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중동에 첨단 신사업 투자 잰걸음…정주영 '중동신화' 재현 나서

2023-10-24     이철호 기자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중동 일대에 도로, 항만 등 산업 인프라 건설과 전기차, 수소 에너지 등 첨단 신사업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정의선 회장은 지난 23일(현지시각) 사우디 서북부 타북주에 조성 중인 초대형 신도시 '네옴시티'의 주거공간인 '더 라인' 구역 내 현대건설 지하터널 건설 현장을 방문했다. 현대건설은 ‘더 라인’ 구역 하부의 고속·화물철도 운행용 지하터널 12.5km 구간을 시공 중이다.

정의선 회장은 이날 현대건설 임직원들에게 "여러분들이 자랑스럽다"며 감사를 표하고 "현대건설이 신용으로 만든 역사를 현대차그룹도 함께 발전시키고, 책임감을 가지고 적극 지원하겠다"라며 "무엇보다도 품질과 안전이 최우선 되어야한다"고 당부했다.
 
정의선 회장은 현장 직원 및 협력사 직원의 국내 가족들에게 감사편지를 동봉한 격려 선물을 보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23일(현지시간) 사우디 서북부 타북주(州에 조성 중인 네옴시티의 주거공간인 '더 라인' 구역 내 현대건설 지하터널 건설 현장을 방문해 건설 현장 임직원들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정의선 회장은 22일(현지시각) 현대차와 사우디 국부펀드(PIF) 간 'CKD(반조립제품) 공장 합작 투자 계약’ 체결식에도 참석했다. 현대차는 사우디 킹 압둘라 경제도시(KAEC)에 전기차를 포함해 연간 5만 대의 자동차를 생산할 수 있는 CKD 합작공장을 건설한다. 현대차그룹은 2026년 사우디에 그룹 최초의 완성차 생산 공장을 완공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이와 함께 사우디와 수소 모빌리티 생태계를 조성하며 중동 친환경 에너지 저변 확대를 위해 협력한다.
 
현대차는 지난 22일(현지시각) 한국자동차연구원, 사우디에서 수소사업을 추진하는 에어 프로덕츠 쿼드라, 사우디 대중교통 운영업체 SAPTCO와 사우디 수소 모빌리티 생태계 구축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중동 주요국에서 대형 플랜트 수주도 잇따르고 있다.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은 사우디 국영 석유기업인 아람코로부터 약 3조1000억 원 규모의 '사우디 자푸라 가스처리시설 프로젝트 2단계'를 수주했다.
 
현대건설은 지난 6월 아람코가 진행하는 약 6조5000억 원 규모의 초대형 석유화학단지 설비 사업 '아미랄 프로젝트' 사업자로 선정됐다. 이는 한국기업의 사우디 수주 가운데 역대 최대 규모다.
 
이밖에 중동 5개 국가에서 건축, 오일·가스 플랜트, 항만, 원자력발전소 등 총 26조3000억 원 규모의 23개 건설사업을 담당하고 있다.
 
이외에 현대로템은 지난해 이집트 터널청(NAT)이 발주한 7557억 원 규모의 카이로 2, 3호선 전동차 공급 및 현지화 사업을 확보했다.

현대제철도 지난해 수주한 사우디 주아이마 유전의 천연가스 액체 공장 확장 공사 후판 공급을 올해 완료했으며, LNG 에너지 프로젝트 확대에 대응해 신규 가스 수송용 강관 소재를 개발하는 등 중동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중동은 과거 정주영 선대회장과 인연이 깊은 곳이기도 하다. 현대건설은 정주영 선대회장 시절인 1975년 사우디 건설시장에 처음 진출한 이후 주베일 산업항을 건설하며 70년대 중동건설 붐을 이끈 바 있다. 해당사업의 계약 총액은 9억6000만 달러로 당시 우리나라 국가 예산의 25%에 달했다.

현대차그룹은 성장성과 잠재력이 높은 것으로 평가되는 중동 시장에 산업 인프라는 물론 전기차, 수소 에너지, 첨단 플랜트 수주 등으로 사업 분야를 넓히고 있다.

이러한 행보에 대해 산업계 관계자는 "정주영 선대회장의 불굴의 도전정신을 현대차그룹만의 헤리티지로 계승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사우디를 비롯한 중동은 정주영 선대회장께서 중동신화를 창조한 상징적인 지역"이라며 "현대차그룹은 중동시장에서 적극적인 사업 다각화를 통해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겠다"고 밝혔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철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