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동나비엔·귀뚜라미 실적 ‘好好’...린나이·대성쎌틱 매출‧영업익 줄며 존재감 '뚝'

2024-04-22     송혜림 기자
보일러기업 경동나비엔과 귀뚜라미가 지난해 경기 불황에도 나란히 호실적을 거두며 2강 구도를 굳히고 있다.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와 해외 시장 확대에 힘을 기울인 덕이다.

반면 보일러 시장 20% 가량을 점유하며 업계 3, 4위를 다투는 린나이코리아와 대성쎌틱에너시스는 국내 보일러 시장 수요 둔화와 주택 거래량 감소 등 여파로 몸집이 크게 줄었다.
 
■경동나비엔·귀뚜라미, 글로벌 경기 침체에도 매출 1조 원 넘겨...해외 시장 공략·비보일러 사업 확대 주효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경동나비엔(대표 손연호)과 귀뚜라미홀딩스(대표 송경석)은 지난해 연매출 1조2000억 원을 안정적으로 넘겼다. 경동나비엔은 모기업 경동원 기준으로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은 1조3269억 원, 영업이익은 1093억 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5.4%, 105.2% 증가했다. 당기순이익은 829억 원으로 15.7% 증가했다.

귀뚜라미홀딩스는 지난해 매출 1조2372억 원을 거두며 전년 대비 2.9% 증가했다. 이는 지난 2019년 지주사 체제 전환한 이래 최대 매출이며, 매출 규모로는 2년 연속 경동나비엔을 앞지르고 있다. 영업이익은 402억 원으로 13.5% 늘었다. 당기순이익은 557억 원으로 42.2% 성장했다.

경동나비엔은 양적 성장이 멈춘 내수 시장을 벗어나 일찍이 해외에서 판로를 넓히고 있다. 경동나비엔의 지난해 해외 매출은 전체 매출액 중 67.6%인 8146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 2022년 7733억 원 대비 5.3% 증가한 수치다.

경동나비엔의 해외 시장 공략은 ‘현지화 전략’이다. 경동나비엔은 현재 미국, 영국, 우즈베키스탄 등 총 47개국에 보일러와 온수기 등을 현지 맞춤형으로 수출하고 있다. 북미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54.8%이다. 지난해 11월엔 북미 지역의 메인 난방 시장인 ‘퍼네스(공조시스템)’를 공략하기 위해 물을 매개로 실내 공기를 데우는 ‘콘덴싱 하이드로 퍼네스’를 출시하는 등 냉난방공조 사업 확장에 나서고 있다.
 
▲경동나비엔, 멕시코 법인 개소식 현장

북미 지역 외에 중앙아시아는 지난 2022년 설립한 우즈베키스탄 법인을 중심으로, 중남미 시장은 지난해 6월 개소한 멕시코 법인을 중심으로 신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귀뚜라미홀딩스는 냉방, 공조 등 비보일러 영역에서 포트폴리오를 넓혀 성장세를 이었다. 전체 매출에서 보일러 난방 사업을 영위하는 귀뚜라미 계열사의 매출 비중이 지난 2021년 33.4%에서 지난해 27.6%로 줄어들며 이를 방증했다.

귀뚜라미그룹 내 주력 냉난방 공조 계열사인 귀뚜라미범양냉방은 반도체·바이오·데이터센터용 냉동공조 장비가 매출을 견인했다. 또 신성엔지니어링은 반도체 등 산업시설의 냉난방공조(HVAC) 시스템과 2차 전지 생산 공정의 초저습도를 구현하는 드라이룸 및 클린룸 시스템 공급을 중심으로 매출이 확대됐다. 귀뚜라미 관계자는 “각 분야를 선도하는 기술 경쟁력을 바탕으로 그룹 전체가 고른 성장을 이어갔다"면서 "오는 2030년 매출 목표 3조 원 비전 달성을 위해 전진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린나이코리아 매출 8.7% 감소, 해외 진출 제동 여파....대성쎌틱에너지스는 적자 전환

보일러 시장 3, 4위를 차지하는 린나이코리아(대표 조상훈)와 대성쎌틱에너시스(대표 고봉식)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감소하는 등 실적 악화를 겪었다. 글로벌 경제 침체와 국내 보일러 시장 수요 둔화로 인한 직격탄을 맞았다는 평가다.

린나이코리아의 지난해 연 매출은 2767억 원, 영업이익은 32억 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8.7%, 51% 감소했다. 순이익은 50억 원으로 0.2% 늘었다. 대성쎌틱의 지난해 매출은 1289억 원으로 12.7%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04% 감소해 3억 원 적자 전환했다. 순이익 역시 191% 감소해 32억 원 적자를 기록했다.

린나이코리아는 국내 시장 수요 침체에도 사업 구조상 해외 진출에 제약이 컸다. 린나이코리아는 일본 린나이 본사의 글로벌 법인 중 한 곳이다. 일본 린나이는 이미 미국, 중국 등 해외 주요 지역에 법인을 두고 있기에 린나이코리아가 해외 수출에 앞서 제동이 걸릴 수 밖에 없다.

아울러 린나이코리아는 건설 현장에 보일러, 가스레인지를 납품하는 건설 특판에 나서고 있는데, 지난해 주택거래량이 급격히 줄며 매출 타격을 입었다. 실제로 지난해 건설형공사계약 계약액은 29억 원으로 전년 대비 66.7% 감소했다.

대성쎌틱의 경우 앞서 지난 2021년 롯데알미늄의 보일러사업을 인수하면서 120여개 보일러 대리점 판매망과 서비스권을 받아 보일러 시장 점유율을 기존 10%에서 15%까지 늘리는 등 몸집을 키웠다. 또 친환경 보일러 사업을 넓히며 중국 등 해외 시장 공략에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다만 지난해는 건설경기 악화와 소비심리 위축, 이에 따른 업계 내 경쟁 심화 등으로 매출이 줄었다. 또, 금리인상에 따른 비용처리 효율과 수익성 및 재고의 효율을 강화함 따라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 

대성쎌틱 관계자는 "롯데보일러 서비스권 인수로 단기적으로는 대리점 수가 증가했다. 다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롯데보일러 사용 고객까지 아우를 수 있는 서비스 품질의 질적 향상을 위한 투자에 보다 집중했다. 이를 위해 지난해는 고객상담 센터를 확장하고 AI 콜봇 서비스를 도입하는 등 여러 노력을 기울였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송혜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