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경영] "숲 속에서 공부하는 것 같아요"...친환경 앞장서는 한화의 '맑은 학교 만들기' 프로젝트
2024-07-01 송혜림 기자
“아이들은 운동장에서 놀고 싶어 했지만, 선생님들은 안 된다고 늘 말렸죠.”
경남 거제에 위치한 국산초등학교의 한 교사는 이렇게 말했다. 학생 60여 명이 다니는 거제 국산초는 도보 15분 거리에 해안가를 두고 있다. 청정지역이라 생각하기 쉽지만, 해염입자와 미세먼지의 결합으로 미세먼지 농도가 상대적으로 높다.
국산초 아이들은 운동장에서 뛰어 놀거나 창문을 열어 환기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성인보다 호흡량이 많아 미세먼지에 취약하고 아토피나 알레르기가 있는 아이도 있었기 때문이다.
이에 지난해 국산초 교직원들은 한화그룹이 진행하는 ‘맑은 학교 만들기 지원 사업’에 신청했고 그해 선정됐다. 한화는 프로젝트에 따라 국산초에 ▲스마트 에어샤워 ▲에어클린매트 ▲벽면 녹화 조성 ▲창문형 환기 시스템 ▲태양광 발전 설비 등 여러 친환경 시설들을 구축했다.
이를 통해 실내 미세먼지와 이산화탄소 농도를 효과적으로 개선해 쾌적한 교육 환경을 조성했다. 아이들은 친환경 에너지 교육을 통해 기후변화와 미세먼지에 대해서 배우고 이해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게 됐다. 이 학교의 한 어린이는 "교실이 이제 깨끗한 숲속처럼 된 것 같아요. 학교에 오는게 정말 좋아요"라고 말했다.
한화그룹은 지난 2022년부터 초등학교 공기질 개선 프로젝트인 ‘맑은학교 만들기’를 전개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한화가 지난 2011년부터 10년간 복지시설에 태양광 설비를 지원한 ‘해피 션샤인 캠페인’을 리뉴얼해 진행중인 사회공헌 활동이다.
거제 국산초처럼 프로젝트 지원 대상이 된 맑은학교는 전국 각지의 15곳. 서울 뿐만 아니라 용인, 대구, 청주, 정읍 등 지역도 다양하다. 매년 교사 및 학부모들의 관심에 늘어남에 따라 지원 학교의 수가 1차년도 4곳, 2차년도 5곳, 3차년도 6곳으로 늘어났다. 해당 프로젝트를 통해 맑은 공기를 누릴 수 있게 된 아이들은 총 489개 학급, 1만2117명에 이른다.
과거 OCI홀딩스가 지난 2011년부터 학교의 전기요금 절감을 위해 태양광 발전시설·모니터링 시스템을 설치하는 ‘솔라스쿨 프로젝트’를 진행했으나 지난해 말 마무리했다. 현재 한화가 국내 대기업중 유일하게 태양광 설비를 비롯한 친환경 시설을 학교에 구축하고 있다.
맑은학교 만들기 프로젝트는 한화그룹 ESG 비전인 ‘미래세대를 위한 지속 가능한 환경 만들기’에 따라 한화와 환경재단, 환경부 전문가들이 고심 끝에 탄생시켰다. 지난 2019년 미세먼지 특별법 개정에 따라 초등학생들이 미세먼지 취약계층으로 분류됐고, 세계보건기구(WHO)가 화학 오염 물질이 폐에 전달될 확률은 실외보다 실내가 높다고 발표한 점 등을 고려했다.
맑은학교는 교육복지우선지원학교나 주변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학교, 참여 희망도가 높은 학교일수록 가산점을 부여해 선정하고 있다. 학교 한 곳당 지원 금액은 총 1억 원 이내다.
맑은학교 프로젝트가 지원하는 시설은 태양광 발전설비와 환경 교육 프로그램은 기본적으로 설치·제공하고, 실내 벽면녹화(모스월), 스마트 에어샤워, 창문형 환기 시스템, 에어클린 매트, 미세먼지 등은 학교 수요에 따라 선택 제공하고 있다.
태양광 발전설비는 학교의 전력 충당 및 친환경 에너지 전환에 기여할 수 있다. 학교 별로 상이하나 일반적으로 9kW 이내로 설치하고 있다. 스마트에어샤워는 주 출입구에서 초미세먼지와 세균 등 유해물질의 실내 유입을 차단하고 집진 팬 내부에 장착된 필터를 이용해 공기질을 관리한다.
광명 충현초의 경우 학내 4개 지점에 설치한 측정기를 통해 미세먼지 농도를 측정한 결과 스마트에어샤워 사용 전후로 미세먼지(PM 10)는 평균 27%, 초미세먼지(PM 2.5 이하)는 평균 25% 감소했다.
벽면녹화는 순록 이끼를 가공한 스칸디아모스의 공기 정화 기능으로 미세먼지나 포름알데히드 등 공기오염 물질을 정화한다. 창문형 환기 시스템은 창문 부착형 환기 설비장치로서 창문을 닫아도 깨끗한 공기가 들어오고 이산화탄소 농도는 최대 60% 이상 감소시킨다. 에어클린매트는 강력한 흡입력으로 신발 바닥에 뭍은 외부 오염물질의 실내 유입을 차단한다.
맑은학교에서 생산하는 친환경 에너지는 연간 125Kw에 이르며 온실가스 배출 감축량은 75.5tCO2-eq에 달한다. 이를 통해 연 3만2000그루의 소나무(표준탄소흡수량 1그루X2.35kg)를 심는 온실가스 감축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한화측은 밝혔다.
친환경 교육 프로그램은 기후위기와 미세먼지 심각성을 알리고 아이들의 환경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진행하고 있다. 저학년과 고학년을 나눠 프로그램 지도안을 배포해 연령별 맞춤형 교육을 실시한다.
올해는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한화오션 임직원, 맑은학교 아이들이 함께 환경 문제와 연관한 운동회를 진행하는 등 여러 방향으로 행사를 다각화하고 있다.
올해는 ▲용인 나곡초등학교 ▲부천 일신초등학교 ▲정읍 정읍남초등학교 ▲거제 상동초등학교 ▲보은 동광초등학교 ▲창원 반송초등학교 등 6개교가 새로 선정돼 맑은학교로 조성될 예정이다.
한화 관계자는 “실내 공기질 관리로 학습환경을 개선해 더 많은 아이들이 안전하게 생활할 수 있는 건강한 교육환경을 조성하고, 이를 통해 미래세대의 성장과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송혜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