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만료 앞둔 강신숙 수협은행장, 수익성·외연확대는 '합격점' 지주사 전환 지연 '아쉬움'
2024-08-07 김건우 기자
다만 야심차게 추진했던 금융지주 전환 로드맵은 마땅한 비은행 매물 부재로 무리한 M&A를 추진하지 않겠다는 보수적인 스탠스를 유지하면서 결과적으로 지연돼 아쉬움을 남기게 됐다.
강 행장의 임기 내 가장 큰 성과는 수익성 개선이다. 실질적인 임기 첫 해였던 지난해 수협은행의 세전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4.5% 증가한 3035억 원을 기록하며 창립 이후 처음으로 연간 세전순이익 3000억 원을 돌파했다.
세전순이익 증가율이 상대적으로 높지 않았지만 지난해 4분기 충당금 추가 적립과 상생금융 관련 비용 등 일회성 비용이 대거 발생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큰 폭의 성장세다.
올해 상반기 세전순이익은 1857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1% 감소했지만 강 행장이 올해 목표로 한 연간 세전당기순이익 3300억 원은 현재 이익 증가 속도를 감안하면 충분히 가능한 상황이다.
경영실적 외에 강 행장의 성과로 '외연 확대'도 빼놓을 수 없다. 영업통으로 알려진 강 행장은 취임 이후 특수은행인 수협은행의 리테일 채널에서 외연을 넓힐 수 있도록 다양한 고객 채널을 확보하는데 주력했다.
취임 첫 해 선보인 PB센터 'Sh슈퍼골드클럽'이 대표적이다. 수협은행은 시중은행과 달리 별도 PB채널 없이 '개인고객 우수관리제도'라는 형태로 고액자산가들을 관리해왔지만 자산관리(WM) 부문을 강화하는 최근의 트렌드에 발맞춰 별도의 PB 브랜드를 선보인 것이다.
이를 위해 수협은행은 지난해부터 부지점장, 기업부지점장, 프라이빗뱅커(PB) 직군에 대해 매년 상반기 내부 공모를 통해 선발하고 하반기에 PB센터에 투입하는 일정을 진행하고 있다.
슈퍼골드클럽은 현재 서울 압구정과 양재에 각 1곳 씩 개설되어있는데 올해 하반기에 추가로 문을 열 예정이다. 슈퍼골드클럽을 통해 당장 이익이 나지 않더라도 은행의 역량 강화를 위해 지속적으로 드라이브를 건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10월부터는 수협중앙회 회원조합과 복합점포를 선보이면서 수협은행이 수협중앙회 계열사로서의 역할에도 충실하고 있다. 노동진 수협중앙회 회장의 1호 공약이기도 했던 복합점포 사업을 통해 수협은행은 수협중앙회의 수익 창구로서 지역 회원조합과의 상생을 추진할 수 있는 채널로 주목받고 있다.
현재까지 수협중앙회 회원조합 13곳이 수협은행 점포 5곳과 연결돼 여신 부문을 중심으로 공동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복합점포를 통한 여신잔액도 10개월 만에 3000억 원을 돌파하는 등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올해 하반기에도 2개 조합이 은행 점포 1곳과 추가로 복합점포 협약을 맺을 예정이다.
은행 내부적으로는 강 행장 취임 첫 해 도입한 '성과급 제도 개선'에 대한 반응이 긍정적이다. 수협은행은 과거 1년에 4번 성과급을 지급하면서 성과가 부족한 일부 직원들은 월 기본급의 100%를 수령하지 못했지만 제도 개편을 통해 모든 직원들이 기본급 100%를 기준으로 성과에 따라 더 받아가는 방식으로 변경됐다.
인사 제도의 경우 성과가 우수한 직원에 대해 특별 승진과 승급을 시키는 당근을 제시하면서 직원들의 사기와 업무 효율성을 높이는 등의 성과를 거뒀다.
다만 임기 내 최대 현안이었던 수협은행의 지주사 전환이 아직 완성되지 못한 부분은 아쉬운 대목이다. 수협은행이 지난해 1월 제시한 금융지주사 설립 로드맵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까지 금융지주사 설립 추진이 완료되어야했지만 아직까지 선결되어야 하는 비은행 자회사 M&A도 완료하지 못한 상태다.
금융권 관계자는 "수협은행 측에서 최근에도 금융권 안팎으로 부지런히 (인수대상을 찾기 위해) 움직이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은행이나 모회사인 중앙회도 금융지주사 설립은 장기적으로 필수적인 상황"이라고 밝혔다.
지난 2022년 11월 취임한 강 행장의 임기는 오는 11월까지로 약 3개월 가량 남았다. 수협은행은 오는 9일 은행장후보추천위원회 첫 회의를 열고 차기 은행장 선출 관련 일정 논의를 시작할 예정이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