론스타 경영진 사법처리 또 '불발'

2008-01-23     뉴스관리자
'외환은행 헐값매각 사건'과 관련해 칼을 갈았던 검찰이 그레이켄 회장에 대한 기소여부 결정을 유보함에 따라 론스타 경영진 사법처리가 또 다시 불발에 그쳤다.

   대검 중수부는 23일 존 그레이켄 론스타 회장에 대한 1차 수사를 이날로 종료하고, 2차 소환 조사를 약속받은 뒤 기소여부를 "지금 결정할 수 없다"며 차후로 미뤘다.

   중수부는 그레이켄 회장이 지난 9일 자진입국함에 따라 14일부터 매일 12시간씩 소환해 외환은행의 BIS(국제결제은행)기준 자기자본비율 조작에 관여했는지, 불법로비를 벌였는지, 외환은행 주가조작에 연루됐는지 등을 조사해 왔다.

   검찰은 그레이켄 회장이 론스타의 최종 의사결정자인 점에 초점을 맞춰 수사해 왔지만 엘리스 쇼트 부회장과 스티븐 리 론스타코리아 대표, 마이클 톰슨 법률고문에 대한 신병확보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사법처리까지 하기는 힘들 것으로 예상됐었다.

   그레이켄 회장의 불법행위를 입증하기에는 중간고리가 빠져있고, 명백한 증거를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검찰은 이날 "헐값매각 사건과 외환카드 주각조작 사건의 재판에서 검찰측 공소사실을 뒷받침할 만한 진술을 확보했다. 전반적인 부분을 조사하다보면 빈틈이 생겨 새로운 사실들을 확인할 수 있었다"라고 밝혔지만 결국 그레이켄 회장을 기소할 결정적 증거는 꺼내지 못한 셈이다.

   따라서 그레이켄 회장이 다시 입국하겠다고 약속하고, 검찰도 수사를 '계속하고 있다'고 강조하지만 향후 일정이 확정되지 않아 '사실상 무기한 수사 중단' 또는 '면죄부용 수사'라는 비판도 따른다.

   그레이켄 회장이 출국정지 및 사법처리 가능성을 알면서도 입국을 강행한 것도 이 같은 점을 고려했을 것으로 추측된다.

   검찰은 2006년 12월7일 외환은행 헐값매각 사건 수사결과를 발표하면서 변양호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장과 이강원 외환은행장, 이달용 부행장 등을 업무상배임 혐의로 기소했지만 론스타 경영진에 대한 사법처리는 실패했다.

   쇼트 부회장과 톰슨 고문의 체포영장이 발부되긴 했으나 이는 헐값매각 로비 혐의가 아닌 외환카드 주가조작 혐의에 따른 것이었다.

   스티븐 리 대표 또한 미국으로 도피한 뒤 종적을 감춰 우리 정부가 범죄인 인도청구까지 했지만 송환 여부는 불투명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