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뱅크·케이뱅크, 조건없이 4~5% 금리 주는 적금 흥행...파킹통장 금리는 지속 하향
2023-08-29 김건우 기자
▲제휴카드 사용 ▲신규고객 우대금리 ▲마케팅 동의 등 부가 조건을 충족해야 고금리를 제공하는 시중은행들과는 방향성이 다르다.
인뱅들은 다만 출범 초기 인기를 끌었던 파킹통장(수시입출금통장)은 수익성을 고려해 금리를 지속 하향 조정하고 있어 적금 상품과 대조를 이룬다.
토스뱅크가 지난 9일 출시한 '토스뱅크 자유적금'은 출시 9일 만에 10만 좌가 개설되는 등 초반 흥행에 성공했다. 상반기 히트 상품으로 꼽히는 신한은행 '청년저축왕'이 가입자 10만 명을 모으기까지 41일이 걸린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빠른 속도다. 토스뱅크 자유적금 가입 고객의 58.6%가 2030 고객에 집중돼 있다.
이 상품은 월 최대 300만 원까지 불입할 수 있으면서 만기까지 성실하게 납입만 하면 1년 만기 기준 연 5% 금리를 가져갈 수 있다.
경쟁사인 케이뱅크도 은행권에서 우대조건 없이 금리가 높은 상품을 제공하고 있다. '코드K 자유적금'은 월 30만 원 한도로 별도 우대금리 조건 없이 1년 만기 연 4.3%, 3년 만기 연 4.4% 금리를 제공한다.
카카오뱅크도 연 3.8% 자유적금 상품을 운용하고 있다. 전체 계약월수 절반 이상을 자동이체하면 우대금리(0.2%포인트)를 받을 수 있어 사실상 연 4%짜리 적금 상품이다.
반면 시중은행 적금 상품 중에서 조건 없이 기본금리로만 연 4% 이상 금리를 제공하는 상품은 우리은행 '우리WON적금'(연 4.0%)을 제외하면 전무한 상황이다.
우대금리 포함 연 8.9% 금리를 주는 부산은행 '너만 Solo 적금'은 가입 기간 도중 결혼을 해야 우대금리 5%포인트를 받을 수 있고 IBK기업은행 'IBK썸통장'도 우대금리 2.8% 포인트를 받으려면 비대면 채널을 통해 친구를 팔로우 해야 한다. 고금리를 받기 위한 우대금리 조건이 까다로운 편이다.
인터넷전문은행들이 우대금리 조건 없이 경쟁력 있는 금리를 제공할 수 있는 데는 은행권 후발주자이면서 영업점이나 ATM 운영 등 고정비용 지출이 시중은행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다는 점이 크다. 후발주자로서 매력적인 상품을 선보여야 함과 동시에 고정비용 절감을 통한 가성비 있는 상품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전문은행 관계자는 "후발주자이면서 개인고객 중심 포트폴리오로 구성되다 보니 고객 중심으로 상품 구성을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라면서 "인뱅들은 지점이나 ATM도 운영하지 않는 가성비를 추구한다는 점에서 항상 인뱅이 줄 수 있는 최고치의 효용을 따지면서 고민하고 상품을 출시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인터넷전문은행들이 출범 초기 흥행 카드로 내세웠던 파킹통장 금리는 지속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인터넷전문은행들은 출범 초기 고객 유치를 위해 파킹통장에 한은 기준금리 이상의 높은 금리를 제공하며 고객들을 적극적으로 유치했다. 토스뱅크가 0%대 초저금리 시절 파킹통장에 연 2% 금리를 제공한 것이 대표적이다.
현재 인터넷전문은행 3사의 파킹통장 금리는 연 2.0~2.3% 수준이다. 연 0~1%대 금리를 제공하는 시중은행에 비해 여전히 높지만 올 들어 파킹통장 금리를 지속적으로 내리고 있다.
토스뱅크는 '토스뱅크 통장' 금리가 5000만 원 이상 잔액 기준 작년 말 연 4.0%에 달했지만 현재는 연 2.0%로 절반 줄었고 케이뱅크 '플러스박스'도 같은 기간 연 3.0%에서 현재 연 2.3%로 크게 내렸다. 카카오뱅크 '세이프박스'도 지난 4월까지 금리가 연 2.6%였지만 현재는 연 2.1%로 내린 상황이다.
오히려 외국계은행인 SC제일은행은 파킹통장 '제일EZ통장'이 기본금리 연 2.6%로 인터넷전문은행들보다 높다.
은행권 관계자는 "수시입출금 통장 금리가 높을수록 이자 부담은 커질 뿐 아니라 은행 예대금리차 공시에서도 수시입출금 상품은 제외돼 출범 초기를 지난 인뱅들이 금리를 올릴 명분이 없다"면서 "이자 부담 완화를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고 평가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