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민원평가-은행] 홍콩ELS 등 상품 불만 가장 많아...하나은행 민원점유율 최저

2024-05-29     김건우 기자
올해로 7회를 맞은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의 ‘소비자민원평가대상’은 총 민원 건수와 시장점유율 대비 민원점유율, 민원처리율 등 3개 항목별로 평가를 진행했다. 홈어플라이언스, 통신, 자동차, 유통 등 총 10개 부문 40개 업종 285개 기업을 대상으로 2023년 한 해 동안 소비자고발센터에 제기된 소비자 민원을 분석해 기업별 민원 현황과 업종 및 업체별 민원 유형의 특징을 짚어봤다. [편집자 주]

지난해 소비자들이 은행을 대상으로 가장 많이 제기한 민원은 '상품'과 '서비스' 부문으로 집계됐다. 

서비스 항목 민원 점유율은 26.1%로 전년 대비 4%포인트 가량 올랐고 지난해 민원이 가장 많았던 상품(26.1%) 점유율은 소폭 하락했지만 여전히 20% 이상 기록하며 단골 민원으로 나타났다. 

반면 ▲개설·거래(11.6%) ▲고객센터(14.5%) ▲대출(21.75) 민원은 전년 대비 각 3%포인트 가량 낮아지면서 소폭 개선됐다.
 

지난해 소비자고발센터(www.goso.co.kr)에 제기된 주요 은행 관련 소비자 민원을 집계한 결과 KB국민은행(행장 이재근)의 민원 점유율이 35.2%를 기록하며 가장 높았다.

농협은행(행장 이석용)이 23.9%로 뒤를 이었고 신한은행(행장 정상혁)과 우리은행(행장 조병규)도 각각 민원 점유율 14.1%와 12.7%를 기록했다. 하나은행(행장 이승열)과 기업은행(행장 김성태)이 7%로 가장 낮았다. 

민원 점유율 순위는 대체로 총자산을 기반으로 한 은행들의 실적 점유율과 대부분 유사한 흐름을 보였지만 그 중에서도 KB국민은행과 농협은행은 실적 점유율 대비 민원 점유율이  높았다. 

KB국민은행은 실적 점유율은 18.6%였지만 민원점유율은 2배 가량 높은 35.2%에 달했고 농협은행도 실적 점유율은 14.1%였지만 민원 점유율은 23.9%로 약 10%포인트 가량 더 높았다. 두 은행은 현재 다수 민원이 제기되고 있는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관련 판매액이 상대적으로 많은 은행이기도 하다. 

반면 신한은행과 우리은행, 기업은행, 하나은행은 실적 점유율에 비해 민원 점유율은 크게 낮았다. 특히 하나은행은 실적 점유율은 17.5%로 3위였지만 민원 점유율은 7%로 가장 낮아 은행 규모에 비해 민원이 상대적으로 적은 은행으로 파악됐다. 

◆ 상품·서비스 민원이 절반... 국민은 '상품', 농협은 '대출' 민원 가장 많아
 
민원을 유형별로 분석해보면 상품과 서비스 민원 점유율이 각 26.1%를 기록하며 가장 높았다. 대출 관련 민원 점유율이 21.7%로 뒤를 이었다.

상품과 서비스 민원의 경우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관련 민원이 지난해 4분기에 집중 제기됐다. 본격적인 만기는 올해 1분기부터 시작됐지만 홍콩 H지수가 지난해 급락하면서 만기를 앞둔 투자자들의 우려가 나온데 따른 결과였다.

홍콩 ELS 민원을 제외한 상품 민원으로는 ▲통장거래 해지요청 ▲체크카드 발급 및 사용 관련 ▲예·적금 상품 관련 오안내 등이 주로 제기됐다. 
 

민원 점유율이 가장 높았던 KB국민은행도 자사 민원 중 상품 관련 민원 점유율이 37.5%를 기록하며 가장 높았다. 특히 홍콩 ELS 민원은 만기도래가 시작된 올해 집중되고 있어 올해도 민원이 급증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은행권의 단골 민원인 대출 관련 민원도 지난해 다수 제기됐다.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지난 2022년 하반기 정점을 찍은 뒤 현재까지 동결되면서 고금리 기조 장기화에 따른 만기 도래 소비자들로부터 높은 대출금리에 대한 불만이 지속되고 있다. 

이러한 경향은 금감원 2023년 민원동향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난 바 있다. 당시 금감원 민원 기준 민원건수에서도 여신(대출) 관련 민원이 전년 동기 대비 2배 가까이 늘고 전체 민원의 절반 가량이 여신 관련 민원일 정도로 대출금리 인상 및 고금리로 인한 소비자들의 불만은 누적된 상황이다.

전체 민원 점유율이 두 번째로 높았던 농협은행의 경우 자사 민원 중 대출 민원 점유율이 37.5%로 가장 높았다. 저금리 시기였던 2020~2021년에 받은 대출금리가 변동금리인 탓에 금리인상기에 큰 폭으로 상승하면서 이자 부담을 느낀 소비자들이 민원을 제기한 것으로 분석된다. 농협은행 뿐만 아니라 타 은행에서도 관련 민원이 다수 발견됐다.

이 외에도 ▲통장개설시 개설방어 ▲한도제한계좌 해제 불편 ▲상품 끼워팔기(꺾기) 의심 ▲금리인하요구권 거절 등 매년 통상적으로 발생하는 민원도 지난해 역시 다수 발생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