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진료기록 확인서'까지 팔아 폭리

진료비와 별도…달랑 종이 한 장 복사 1만~2만원 내라

2008-01-21     송숙현 기자

서울 목동에 사는 소비자 구모씨는 최근 진료기록 확인서를 떼기위해 이대목동병원을 찾았다. 1년전 이곳에서 심장 이상이 있는지를 검사한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원무과 외래창구에 진료기록 확인서 발급을 요청하자 해당 의사의 진료를 접수하라고 했다. 확인서 발급도 의사의 진료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외래 진료비를 내고 해당 의사실을 찾았다. 진료를 받으려는 사람들이 많아 거의 1시간을 기다렸다.

겨우 의사와 면담이 되어 진료기록 확인서를 발급받으러 왔다고 했더니 딱 한마디 "그러세요"뿐이었다. 간호사가 진료기록서 복사해주고 발급비는 진료비와 별도로 1만 5000원이 청구됐다.

구씨는  이같은 절차와 비용이 너무 황당하다며 본보에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고발했다.

병원 진료기록 확인서와 진단서 발급에대한 소비자 불만이 들끓고 있다. 절차가 너무 복잡하고 비용이 비싸다는 것.

진료기록 확인서의 경우 이전 기록을 단지 출력해주는 것뿐인데 대학병원의 경우 진료접수를 요구하고 별도의 발급비를 받아 소비자들의 시간과 비용을 이중으로 착취하고 있다는 원성이 높다.

개인병원의 비용은 더욱 천차만별이다.

광주에 사는 소비자 배모씨도 최근 조카의 보험을 들기위해 몇년전 입원한 적이 있는 아동병원에 진단서를 발급받기위해 갔다. 신청하니 병원 관계자가 컴퓨터에서 달랑 종이 한장을  인쇄해 주었다.

비용은 1만3000원.

배씨는 과거 진료자료 클릭해서 프린터만 했는데 1만3000원이라는게 말이나 되냐며 병원의 횡포를 본보에 제보했다.

인터넷포탈사이트 다음 아이디 '짱기짱'도 아고라에 보험회사 제출용 진단서 발급비용이 2만원이라고 성토했다. 그역시 병원 컴퓨터에서 출력된 종이  한장을 받았을 뿐이다.

그는 더우기 작년에도 진단서를 발급받은 적이 있었는데 당시 1만원에서 1년만에 2배로 풀쩍 뛰었다고 어이없어했다.

포탈사이트 다음 아고라에서는 '진단서 발급`비용을 낮춰 달라'는 소비자 청원이 제기되기도 했다.

병원 진단서와 진료기록 확인서 비용이 왜 이리 비쌀까?

대한병원협회 관계자는 지난 2005년 이후 진단서 발급비용 책정이 병원 자율로 바뀌면서 크게 올랐다고 말했다.

지난 2005년까지는 병원협회가 진단서 발급 상한선을 책정해 병원들에 가이드라인으로 제시했는데 이부분이 공정거래법 위반의 소지가 있다는 비판에따라 이후 자율화됐다는 것이다.

상한선 가이드라인이 적용되던 지난 2005년까지  일반 진단서 발급비 상한선은  1만원이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상한선 규정이 없어지면서 병원들이 95년 책정돼 10년이상 지속된 발급비가 비현실적이라고 생각해  거의 대부분 올린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진단서 발급비는 이후 지난 2006년 의사협회가 다시 가격을 책정했는데 이역시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고발돼 지켜지지 않았다. 

그러나 대한병원협회는 대부분의 소비자들로부터 불만을 사고 있는 진료기록확인서에대해서는 프린터 관련 비용을 감안한 '실비'를 청구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