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 이자수익 급증하며 역대급 실적...비이자수익 확대 전략은?
2024-08-08 김건우 기자
주택담보대출 잔액이 크게 증가하며 이자수익 확대를 주도했다. 최근 금융당국이 주담대 총량 관리에 나서면서 대출자산 확대 기조는 수그러들었지만 채권투자 이익이 뒷받침하면서 이자수익은 지속 증가하는 추세다.
다만 금융당국의 관리 강화로 개인대출 성장은 둔화되고 있고 기업대출 시장도 대형 시중은행들의 경쟁이 치열해 지면서 카카오뱅크가 하반기에도 호실적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비이자수익 확대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카카오뱅크의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25.9% 증가한 2314억 원을 기록했다. 상반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이고 지난해 연간 당기순이익(3245억 원)의 71.3%를 반년 만에 달성했다.
호실적의 기반은 이자수익 확대 덕분이다. 카카오뱅크의 올해 상반기 이자수익은 전년 대비 24.8% 증가한 1조1811억 원으로 상반기 영업수익에서 이자수익이 차지하는 비중은 81.3%였다. 5대 시중은행의 이자수익 비중이 90% 이상이라는 점에서 카카오뱅크는 이보다 10%포인트 가량 낮다.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선보인 비대면 주담대 잔액이 올해 1분기까지 크게 늘어난 영향이 가장 컸다. 상반기 말 기준 카카오뱅크의 여신잔액은 42조6000억 원으로 작년 말 대비 3조9000억 원 늘었는데 이 중 비대면 주담대 증가액이 3조3000억 원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2분기 들어 금융당국 관리로 주담대가 주춤하고 있지만 투자금융자산 증가로 인한 채권이자손익이 증가하면서 이자이익 증가에 일부 반영됐다. 올해 상반기 카카오뱅크 채권이자손익은 1449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8.5% 증가했다. 채권이자에서 발생한 수익이 전체 이자수익에 차지하는 비중은 13% 정도다.
퇴직연금, 신탁, 방카슈랑스 등 주요 시중은행들이 영위하고 있는 비이자 비즈니스를 하지 못하고 있고 출범 8년차로 아직 성장 궤도에 있는 특성을 감안해야 하지만 기존 전통 은행과 마찬가지로 이자수익 중심의 수익구조를 가지고 있는 상황이다.
같은 기간 비이자수익도 우상향했지만 이자수익 대비로는 증가폭이 크지 않았다. 카카오뱅크의 상반기 비이자수익은 전년 대비 19% 증가한 2709억 원을 기록했다.
부문별로는 Fee 수익이 6.2% 증가한 992억 원, 플랫폼 수익은 19% 늘어난 425억 원으로 견조한 성장을 이어갔다. 다만 비이자수익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Fee 비즈니스의 수익 증가폭이 상대적으로 낮은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도 "아이디어 상품·서비스 출시로 Fee/플랫폼수익 확대를 도모하고 있지만 해당 수익을 의미있게 확대시킬 수 있는 마이데이터 및 신용카드, CB사업 등의 인가가 대주주 리스크로 지연되고 있어 단기간내 관련 모멘텀 발생이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카카오뱅크가 올 들어 다양한 비이자 비즈니스를 선보이면서 전반적으로 비이자수익 확대 기조는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카카오뱅크는 올해 상반기 △비대면 펀드판매 △쿠폰 사고팔기 △신용대출 비교하기 △카카오 선물하기 계좌연동결제 서비스 등을 선보였고 지난 달부터는 한국투자증권과 제휴를 맺고 공모주 청약 서비스도 오픈했다.
이번 달에는 브랜드쿠폰, 통신비아끼기, 보상형 광고서비스 등 고객 유입을 기대할 수 있는 혜택형 서비스 라인업 확대를 골자로 한 홈개편을 통해 생활플랫폼으로서 비이자수익 확대를 노리고 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상반기 신용대출 비교하기, 투자서비스 등 플랫폼 서비스 호조와 더불어 자금운용기능 강화를 통한 투자금융자산 성장 덕에 비이자수익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며 "향후 대출비교서비스에 주담대, 전월세 등 다양한 상품군을 추가하고 압도적인 고객 기반 및 트래픽을 활용할 수 있는 비즈니스를 지속 발굴해 금융 플랫폼 역량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