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스웨덴 전기차 폴스타2, 주행 성능 내연기관 못지 않네...승차감은 아쉬워

2024-07-15     박인철 기자
스웨덴 전기차 브랜드 폴스타는 2022년 국내에 세단형 전기차 ‘폴스타2’를 선보이면서 꽤 인상적인 성적표를 남겼다. 폴스타2 한 종류만 선보였는데도 2794대, 수입 전기차 판매 1위에 올랐다. 쓰바루, 미쓰비시 등 국내에서 신규 수입차 브랜드가 쉽게 자리를 잡지 못했다는 점을 생각하면 인상적인 결과였다.

기존 다른 전기차와는 어떤 차이점을 가졌는지 제주 일대에서 폴스타2 롱레인지를 시승해봤다. 2023년식 모델로 트림은 듀얼모터다. 파일럿 라이트 패키지, 플러스 패키지, 퍼포먼스 패키지, 나파가죽 등 풀옵션이다.
폴스타2는 볼보가 2016년 선보였던 컨셉 모델 ’40.2’를 기반으로 개발돼 전체적 느낌이 볼보와 많이 비슷하다. 볼보의 시그니처인 '토르의 망치' 모양의 주간 주행등이 자리한 것이 대표적이다. 다만 디테일에서 다른 점이 제법 보였다.
폴스타 엠블럼은 차량 컬러에 맞춰 튀지 않는 선택을 했고 범퍼와 안개등도 단정하게 세팅했다. 측면도 도어 하단의 진한 캐릭터 라인을 제외하면 전체적으로 튀지 않는다. 잔잔한 인테리어 컨셉트는 실내도 비슷하다. 전체적으로 화려함보다 질리지 않는 심플함이 곳곳에 느껴졌다.
디스플레이는 11.2인치 세로형으로 물리적 버튼이 최소화됐다. 엔진 버튼도 마찬가지로 폴스타2는 시동 버튼 없이 앉기만 해도 자동으로 시동이 켜진다. 계기반도 디지털식인데 주행가능 거리, 미니 내비게이션, 속도 정도의 필요한 구성만 세팅했다. 처음 접하는 소비자라도 쉽게 적응할 수 있도록 신경 쓴 기색이 엿보인다.

차체 크기를 보면 전장 4605mm, 전폭 1860mm, 전고 1480mm, 휠베이스 2735mm다. 볼보 ‘XC40 리차지’, 기아 ‘니로 EV’ 등보다도 큰데 세단형 전기차라 전고가 상당히 낮은 편이다. 
 
그래서 승차 시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 개인적으로 1열은 시트를 당겨 앉는 편이라 불편함은 없었는데 2열의 경우 머리 공간에 여유가 많지 않았다. 볼보 전기차와 비슷하게 2열 중앙에 센터 터널이 있어 중앙에 앉기도 불편할 듯 싶다. 

폴스타2는 시동 버튼이 따로 없이 브레이크만 밟고 기어를 ‘D’에 둔 뒤 액셀을 밟으면 운전이 시작된다. 처음은 어색해도 적응되면 편하다. 실시간 업데이트가 가능한 티맵이 기본으로 세팅돼 있다는 점도 운전의 편의를 높여준다.

주행에 앞서 스펙을 살펴봤다. 듀얼모터는 최고출력 408마력, 최대토크 67.3kg·m다. 제로백은 4.7초, 완충 시 주행 가능 거리는 334km다. 400마력은 자연흡기 내연기관 차량과도 차이가 없어 전기차임에도 스포티한 주행이 가능하겠다 싶었는데 역시나 느낌이 새롭다. 제주도라 고속으로 달리진 못했지만 브레이크와 액셀 모두 적당한 무게감으로 컨트롤하기가 편했다. 

특히 한라산 중앙을 가로지르는 도로에선 오르막길과 커브길이 많았는데도 상당히 안정적이었다. 액셀을 밟으면 자연스럽게 그러면서도 안정적으로 속도를 낸다. 힘에 부치는 느낌 없이 내연기관차를 운전하듯 운전자를 심적으로 편안하게 해준다. 
 
원 페달 드라이빙(회생제동 기능을 켜서 가속페달만 밟고 떼면서 가감속을 하는 기능)도 나쁘지 않았는데 토크를 편하게 조율하고 상황에 맞춰 적극적으로 회생 제동의 모습을 보여 완성도가 높은 차라는 느낌이 들었다.

다만 서스펜션이 단단함을 넘어 다소 딱딱하게 느껴지는 부분이 있다. 시트 위치가 일반 세단보다 높은 편이라 호불호가 갈릴 수도 있겠다. 개인적으로는 사이드 미러에 프레임이 없어 비가 내릴 때 닦아줘야 해 불편함을 느끼기도 했다.

폴스타2 듀얼모터 트림은 지난해 10월 연식변경을 거치면서 최대 출력이 421마력,  제로백은 4.3초, 충전 시 최대 주행거리도 379km까지 늘였다. 싱글모터는 5490만 원부터 시작해 보조금 100%를 수령 가능하며 듀얼모터는 6090만 원이다. 수입 전기차치고 가격대가 높지 않고 볼보 서비스센터를 공유할 수 있다는 점도 충분한 메리트로 보인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박인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