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집단 새얼굴/하이브] 엔터사 첫 대기업 집단…내부거래 많은 비즈니스모델 제약 받을까?
2024-05-24 송민규 기자
하이브는 지난 2005년 2월 방시혁 하이브 이사회 의장이 설립한 ‘빅히트 엔터테인먼트’에서 시작됐다. 비슷한 시기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된 다른 기업들에 비하면 비교적 최근 창업했다. 엔터테인먼트업이 주력인 기업이 대기업 집단으로 지정된 것은 하이브가 처음이다.
하이브는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시절인 지난 2013년 데뷔한 방탄소년단(BTS)이 세계적으로 ‘빅히트’를 하면서 크게 알려졌다. 지난 2020년에는 기업공개(IPO)를 통해 코스피에 상장했고, 2021년에는 사명을 ‘하이브’로 변경했다.
공정위 기준 자산총액이 5조2500억 원으로 재계서열은 85위다. 공정위 기준 매출액은 2조1470억 원, 당기순이익은 170억 원이다. 지난해 사업보고서 기준으로는 매출 2조1781억 원, 영업이익은 2956억 원이다.
하이브는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서 글로벌 아티스트를 육성하고 음악 기반 라이프스타일 콘텐츠를 제작해 서비스하고 있다. 하이브는 레이블과 솔루션, 플랫폼으로 이어지는 독자적인 사업구조를 가지고 있다. 레이블을 통해 솔루션 부문 계열사들이 IP를 통해 2차 창작물을 제작하는 한편, 플랫폼 부문에서 팬들이 모이는 커뮤니티인 팬덤 플랫폼도 제공하는 구조다.
계열사로는 공정거래위원회 기준 15개사가 있다. 이 가운데 상장사는 지주사 역할을 하는 하이브 뿐이다. 이외에 산하의 레이블인 빅히트뮤직(BTS), 쏘스뮤직(르세라핌), 플레디스엔터테인먼트(세븐틴‧프로미스나인), 케이오지엔터테인먼트(지코), 최근 이슈가 된 어도어(뉴진스), 빌리프랩(아일릿) 등 14개 사가 있다. 게임개발사인 하이브아이엠과 신규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는 바이너리코리아 등도 있다.
다만 올해 1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종속회사는 68개 사에 이르는데 일본에 하이브 재팬, 미국에 하이브 아메리카, 맥시코에 하이브 라틴 아메리카 등 각 지역에 지사를 세우고 각 지역의 레이블 등을 산하에 두고 있다. 보유중인 해외 레이블로는 일본에 하이브 레이블스 재팬과 네이코가 있고 미국에 빅 머신 레코드, 퀄리티 컨트롤 뮤직 등이 있다. 멕시코에는 엑자일 뮤직이 있다. 이외에도 오디오 AI솔루션 수퍼톤과 팬플랫폼을 담당하는 위버스컴퍼니 등이 있다.
지주사격인 ‘하이브’의 최대주주는 방시혁 이사회 의장으로, 31.6%를 보유하고 있다. 방 의장이 보유한 주식은 3조 원 수준으로 재계에서는 10위 안에 들어간다. 이어 게임사 넷마블이 9.4%로 2대 주주다. 이외에는 두나무가 5.5%, 국민연금이 8.2%를 보유하고 있다.
지주사격인 하이브를 제외하면 계열사는 모두 비상장사이며 68개 사 가운데 51개 사의 지분을 하이브가 가지고 있다. 일부 레이블 등은 경영진과 지분을 나누어 가지고 있다. 최근 민희진 대표와 분쟁을 겪고있는 ‘어도어’도 여기에 해당한다.
CJ E&M과의 합작 회사로 시작된 ‘빌리프랩’은 현재 하이브가 지분을 100% 보유하고 있다.
다만 해외 레이블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지배단계가 다소 길어지는 일도 있는데, 지난해 2월 인수한 퀄리티 컨트롤 뮤직의 경우, 지배구조가 하이브→하이브 아메리카→이타카 홀딩스→QCM 홀코→QC 미디어 홀딩스→퀄리티 컨트롤 뮤직으로 이어진다. 해당 지배구조는 하이브가 모든 지분을 가지고 있다.
한편 게임사 넷마블이 2대 주주로서 엔터테인먼트 회사 하이브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데는 방시혁 하이브 이사회 의장과 방준혁 넷마블 의장이 남양방씨 창평공파 종친이었던 점이 역할을 했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한 언론 보도에 따르면 두 방 씨는 아버지 대에 집성촌에서 교류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하이브는 민희진 어도어 대표와 어도어를 두고 분쟁을 겪으면서 멀티레이블 전략을 내세운 지배구조에 한계를 드러내기도 했다.
하이브는 대기업집단 지정으로 인해 기존 비즈니스 모델에 제약을 걸릴 수도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하이브는 가수들이 포함된 '레이블'과 이들의 IP를 활용해 2차 창작물을 만드는 '솔루션' 계열사, 팬들이 모이는 플랫폼을 만드는 '플랫폼' 계열사로 나눠지는데, 이러한 구조 상 내부거래 비중이 높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다만 계열사간 내부거래 문제는 오너일가 사익편취를 위한 일감 몰아주기가 문제가 되는 것이기 때문에 계열사 대부분의 지분을 보유한 하이브에 직접 문제될 건 없으리라는 시각도 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송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