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내'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지분 1년간 137회 매입...책임경영? 존재감 확대?
2024-05-20 유성용 기자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3남인 김 본부장이 두 형들에 비해 그룹 내에서 후계 입지가 상대적으로 좁은 가운데 그룹 내 존재감을 키우기 위한 행보로 보인다.
김 회장 장남인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은 일찌감치 태양광‧방산‧우주‧해양‧신재생에너지 분야에서 경영을 책임지고 있다. 차남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은 금융에서 자리를 잡았다.
20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김 본부장은 지난해 4월 12일부터 올해 5월 9일까지 1년여 동안 137회에 걸쳐 한화갤러리아 주식을 장내매수했다. 이 기간 449만9860주를 샀으며 매입규모는 55억8818만 원에 달한다.
지난해 3월 31일 한화갤러리아가 한화솔루션(대표 김동관·이구영·남이현)에서 분할 상장됐을 당시 김 본부장은 주식을 보유하고 있지 않았다. 그러나 이후 1년 동안 주식 거래가 가능한 날이면 거의 매일 장내 매수에 나서면서 지분율을 2.29%로 끌어 올렸다.
김 본부장은 한 번 매수할 때 적게는 7000주에서 많게는 11만주까지 샀다.
특히 김 본부장은 한화갤러리아 주가가 떨어져 있을 땐 매입에 더욱 속도를 냈다. 지난해 11월과 12월 주가가 1000원을 갓 넘었을 당시 김 본부장은 각각 20차례씩 200만주 가까운 주식을 샀다.
김 본부장의 꾸준한 자기회사 주식 매입은 오너 일가의 책임경영 차원에서 주가 부양에도 힘을 보태는 역할을 했다. 17일 종가 기준 한화갤러리아 주가는 1392원으로 지난해 말 저점 대비 약 40% 올랐다.
김 본부장이 매입한 지분율은 당장 지배구조에 영향을 미칠 분량은 아니다. 하지만 형들에 비해 후계 입지가 좁은 상황에서 그룹 레저‧유통에 이어 다른 부분까지 후계자로서 영역을 넓히기 위한 의지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한화그룹은 오는 7월 계열사간 스몰딜 추진을 통해 사업군별 전문화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한화오션(대표 권혁웅)은 ㈜한화(대표 김동관‧김승모‧양기원) 건설부문의 해상풍력 사업과 글로벌부문의 플랜트 사업을 양수한다. ㈜한화는 모멘텀부문을 물적분할해 2차전지 장비 사업 전문화를 추진한다. 또 태양광 장비 사업은 한화솔루션에 넘긴다.
태양광, 방산 일원화를 통해 김승연 회장에서 자녀세대로 경영승계가 이뤄질 경우를 대비해 기계‧소재 사업 가르마를 탄 조치로 볼 수 있다. 기계‧소재는 향후 김 본부장 몫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브랜드 계약 체결부터 국내 도입까지 전 과정에서 김 본부장이 주도적 역할을 한 파이브가이즈는 지난 6월 26일 강남에서 1호점, 10월 13일에는 여의도 더 현대 서울에 2호점을 열었다. 지난해 매출은 약 100억 원가량이다. 오픈 후 일 평균 2000개 이상 버거를 팔았고 전국에서 모여든 고객으로 인해 오픈런이 벌어졌을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지난 3, 4월에도 각각 신세계 강남점과 서울역에 오픈했다. 올해 1분기에만 80억 원의 매출을 내는 등 성장세에 가속도가 붙은 상황이다.
한화갤러리아는 향후 5년간 수도권을 중심으로 15개 이상의 파이브가이즈 매장을 오픈할 계획이다. 올해도 파이프가이즈 신규출점에 35억 원을 투자할 방침이다.
김 본부장은 지난 10월 출범한 한화로보틱스의 전략 기획 부문도 총괄하고 있다. 로봇 사업을 통해 유통‧레저와 푸드 테크 등의 시너지 창출을 모색 중이다.
한화갤러리아 관계자는 “김동선 본부장의 주식 매입은 주가부양은 기본이고 경영에 참여하고 일원으로서 책임경영 차원에서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유성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