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지배구조 핵심지표 15개 중 10.8개 준수...현대차‧모비스‧건설 '우수'
2024-06-05 유성용 기자
이사회 의장의 사외이사 선임, 집중투표제 채택, 독립적인 내부감사부서 설치 항목은 모든 상장사가 준수하지 않았다.
현대차(대표 정의선‧장재훈‧이동석)와 현대모비스(대표 정의선‧이규석), 현대건설(대표 윤영준) 등이 12개로 준수 건수가 가장 많았고 현대비앤지스틸(대표 정일선‧이선우)은 7건으로 가장 적었다. 현대로템(대표 이용배)도 8건에 그친다.
5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차그룹 12개 상장사 중 지난해 지배구조 핵심지표 준수 현황을 공시한 계열사는 11곳이고 15개 항목 중 평균 10.8개를 준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2년 10.9건에 비해 소폭 줄었다. 상위 그룹과 비교하면 삼성(11.5개)보다 적고 SK(9.8개)보다는 많은 수준이다.
계열사별로는 현대차를 비롯해 현대모비스, 현대건설, 현대위아(대표 정재욱), 현대오토에버(대표 김윤구) 등 5곳이 12개로 준수 건수가 가장 많다. 현대위아는 지난해 준수 건수가 1건 늘었다.
이어 기아(대표 송호성‧최준영), 현대제철(대표 서강현), 현대글로비스(대표 이규복), 이노션(대표 이용우) 등이 11건씩을 준수했다. 기아는 전년에 비해 1건 줄어든 반면, 이노션은 3개나 늘었다.
기아는 2022년 준수했던 ‘주주총회 4주 전에 소집공고 실시’ 항목을 지난해에는 지키지 않았다. 기아 측은 “2024년도 주주총회는 공고일로부터 28일째 되는 날 개최했다. 이사진들의 최다 참석을 위한 부득이한 결정이었다”고 설명했다.
이노션은 지난해 ‘주주총회의 집중일 이외 개최’, ‘최고경영자 승계정책 마련 및 운영’, ‘기업가치 훼손 책임이 있는 자의 임원 선임을 방지 정책 수립 여부’ 등의 항목을 지키며 준수 건수가 대폭 늘었다.
현대비앤지스틸은 지난해 처음으로 지배구조 핵심지표를 공시했는데 준수 건이 7건으로 가장 적다. 현대로템도 1건 줄면서 8건에 그쳤다. 500대 상장 기업의 평균 준수 건수는 8.8개다.
특히 현대로템은 현금 배당 예측가능성과 배당정책 주주 통지 미준수 등 주주 부문에서 상대적으로 미흡한 모습을 보였다.
현대로템은 올해 열린 주총에서 배당 예측을 제공할 수 있도록 정관을 변경했다. 향후 주주환원 정책의 별도 안내 계획은 아직까지는 수립하지 않은 상태로 전해진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필요 시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의 분리에 대한 내용의 정관 개정을 검토할 계획”이라며 “이사 선임과정에서 소수주주의 의견이 이사선임 과정에 반영될 수 있도록 내부 절차 개선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특정 지배구조 핵심지표 항목을 일제히 준수하지 않고 있다.
‘이사회 의장의 사외이사 선임’, ‘집중투표제 채택’, ‘독립적인 내부감사부서 설치’ 등이다.
현대차그룹은 정관에 따라 집중투표제를 실시하지 않고 있다. 집중투표제는 2명 이사의 이사를 선임할 때 보유주식 1주당 이사 수와 동일한 수의 의결권을 부여하는 제도로 모든 이사가 대주주의 의사에 따라 선임되는 것을 막는 역할을 한다. 국내에는 1998년부터 도입됐으나 정관에 따라 이를 배제할 수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정관상 집중투표제를 채택하고 있지 않으나 주주추천 사외이사 제도를 도입하는 등 이사 후보 선정과 이사 선임 과정에서 소액주주의 의견을 반영할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내부감사기구의 독립성 및 전문성을 강화할 수 있는 방안을 지속 검토 중에 있다. 경영진으로부터 독립성이 인정되는 감사업무 전담부서에 대해서도 필요성과 기대효과를 고려해 도입 시점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배구조보고서 공시는 2019년부터 자산 2조 원 이상 상장사를 대상으로 이뤄졌으며 2021년도부터는 1조 원으로 공시 대상이 확대됐다. 올해부터는 자산 5000억 원 이상으로 더욱 확대됐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유성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