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ELS 사태 원인은 '이익 중심의 경영문화'... '징벌적 손해배상' 도입해야

2024-04-24     김건우 기자
올 들어 대규모 손실이 발생하고 있는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사태가 이익 중심의 금융회사의 경영문화에서 비롯됐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과거 DLF 사태와 사모펀드 사태에 이어 비슷한 양상으로 은행권에서 고위험 금융상품 관련 소비자 피해가 반복되자 선진국처럼 징벌적 손해배상제를 도입해 금융회사들에게 경각심을 줘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 24일 오전 금융경제연구소 주관 2024년 제1차 금융노동포럼 '은행의 고위험상품 판매, 어떻게 볼 것인가?'가 열렸다.

24일 오전에 열린 금융경제연구소 주관 '2024년 제1차 금융노동포럼'에서 성수용 한국금융연수원 교수는 "금감원 검사의 시사점은 금융회사의 이익 중심 경영문화가 여전히 변하지 않았다는 점"이라며 "금융소비자보호법 시행을 앞두고 점검했음에도 여전히 불량시스템으로 운영되었다는 점이 핵심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올해 금소법 시행 4년차인데 금소법 정신에 따라 제대로 판매되고 있는지, 본점 차원에서 시스템을 전반적으로 재점검해야한다"면서 "불완전판매 시스템임에도 모르고 있었다면 재점검을 해야할 시점"이라고 밝혔다. 

은행 직원 측 입장을 대변하는 금융노조 역시 ELS에 대한 지나친 믿음·방심과 더불어 금융회사와 당국 차원의 내부통제 실패가 홍콩 ELS 사태를 촉발했다는 입장이다.

최원철 전국금융산업노조 부위원장은 "ELS가 20년 이상 판매된 베스트셀러이고 지수연동이다보니 고객과 은행원 모두 저위험 상품처럼 방심한 측면이 있다"면서 "심지어 홍콩 ELS는 은행원들도 가족들에게 적극 권유했던 상품"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DLF 사태 이후 비예금상품 모범규준이나 고위험 금융투자상품 판매 프로세스 개선방안 등 다양한 규제가 제시됐지만 금융당국도 제재와 모니터링이 없었다"며 "결론적으로 내부통제의 실패"라고 강조했다.

또한 홍콩 ELS 손실 발생 이후 PB창구 직원들을 중심으로 억울함과 고객들에 대한 미안함 그리고 은행원으로서의 자괴감 등 직원들이 극심한 피해를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최 부위원장은 "KPI를 없앨 수 없다면 투자상품에 대한 KPI를 수익성에서 건전성과 소비자보호 중점으로 전환해야한다"면서 "은행도 판매수수료 의존도를 탈피하고 장기적인 비이자수익 창출 모델을 고민해야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키코사태, DLF사태, 사모펀드 사태, 홍콩ELS 사태 등 비슷한 형태의 고위험 금융투자상품 불완전판매가 근절되기 위해서 금융회사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를 도입해야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강경훈 동국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금융산업 발전 차원에서 모든 은행에 투자상품 판매를 금지하는 것은 문제가 있을 수 있고 소비자들도 많이 반대할 것"이라며 "은행 스스로 자신이 없으면 상품을 판매하지 않도록 불완전판매 발생시 어마어마한 징계가 있어야 경영진이 미리 조심하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특히 은행장들의 임기가 대체로 2~3년으로 짧고 성과주의 측면이 강하다는 점에서 이 부분에 대한 개선책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김기원 전사무금융노조 증권업종본부장은 "사모펀드 사태, ELS 사태 등 일련의 모든 반복되는 금융사고를 관통하는 문제가 바로 선취수수료 문제"라며 "당장 실적이 급한 경영진 입장에서는 사고는 2~3년 뒤에 발생하니 판매하라고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금융당국발 실현될 수 없는 규제의 양산 그리고 성과주의에 매몰된 경영진이 만들어 낸 문제"라며 "수수료는 성과보수 체계로 투자가 성공했을 때 더 많이 (인센티브를) 가져가는 방식으로 수수료 체계가 개편되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