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시장 하나은행 돌풍, 증가액·수익률 모두 1위...적립액 1위는 신한은행 42조원

2024-07-18     김건우 기자
하나은행(행장 이승열)이 올해 상반기 은행권 퇴직연금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켰다. 적립액을 가장 많이 가져간 것은 물론  장·단기 수익률도 타 은행 대비 높았다. 

18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은행권 퇴직연금 적립액은 전년도 말 대비 4.6% 증가한 207조1960억 원이었다. 전체 금융권에서 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은 같은 기간 0.1%포인트 상승한 52.5%를 기록했다.
 

적립액이 가장 많은 곳은 신한은행(행장 정상혁)이었다. 6월 말 기준 신한은행의 퇴직연금 누적 적립액은 42조2032억 원으로 은행권에서는 1위, 전체 금융권에서는 삼성생명(48조4644억 원) 다음으로 두 번째였다. 

KB국민은행(행장 이재근)이 38조9362억 원으로 2위를 기록했고 △하나은행(36조1299억 원) △기업은행(25조9737억 원) △우리은행(24조6651억 원) △농협은행(21조7920억 원) 순이었다. 상대적으로 규모가 큰 6대 은행으로 보면 '3강 3중' 구도가 형성됐다. 

올해 적립금이 가장 많이 늘어난 곳은 하나은행이었다. 하나은행은 올해 상반기 퇴직연금 적립금이 2조4311억 원 증가했는데 증가율이 7.2%로 국내 은행 중에서 가장 높았다. 지난해에도 퇴직연금 적립액이 6조4350억 원 증가하면서 전체 금융권에서 가장 많이 늘었는데 올해 상반기에도 상승세가 이어졌다. 
 
▲ 하나은행은 6대 은행 중에서 퇴직연금 원리금 보장형 장·단기 수익률이 가장 높았다.

하나은행은 적립금 증가 속도 뿐만 아니라 수익률에서도 성과를 냈다.  적립금 규모가 상대적으로 큰 6대 은행 기준에서 하나은행은 ▲DB형 1·3·5년(원금보장형) ▲DC형 1·3·5년(원금보장형) ▲IRP 1·5년(원금보장형)과 ▲DB형 3년(원금비보장형) ▲DC형 3·5년(원금비보장형) 수익률이 가장 높았다.

신한은행은 ▲IRP 3·5년(원금보장형) ▲DB형 5년(원금비보장형) ▲IRP 3년(원금비보장형) 수익률이 가장 높았고 KB국민은행은 ▲DB형 1년(원금비보장형) ▲IRP 1년(원금비보장형) 수익률이 높았다. 

기업은행은 ▲DC형 5년(원금비보장형) IRP 5년(원금비보장형) 수익률이 가장 높았다. 반면 우리은행과 농협은행은 수익률이 가장 높은 구간이 없었다.   

하나은행 측은 상품과 서비스 차원에서 고객 수익률 제고를 위한 특화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타 은행 대비 차별화를 보인 결과로 보고 있다. 

상품군에서는 지난 2021년 은행권 최초로 퇴직연금 상장지수펀드(ETF)를 출시하고 지난해에도 은행권 최초로 채권직접편입을 도입하는 등 상품 다변화에 나서고 있다. 특히 올 들어 국내외 증시가 호조세를 보이면서 ETF 투자에 관심이 많은 고객들이 늘어나면서 얻은 반사이익도 기대하고 있다. 

지난 4월에는 원금은 보장되면서 매월 이자금액을 재투자할 수 있는 연금인출기를 위한 특화상품으로 '원리금보장형 월지급식DLB'도 금융권 최초로 도입하기도 했다. 

수익률 제고를 위해 개인 퇴직연금 고객 대상 은행권 최초로 유선상담 채널인 '연금손님관리센터'를 운영하고 전문 컨설턴트가 직접 고객을 찾아가는 방문상담 서비스도 실시하고 있다. 비대면 연금 고객을 대상으로 한 모바일 연금닥터서비스와 AI연금투자솔루션도 수익률 제고에 기여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기업 고객의 경우 DB형 제도를 도입한 기업을 대상으로 사업장 적립금 운용 지원을 위한 '하나 DB 자산관리 솔루션'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점도 특징이다. 지난해 말 은행권 최초로 도입한 이 서비스는 사업장마다 연도 부담금 산정을 위한 예상 재정검증을 지원하고 미래 시점의 퇴직부채와 부담금 예측치도 받을 수 있어 사업장 부담을 줄여주는 역할이다. 

하나은행은 지난 달 고용노동부가 주관하는 '2023 우수 퇴직연금 사업자'로 은행권에서 유일하게 선정되는 등 대외적으로도 퇴직연금 운용역량을 입증받기도 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수익률의 경우 시장에 있는 모든 상품을 백화점식으로 나열해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엄격한 상품 심사 과정을 거쳐 연금 고객에게 도움 될만한 상품을 엄선해 제공하고 있다"면서 "주기적으로 판매상품을 점검하고 라인업을 강화해 수익률을 관리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나은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