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물단지 PDP 올해는 효자로 거듭난다
LG전자는 24일 매출 40조8479억 원, 영업이익 1조2337억 원을 내용으로 하는 지난해 실적을 발표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이전해보다 크게 늘었다. 하지만 설을 앞둔 LG전자 직원들은 다소 허탈한 분위기다. PDP 사업이 적자를 면치 못한 까닭에 내심 기대했던 만큼 상여금을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또 다른 PDP 업체 삼성SDI도 마찬가지다. LG전자보다 하루 앞서 실적을 발표한 삼성SDI는 영업적자 5726억 원이라는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다. 브라운관(CRT) 사업 구조조정에 따른 일시적인 비용 증가가 가장 큰 원인이지만 PDP의 부진도 한 몫 거들었다는 분석이다. 삼성SDI 직원들에게 성과급은 남의 동내 이야기일 뿐이다.
이런 침울한 분위기에서도 LG전자와 삼성SDI는 올해는 PDP가 흑자를 낼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애물단지가 효자로 환골탈태한다는데 이견이 없다. 정도현 LG전자 부사장은 실적발표회 자리에서 “평판TV수요가 증가하면서 LCD쪽 수급이 타이트해졌다”며 “PDP 사업이 올해는 흑자전환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디지털TV를 만들 LCD 패널 공급이 수요를 못 따라가면서 TV 제조사들이 자연스럽게 PDP로 눈을 돌리고 있다는 의미다. LG전자는 올해 PDP 라인의 가동률을 최대로 끌어올려도 밀려드는 수요를 감당하기 힘들 것으로 예상했다. 틈세 시장 제품으로 내놓은 32인치가 누적 생산량 100만대를 이미 넘어섰고 50인치 대형 제품도 점차 수요가 늘고 있다는 설명이다.
삼성SDI도 올해 PDP 판매 목표치를 530만 장으로 결정했다. 지난해보다 70% 이상 늘어난 수치다. 특히 50인치 이상 대형 제품과 풀HD급 고급 제품의 판매 목표치는 각각 2배와 10배씩 늘려 잡았다. 고부가 가치 제품에 집중해 흑자를 이끌어내겠다는 뜻이다. 회사 관계자는 “헝가리와 멕시코 모듈라인 가동과 생산효율 증대로 원가경쟁력도 다시 되찾을 것”이라며 “올해 말에는 보너스를 받는 삼성SDI 직원들의 미소를 기대해달라”고 자신했다.
최정호 기자(choijh@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