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규 SK이노 대표 "SK E&S와 합병은 지금이 적기, 미래를 위한 결정"

2024-07-18     박인철 기자

“지금이 합병 적기”

SK E&S와 합병에 나선 박상규 SK이노베이션 대표는 "주주들에게는 죄송하지만 미래를 위한 결정"이라고 합병 취지를 설명했다.

SK그룹 에너지 계열사인 SK이노베이션(대표 박상규)과 SK E&S(대표 추형욱)는 큰 변수가 없는 한 11월에 합병이 마무리 될 것으로 예상된다. 자산 규모 100조 원이 넘는 아태지역 최대 민간 에너지 기업의 탄생이다.

18일 SK서린빌딩에서 열린 ‘SK이노베이션·SK E&S 합병, SK온·SK트레이딩인터네셔널·SK엔텀' 합병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SK이노베이션과 SK E&S는 합병으로 인한 시너지, SK온에 대한 지원 태세 구축, 투자자 설득에 대한 방안을 밝혔다.

▲SK이노베이션 박상규 대표
박 대표는 “에너지 시장이 급변하고 고객들도 토탈 에너지솔루션을 요구하고 있다. 주가가 강세를 보이지 못하는 상황에 주주들께는 죄송한 부분이 있지만 지금이 합병 적기라고 생각했다”면서 “양사 역량을 보면 흩어져 있는 것보다 함께 하는 것이 경쟁력 차원에서 적기라 판단했다. 미래를 보고 내린 결정”이라 말했다.

앞서 지난 17일 SK이노베이션과 SK E&S는 각자 이사회를 열고 양사의 합병안을 의결했다. 그룹 리밸런싱 차원으로 합병이 성사되면 매출 90조 원, 자산 규모 106조 원에 달하는 초대형 민간 에너지 기업이 탄생하게 된다.

이번 합병은 SK그룹이 미래 먹거리로 낙점한 전기차 배터리 사업을 영위하는 SK온을 지원하는 움직임이기도 하다. SK온은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다. SK이노베이션이 지분의 89.52%를 보유하면서 SK온에 직간접적 투자를 이어왔지만 분사 후 10개 분기 연속 적자가 발생하는 등 적자 기간이 길어지고 있다. 누적 적자만 2조6000억 원이 넘는다.

SK E&S는 지난해 영업이익 1조3320억 원을 기록한 알짜 계열사다. 재무구조 개선뿐 아니라 투자 자금 마련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또 이날 SK온은 SK트레이딩인터내셔설, SK엔텀과의 합병을 결정했다. 
▲왼쪽부터 강동수 SK이노베이션 전략·재무부문장, 박상규 SK이노베이션 대표, 추형욱 SK E&S 대표, 서건기 SK E&S 재무부문장
박 대표는 “SK온의 상황이 안 좋지만 중요한 투자도 거의 마무리 단계로 이번 합병효과까지 있어 재무 부담이 많이 줄 것”이라면서 “중국이 적극적 투자를 통해 소재 확보에 나서고 있어 우리 역시 안정적이고 보완적인 수익 구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SK E&S 상환전환우선주에 약 3조 원을 투자한 글로벌 사모펀드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설득은 우호적인 분위기에서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서건기 SK E&S 재무 부문장은 “합병비율이 1대1.2로 됐지만 기존 발행 취지를 유지하는 차원으로 얘기 중이다. 합병으로 문제되는 느낌이 아니라 우호적인 분위기 속에서 대화가 진행 중이며 큰 변수는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주주환원 정책도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SK이노베이션은 지분의 49.32%가 소액주주다. 합병에 따라 지분가치나 의결권이 희석될 우려가 있다.

박 대표는 “내년까지 약속한 배당을 지킬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SK온의 상황이 업턴으로 돌아서면 주주환원 정책도 더 나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박인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