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시중은행 해외법인 '훨훨'...신한은행 독보적 1위, KB국민 극적 반등 성공
2023-08-17 김건우 기자
신한은행(행장 정상혁)은 상반기 해외법인에서 국내 지방은행 수준의 순이익을 기록했고 KB국민은행(행장 이재근)은 중국과 인도네시아 법인 충당금 이슈가 해소되면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올해 상반기 금융업 영위법인 기준 4대 시중은행 해외법인의 순이익은 전년 대비 45% 증가한 5920억 원에 달했다. 국내에서는 대출성장 둔화와 충당금 적립 부담으로 수익성이 떨어지고 있지만 해외법인은 고성장을 기록하고 있었다.
개별 은행으로는 신한은행이 가장 돋보이는 성적을 거뒀다. 신한은행 해외법인의 상반기 순이익은 같은 기간 34.9% 증가한 2600억 원으로 반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핵심 시장인 신한베트남은행은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46.2% 증가한 1260억 원으로 고성장을 이어갔다. 지난해 이후 지속된 금리상승과 자산증대에 따라 이자이익이 크게 증가한 영향을 받았다.
신한카자흐스탄의 성장도 눈에 띈다. 신한카자흐스탄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같은 기간 653.3% 증가한 226억 원에 달했는데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해 러시아 시장에서 철수하는 기업들의 자산을 유치한 결과로 풀이된다. 반면 신한캄보디아은행은 순이익이 131억 원에서 51억 원으로 반토막이 났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신한카자흐스탄은 러시아 철수 기업을 유치하면서 예수금 및 대출금 자산 증대로 순이익이 증가했다"면서 "순이익이 줄어든 신한캄보디아는 경기둔화에 따른 시장 자체 하락세 영향이 큰 편이다"고 설명했다.
우리은행(행장 조병규)도 올해 상반기 해외법인 순이익이 견조한 증가 흐름을 이어갔다. 우리은행 해외법인 상반기 순이익은 전년 대비 9.8% 증가한 1402억 원을 기록했다.
인도네시아 우리소다라은행은 상반기 순이익이 전년 대비 45.6% 증가한 345억 원으로 고성장을 이어갔다. 특히 리테일에 집중된 일반적인 은행 해외법인 영업형태와 달리 우리소다라은행은 대출자산 포트폴리오가 기업과 가계가 절반 가량으로 균형있게 나눠진 점이 특징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기업금융 역량과 개인 리테일 영업력을 조합해 균형잡힌 포트폴리오 구성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내고 있다"면서 "자동차할부금융 지원과 우리소다라WON뱅킹을 통한 비대면 서비스 제공 및 올해 초 ODS(Out Door Sales)를 오픈해 대고객 상담역량과 영업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알짜법인인 베트남우리은행도 지난해 상반기 순이익이 27.2% 증가한 304억 원으로 선전했고 중국우리은행도 같은 기간 70.8% 증가한 292억 원으로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다.
다만 캄보디아우리은행은 같은 기간 순이익이 300억 원에서 212억 원으로 29.3% 감소했는데 경기둔화에 따른 연체율 증가를 비롯한 지역적인 요인이 작용했다는 설명이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우리은행은 여신프로세스 점검을 비롯한 건전성 강화 노력을 진행 중이다.
가장 극적인 반등에 성공한 곳은 KB국민은행이다. KB국민은행의 상반기 해외법인 순이익은 1140억 원으로 작년 상반기 대비 약 2.7배 증가했는데 중국법인과 인도네시아 법인의 흑자전환 영향이 컸다.
인도네시아 KB부코핀은행의 턴어라운드가 가장 주목 받는다. KB부코핀은행은 KB국민은행이 지분인수를 한 이후에도 부실여신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건전성 악화까지 이어지면서 수 년째 적자가 지속되고 있다. 충당금 적립으로 인해 지난해 연간 순적자 규모가 8000억 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그러나 올 들어 충당금 적립이 크게 줄었고 부실 여신을 대량 매각하면서 발생한 매각이익이 반영되면서 반기 기준 처음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중국법인의 경우도 지난해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영업축소 영향을 받아 적자를 기록했지만 올 들어 영업 정상화와 여신 관리를 강화하면서 흑자로 돌아섰다.
다만 효자법인이었던 캄보디아 프라삭은 보수적인 충당금 적립으로 인해 올해 상반기 순이익이 전년 대비 35.3% 줄어든 788억 원에 그쳤다.
하나은행(행장 이승열)도 지난 상반기 금융업 영위 종속법인 기준 해외법인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72.5% 증가한 778억 원으로 수익성이 크게 향상됐다.
특히 하나은행은 멕시코KEB하나은행을 제외한 모든 법인이 플러스 성장에 성공했다. 인도네시아 법인 PT Bank KEB Hana 순이익이 195억 원으로 가장 많았고 하나은행(중국)유한공사도 현지 영업력이 회복되면서 전년 대비 순이익이 170.8% 증가한 176억 원으로 뒤를 이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