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인간 어머니 땅 가로챈 딸 패소

2008-01-28     뉴스관리자
식물인간 상태로 정상적인 의사 표현을 하지 못하는 어머니의 부동산을 자신의 명의로 이전등기한 딸에 대해 소유권이전등기를 말소하라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인천지법 민사21단독 소홍철 판사는 박모(73.여)씨가 막내딸(45)을 상대로 낸 소유권말소등기 청구 소송에서 원고승소 판결을 내렸다고 28일 밝혔다. 박씨는 식물인간 상태인 금치산자라 실제 소송은 법정대리인인 큰딸(53)을 통해 이뤄졌다.

   재판부는 "원고의 증여 의사 표시는 의사 능력이 없는 상태에서 이뤄진 것으로써 무효이므로 소유권 이전등기 역시 무효로써 말소돼야 한다"고 판결 이유를 밝혔다.

   재판부는 "원고는 외부 자극에 대해 좋고 싫음을 말하는 소극적인 표현은 가능하나 정상적인 성인의 의식 상태를 가지고 있었다고는 보기 어렵다. 의학적 혼수상태로서 자기 재산을 처분하겠다는 의사 표현을 전달하는 것은 불가능하고 판단 능력은 3살 어린이 수준도 안 되는 점이 인정된다"면서 "원고가 피고인에게 건물을 증여하고 등기 신청을 법무사에게 위임하는 법률 행위를 할 정도의 의사능력은 없었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밝혔다.

   피고인 막내딸은 어머니 박씨가 2003년 뇌경색으로 쓰러진 뒤 식물인간 상태가 지속돼 오던 2005년 9월 박씨의 인감도장 등을 이용해 인감증명서를 발급받고 원고 명의의 증여계약서, 위임장 등 관련서류를 위조해 박씨 소유의 인천 남구 숭의동 2층 여인숙(연면적 260㎡)과 중구 관동 2층 상가(연면적 75㎡)에 대한 소유권이전 등기를 마쳤다.

   막내딸은 "어머니가 눈을 깜빡이는 방법으로 자신의 의사를 충분히 표현할 수 있고 법무사가 병원을 방문해 어머니의 증여의사 표시를 확인한 다음 소유권이전등기가 이뤄졌다"고 주장해 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