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미도 폭로' 강근호 전 군산시장 별세
2008-01-30 장의식 기자
옥구 출신인 강 전 시장은 군산고와 중앙대를 나와 민선 2∼3대 군산시장을 역임했으며 제 8대 국회의원(신민당)과 신민당 대변인을 지냈다.
특히 1971년 초선 의원인 그는 정기국회에서 대정부 질문을 통해 '8.23 난동 사건'이라고 불리던 실미도 사건의 실체를 처음으로 공식 추궁했다.
40여 명의 희생자를 낸 이 사건의 윤곽은 당시 국회의원들 사이에 어렴풋하게 알려져 있었지만 서슬이 퍼런 군사독재정권 시절이라서 어느 누구도 선뜻 나서지 않을 때였다.
패기만만한 초선의원이었던 그는 공화당 의원들의 노골적인 발언 방해에도 실미도 사건을 일으킨 주동자의 실체를 따져 물었고, 다음날 답변에 나선 당시 김종필 국무총리는 사건의 진상을 자세히 밝히지는 않았지만 이 사건의 주동자들이 군 특수부대 요원이었음을 공식적으로 인정했다.
이 여파로 당시 정래혁 국방장관이 사임하고 오치성 내무장관의 불신임안이 국회 사상 처음으로 통과되는 '10.2 국회 파동'을 불러왔다.
그러나 그는 그 여파로 이듬해 유신이 선포되면서 계엄군에 끌려가 정보기관에서 전기고문을 받다 실신해 하루 만에 깨어나기도 했으며, 후유증으로 한쪽 다리가 불편해 지팡이에 몸을 의지했다.
이후 야인 생활을 하던 그는 2001년 4월 재선거에서 무소속 후보로 나서 군산시장으로 선출됐으며 이듬해 지방선거에서 시장에 재선됐다.
또 '민주화운동 관련자 명예회복 및 보상 심의위원회'는 29년 만인 2001년 8월 그의 명예를 회복하고 '민주화 투쟁 유공자'로 인정했다.
하지만 강 전 시장은 2002∼2004년 사무관 승진 대상자 등 8명으로부터 모두 1억 6천500만 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돼 사직서를 냈고, 2005년 항소심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과 추징금 1억 6천500만 원을 선고 받았다.
빈소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2월1일 오전 10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