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재 불구 증권사 상반기 영업익 개선...KB증권·키움증권 2배 가까이 급증
2023-08-14 문지혜 기자
10대 증권사 가운데 절반 이상이 지난해 상반기보다 실적이 개선됐으며 KB증권, 키움증권의 경우 영업이익이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영업이익이 감소한 곳은 메리츠증권, 미래에셋증권, 대신증권, 하나증권 등 4곳이었다. 이중에서 대신증권의 경우 지난해 상반기 일회성 이익으로 인한 역기저효과라고 설명했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과 각 사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연결재무재표 기준 10대 증권사 전체 영업이익은 3조8399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 증가했다. 같은 기간 순이익 역시 3조201억 원으로 12.1% 늘었다.
올해 2분기 증권사들이 CFD와 국내외 부동산 PF 관련 충당금을 쌓았지만 주식시장에서 2차전지 등 테마주가 인기를 끌면서 수수료 수익이 늘어난 것이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는 설명이다.
SG(소시에테제네랄)증권 주가폭락 관련 CFD 미수채권 충당금 700억 원 등을 2분기에 반영했지만 리테일과 IB 부문 수수료 증가로 인해 2분기에만 영업이익 1808억 원, 순이익 1334억 원을 올렸다.
삼성증권 역시 CFD 충당금을 500억 원 가량 2분기 반영했지만 실적은 개선됐다.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 5421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7.2% 증가했으며 순이익도 4042억 원으로 40% 늘었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2분기 별도기준으로 WM 부문은 증기호조 및 고객자산 순유입으로 인해 HNWI(초고액자산가) 고객 수와 자산이 증가했고 IB부문도 ECM(주식자본시장), 인수금융 등으로 인해 전분기 대비 개선됐다”며 “다만 상품운용 및 금융수지는 채권금리 상승 및 전분기 호실적에 따른 기저효과로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NH투자증권은 리테일과 IB 부문에서 선방했다. NH투자증권은 올해 2분기 3조3000억 원 규모의 국내 회사채 발행을 대표 주관했고 1조2000억 원에 달하는 오스템임플란트 인수금융에도 성공하면서 상반기 영업이익 4719억 원을 기록했다.
KB증권도 리테일에서 좋은 실적을 거두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97% 증가한 4583억 원을 올렸다. 신한투자증권은 상반기 영업이익 2566억 원으로 8.5% 증가했다.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등은 충당금에 영향을 받았다. 한국투자증권은 CFD, 해외 부동산 등으로 인해 1000억 원 이상 충당금을 쌓으면서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6.6% 증가한 4467억 원에 그쳤다.
미래에셋증권도 해외 부동산 손실 등으로 인해 700억 원 규모의 충당금을 적립하면서 27.7% 감소한 4384억 원을 기록했다.
미래에셋증권을 포함해 메리츠증권, 대신증권, 하나증권이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악화됐다.
메리츠증권은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 4431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 감소했다. 메리츠증권 관계자는 “사업 부문 별로 IB 부문 수수료 및 이자수익이 전체 실적을 견인했고 S&T 부문에서는 CFD에 대한 선제적인 한도 관리로 손실을 최소화했다”고 밝혔다.
하나증권의 경우 유일하게 2분기 329억 원 영업손실을 내면서 상반기 영업이익이 638억 원에 그쳤다. CFD와 펀드 보상 관련 충당금을 1000억 원 이상 적립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대신증권도 상반기 영업이익 1492억 원으로 34.7% 급감했다. 다만 대신증권은 실적 악화가 아닌 지난해 상반기 일회성 이익 1044억 원이 반영된 것에 대한 역기저효과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대신증권 별도 기준 영업이익은 1325억 원으로 전년 동기 742억 원 대비 78.6% 증가했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일평균 거래대금 증가에 따른 브로커리지 수익과 채권, 펀드 등 금융상품 판매 호조로 WM 부문 수익이 늘었다”고 밝혔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문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