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경영] LG생건 'CID', 고객 불만 지표로 만들어 한 눈에 제공...마케팅·교육·CS팀의 '보물창고'

2024-07-19     이은서 기자
['소소한 경영'은 소비자를 소중히 하는 경영, 작지만 의미 있는 변화를 도모하는 기업들을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거창한 구호보다는 소비자를 위해 세심하게 고민하고 진정성 있게 실천하려는 노력이 소비자 중심 경영의 초석이 되리라 기대해 봅니다.]

LG생활건강이 고객상담 시스템에 AI를 접목한 'CID'를 구축해 소비자 만족 경영을 강화하고 있다. CID는 수만 건에 달하는 소비자 불만을 자동으로 지표화하고 이를 분석해 제품과 서비스 개선에 곧바로 활용하고 있다.

CID는 Customer Impression Dashboard의 약자로 LG생활건강은 소비자 불만에 발 빠르게 대응하기 위해 지난해 12월 이 시스템을 도입했다. 

CID는 소비자 불만을 한눈에 보기 쉬워 품질 관련 리스크를 사전에 발견할 수 있도록 돕는다. 실무자들이 불만을 분석하고 제품을 개선하는 데 용이하다.

CID는 2022년부터 LG AI연구원과 협업을 통해 초거대 AI엔진 ‘엑사원’을 활용해 개발됐다. LG그룹 내에서 고객 상담 고도화를 위해 AI 기술을 도입한 사례는 LG생활건강이 처음이다. 
 
▲ LG광화문빌딩

CID 시스템은 LG생활건강 내부에서 ‘보물창고’로 불린다. 연간 7만 건 이상 들어오는 고객 불만 현황을 지표로 생성해 효율성을 높였기 때문이다. 이전까지 현업 실무자들이 상담 기록을 일일이 확인하고 자료를 재가공하는 등으로 시간을 낭비하는 일을 없앴다. 

실제로 LG AI연구원이 개발한 엑사원에게 과거 상담 데이터 약 1만 건을 학습시켰고 1년여에 걸쳐 최적화했다. 

또한 CID는 소비자들의 품질 불만과 개선 과제를 분석해 일간/주간/월간/연간 단위로 보여준다. 사업부/제품/브랜드별로도 구분해 실무자들이 문제점을 한눈에 파악할 수있게 한다. 

CID는 각 부서의 구심점 역할을 한다. 마케팅 부서는 제품 개선과 신제품 개발 정보를 CID에서 얻는다. 교육팀은 고객의 기대 사항을 확인하고 이를 반영해 제품교육 자료를 만든다. 

특히 CS팀은 CID의 도움을 톡톡히 받는다. AI가 제공하는 콘텐츠 검색이나 추천을 통해 답변을 할 수 있다. 고객 상담 중 어려운 질문을 받을 때 AI가 ‘지식창고’에서 정답에 근접한 내용을 여러 개로 추천해주는 식이다. 

실제 CID를 통해 제품이 재출시된 사례도 있다. 평소 CID를 자주 살피던 생활용품 담당 연구원이 지난해 초부터 ‘셀럽샴푸’ 재출시 요구가 빗발치고 있던 것을 알게 돼 최근 버전8으로 업그레이드해 재출시했다. 셀럽샴푸는 중년층 여성에게 인기를 모았던 제품으로 재출시에 대한 소식이 없자 지난 한 해에만 280건이 넘는 소비자 문의가 있었다고 한다. 

셀럽샴푸를 담당하는 LG생활건강의 한 연구원은 “CID를 통해 소비자들의 샴푸 재출시 문의 현황을 한눈에 볼 수 있었다. 이에 보답하기 위해 독자 성분을 개발하는 등 가장 좋은 성분을 제품에 녹였다”라고 소감을 말했다. 

LG생활건강은 앞으로도 고객들이 들려주는 목소리를 차별적 고객가치의 출발점이라는 목표 아래 더 적극적으로 소비자 의견에 귀 기울인다는 계획이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은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