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시장 '돈 되네'… 대기업 속속 진출 롯데도 검토

2008-01-21     뉴스관리자
국내 굴지의 대기업들이 택배시장에 잇따라 뛰어들면서 택배업계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유진그룹, 동부그룹, 동원그룹에 이어 최근 금호아시아나그룹이 택배 및 물류업체를 인수한데 이어 롯데마저 독자적으로 택배업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

   특히 금호아시아나의 참여로 택배 빅4가 모두 대기업의 손에 들어간 점은 택배업계 사상 가장 충격적인 일로 간주되고 있다.

   법정관리에 놓여있던 대한통운이 지난 17일 금호아시아나에 인수됐으며 ㈜한진은 한진그룹, 현대택배는 현대그룹, CJ GLS는 CJ그룹이 각각 운영하고 있다.

   유진과 동부는 지난해 2월 로젠택배와 훼미리택배를 각각 인수했으며 동원은 지난해 5월 KT로지스택배에 이어 12월에 아주택배마저 삼키며 무서운 기세로 규모를 키우고 있다.

   유통 거인인 신세계는 자회사 세덱스를 통해 택배시장에 발을 걸친 상태며, 롯데는 롯데냉동에 합병된 롯데로지스틱스를 통해 택배사업에 진출하기 위한 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대기업들이 불과 1-2년 사이에 택배업에 몰려드는 이유는 제품 생산에 필수적으로 수반되는 물류 및 택배사업을 차세대 신성장 동력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온라인 활성화로 인터넷을 통한 구매가 매년 20-30%씩 급증하고 있어 대기업 입장에서는 눈에 보이는 수익원을 그대로 나눌 수 없는 상황이다.

   또한 대기업의 경우 수많은 계열사의 자체 물량만 처리한다고 하더라도 수지타산을 맞출 수 있어 이를 기반으로 개인택배 시장까지 공략해 시장 점유율을 높인다는 전략을 갖고 있다.

   현재 대한통운을 비롯한 빅4의 택배 시장 점유율이 60%에 달하는데 유진, 동부, 동원, 롯데마저 본격적으로 사세를 확장하면 수백개에 달하는 중소형 택배사는 인수합병되거나 몰락하는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크다.

   택배업계 관계자는 "최근 택배 시장이 수익성 악화로 중소 택배사들이 신음을 하고 있어 대기업들의 입장에서는 이들 업체를 인수한 뒤 자체 계열사 물량을 소화하면서 시장을 확대하는 전략을 구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제 택배업계도 누가 얼마나 출혈을 감내하면서 오래 버틸 수 있느냐는 맷집 게임 시대로 접어들었다"면서 "결국 일본처럼 우리도 향후 2-3년 내에 6-7개 대기업이 독점하는 형태로 택배시장이 재편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