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도폰'의 눈물...4G 시니어 1GB당 요금, 5G 일반보다 3~4배 비싸
데이터 제공량 4분의 1 수준 불과
# 부산시 서구에 사는 박 모(남)씨는 최근 아버지의 휴대전화 요금 고지서를 확인하다가 깜짝 놀랐다. 4만3000원 짜리 시니어 데이터 요금제를 사용 중인데 데이터 제공량은 2.8GB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박 씨의 경우 월 5만9000원으로 24GB의 데이터를 쓸 수 있는 것과 비교해 차이가 컸다. 박 씨는 “판매점에서 아무것도 모르는 80세 노인이라고 데이터 제공량에 비해 지나치게 비싼 요금제에 가입시킨 것 같다”며 “기본 데이터 사용 후에는 인터넷 뉴스 같은 것도 볼 수 없는 수준”이라며 불만을 토로했다.
이동통신 3사의 '4G LTE 시니어 요금제'가 '5G 시니어 요금제'와 비교해 데이터 제공량은 더 적고 요금은 더 비싸 이용자에게 불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5G 요금제는 지난해부터 지속적으로 개편되며 데이터 단가가 낮아진 상태지만, ‘효도폰’으로 불리는 4G LTE 전용 요금제는 논의 대상에서 빠지면서 요금이 역전된 것으로 풀이된다.
5일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 SK텔레콤·KT·LG유플러스의 시니어 요금제 중 '4G LTE'와 '5G' 비슷한 요금대를 비교해 본 결과 데이터 제공량은 최대 4배 이상 5G가 더 많았다.
1GB당 평균 단가는 4G LTE가 1만6000원 내외였지만 비슷한 가격대의 5G 요금제는 4500원 내외다. 4G 요금제가 5G보다 세 배 이상 더 비싼 셈이다.
3사의 LTE 시니어 요금제는 3만3000원부터 시작해 5만 원대까지 존재하며 모두 데이터 제공량이 10GB 이하다.
1GB당 데이터 단가는 SK텔레콤이 평균 1만5293원, KT가 1만6500원, LG유플러스가 1만6180원이다. 반면 5G 요금제는 SK텔레콤이 평균 4880원, KT 4731원, LG유플러스는 4233원 수준으로 3분의 1 정도 저렴했다.
SK텔레콤의 '시니어안심2.8(4G LTE)' 요금제는 4만3000원에 데이터 제공량이 2.8GB에 불과하나 5G 요금제인 '시니어B(4만4000원)'는 9GB를 제공한다. 월 1000원만 더 내면 데이터를 3.2배(6.2GB) 더 쓸 수 있는 셈이다.
KT의 '데이터On시니어(4G LTE)'와 '5GB시니어 베이직'은 요금은 4만9000원으로 동일하나 데이터 제공량은 각각 6GB, 15GB다. 5G 요금제는 데이터가 두 배 이상 제공된다.
LG유플러스 '데이터44(4G LTE)' 요금제는 4만4000원으로 '시니어B(5G)'보다 1000원 더 비싸지만 데이터 제공량은 2.5GB로 시니어B 요금(10GB)의 4분의 1 수준이다.
보편적으로 ‘효도폰’은 저렴하게 구매가 가능한 LTE 전용 휴대전화인 경우가 많고 소비자들은 자연스럽게 LTE 전용 요금제를 선택해 사용하게 된다. 4G LTE 요금제에 대한 불만이 나올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LTE 전용 휴대전화라도 5G 요금제를 사용할 수 있으므로 본인의 이용패턴을 파악해 선택하는 게 현명하다. 이동통신 3사 모두 약관상으로 LTE 휴대폰에서 5G 요금제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다만 일부 통신사 대리점이나 판매점에서는 이같은 사실을 고지하지 않고 고령 소비자들에게 값비싼 LTE 요금제를 권하기도 해 주의가 필요하다.
통신사 관계자들은 “5G 서비스 이용자가 많아지다 보니 해당 요금제들만 집중적으로 개편이 진행돼 4G요금제는 상대적으로 비싼 게 사실”이라며 “4G 휴대전화도 5G 요금제를 선택할 수 있기 때문에 부모님 효도폰이 4G 전용일 경우라도 5G 요금제까지 살펴보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최형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