이었다. 특히 아우디 공식 딜러사인 태안모터스(대표 서덕중)로 지난해 평균연봉은 4307만 원으로 주요 딜러사들 중 가장 낮았다.

주요 딜러사가 지난해 대주주에게 지급한 배당금은 한성자동차가 1000억 원으로 가장 높았다. 한성자동차는 100% 지분을 소유한 보너스리워즈(Bonus Rewards Sdn. Bhd.)에게 2021년에도 1200억 원의 배당금을 지급한 바 있다. 보너스리워즈는 말레이시아 투자회사로 레이싱홍그룹 계열이다.

2위 한독모터스는 지난해 박재형, 박신광 등의 대주주에게 총 169억 원의 배당금을 지급했다. 3위 도이치모터스(대표 권혁민)도 권오수 회장을 비롯한 대주주에게 지급한 배당금이 지난해 100억 원에 달했다.

지난해는 수입차 판매가 호조를 이룬 가운데 신차 공급 부족 때문에 판촉비 지출이 줄어들면서 딜러사 수익이 대폭 상승했다.

특히 한성자동차는 지난해 매출이 3조6576억 원으로 전년 대비 9.9%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855억 원으로 64% 늘었다.

하지만 지난해 고실적에 따른 노조의 입김도 거세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한성자동차 노조는 지난 7월 26일부터 파업에 돌입했다. 이로 인해 한성자동차에서 운영하는 수도권 서비스센터 일부가 가동을 멈춘 상태다.

노조 측은 한성자동차가 거액의 배당금을 지급했음에도 직원 임금 인상에는 소홀했다며 임금과 수당 인상 등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사측은 노조가 현실적으로 수용하기 어려운 조건을 제시해 왔다는 입장이다. 불안한 글로벌 경제 상황 때문에 경영 환경에 어려움이 많다는 입장도 제시했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한성자동차가 모기업에 거액의 배당금을 지급하는 상황에서 직원들의 처우 불만이 있었던 것 같다"며 "다른 수입차 딜러사에 비해 파견직이 많다 보니 급여 차등의 문제가 불거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벤츠코리아(대표대행 스테판 알브레이트) 측은 "벤츠코리아와 한성자동차는 다른 기업이라 딜러사 측의 경영에 간섭할 수 없다"고 밝혔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철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