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운용사들 ETF 리브랜딩 바람...KB·한화·하나자산운용 등 새 이름으로 시장 도전

2024-07-10     이철호 기자
국내 ETF 시장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가운데 KB자산운용(대표 김영성), 한화자산운용(대표 권희백) 등이 7월 ETF 브랜드명 변경에 나선다.

ETF 시장 점유율이 흔들리는 상황 속에서 브랜드 변경을 통해 새로운 이미지를 투자자들에게 부각하기 위해서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자산운용은 오는 17일부터 ETF 브랜드명을 'KBSTAR'에서 'RISE'로 변경한다. 2016년 이후 8년 만의 ETF 리브랜딩이다.

올해 초 김영성 대표 취임 이후 ETF 사업의 리뉴얼을 준비하면서 브랜드 컨설팅에 들어간 지 7개월 만에 ETF 브랜드명을 바꾸기로 했다는 게 KB자산운용 측의 설명이다.

KB자산운용 관계자는 "올해 ETF사업본부의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통해 ETF 사업의 재도약을 준비하고 있다"라며 "이번 리브랜딩은 ETF 사업 방향과 브랜드 전략의 전면적 개편을 의미한다"라고 밝혔다.

KB자산운용에 이어 한화자산운용도 이달 하순 새로운 ETF 브랜드를 공개할 예정이다. 기존 ETF 브랜드였던 'ARIRANG'이 새 브랜드로 바뀔 예정이다. 새 브랜드 이름으로는 'PLUS'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자산운용 관계자는 "조만간 ETF 리브랜딩의 배경과 향후 ETF 전략을 소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앞서  지난 4월에는 하나자산운용(대표 김태우)이 ETF 브랜드명을 'KTOP'에서 '1Q'로 변경했으며 KCGI자산운용(대표 김병철) 역시 ETF 브랜드를 'MASTER'에서 'KCGI'로 바꿨다. 

국내 운용사의 잇따른 ETF 리브랜딩은 국내 ETF 시장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리브랜딩으로 투자자들의 인지도를 개선해 시장 점유율이 정체되는 상황을 극복하기 위함으로 해석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KB자산운용의 ETF 시장 점유율(순자산규모 기준)은 7.7%로 전년 말보다 0.3%포인트 하락했다. 4위 한국투자신탁운용(대표 배재규)과의 격차는 3.1%에서 1.0%로 2.1%포인트 좁혀졌다.

한화자산운용도 지난해 말 ETF 시장 점유율 2.4%로 5위를 기록했으나 올해 상반기에는 0.1%포인트 하락한 2.3%에 그치며 신한자산운용(대표 조재민)에 밀려 6위로 밀려났다.

특히 ETF 리브랜딩 후 시장에서 입지를 넓힌 한국투자신탁운용과 신한자산운용의 사례를 참고한 것으로 풀이된다. 

2022년 ETF 브랜드를 'KINDEX'에서 'ACE'로 바꾼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시장 점유율을 2022년 말 3.9%에서 올해 상반기 6.7%로 끌어올렸다. 2021년부터 ETF 브랜드를 'SMART'에서 'SOL'로 바꾼 신한자산운용의 점유율 역시 2022년 말 0.9%에서 올해 상반기 3.0%로 상승했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ETF 브랜드별로 점유율 격차가 크지 않은 상황에서 새로운 콘셉트와 방향성을 투자자에 환기하고자 운용사에서 브랜드 개편에 나서고 있다"라며 "함축적이면서 다양한 의미를 담을 수 있는 방향으로 리브랜딩하는 경우가 많다"라고 전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자체적인 역량 강화, 신상품 출시 없이 단순한 리브랜딩만으로는 큰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또 다른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ETF 리브랜딩이 투자자들의 주목도를 높이는 효과는 분명히 있을 것"이라면서도 "인력 충원과 조직 정비와 함께 투자자들을 이끌 상품 출시가 이어지지 않는다면 단순한 브랜드 변경만으로 점유율을 높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철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