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화학 ‘빅4’ 상반기 실적 저조...금호석유, 합성고무 수요 증가로 2분기 상승세 반등

2024-08-09     박인철 기자
올해 상반기 석유화학 ‘빅4’의 실적이 모두 저조하게 나왔다. 롯데케미칼(대표 이훈기)과 한화솔루션(대표 김동관·홍정권·남정운)은 적자를 면치 못했고 LG화학(대표 신학철)도 50% 넘게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그나마 금호석유화학(대표 백종훈)만은 2분기 들어 조금씩 반등이 시작되고 있다. 주력인 합성고무 산업의 수요 증가가 요인이다.
9일 각사에 따르면 석유화학 4사의 상반기 영업이익이 일제히 감소했다. 한화솔루션은 전년 동기 대비 적자가 지속됐고 롯데케미칼은 적자전환했다. 매출이 늘어난 곳도 금호석유화학(6.7%)과 롯데케미칼(2.1%) 뿐이다. 세계적으로 석유화학 불황이 길어지면서 수익성 개선이 어려웠다.

1, 2분기 비슷한 흐름이 이어진 가운데 금호석유화학은 최근 실적을 회복하는 모양새다. 2분기 실적만 놓고 보면 매출 1조8525억 원(↑17.4%), 영업이익 1191억 원(↑10.7%)을 기록하며 4사 중 유일하게 전년 동기 대비 증가세를 보였다.
금호석유화학의 반등 요인은 주력인 합성고무 사업 수요 회복이 요인이다. 상반기 천연고무 원료가 강세로 대체제인 합성고무 수요가 살아났다. 합성고무는 전체 매출 40%의 비중(상반기 기준)을 차지하는 회사의 주력 제품이다. 

금호석유화학은 전체 합성고무 매출의 80%를 수출로 올린다. 가장 큰 시장은 동남아로 비중이 46%다. 말레이시아에 고무장갑 원료인 NB라텍스를 공급 중인데 최근 미국이 중국산 합성고무 관세(7.5%→25%)를 올리기로 결정하는 등 규제에 나서면서 말레이시아산 장갑이 대체제로 떠올랐다. 

또 합성고무 관련 산업인 타이어 업계도 전기차용 타이어 교체 주기가 시작되는 등 호황세를 보이면서 금호석유화학의 수익성이 개선된 것이다.

금호석유화학은 상반기 합성고무 생산라인 증설도 마무리하면서 향후 수익성 강화에도 대비하고 있다. 기존 연산 70만 톤 정도였던 NB라텍스 생산 능력은 증설로 94만6000톤까지 늘었다. 1분기 기준 NB라텍스 공장 가동률도 65% 정도라 출하량이 확대돼도 여유가 있다.

금호석유화학은 상반기 합성수지, 페놀유도체 등 다른 사업군도 흑자로 전환하는 데 성공했다. 특히 페놀유도체 부문은 벤젠(합성수지, 합성세제 등을 생산하는 스타이렌 모노머 등의 원료) 가격 하락 및 중국 페놀 시장 가격 상승으로 하반기 수익성이 더 좋아질 것으로 보인다.

윤재성 하나증권 연구원은 “타이어용 합성고무, NB라텍스의 수출량과 판가가 오르고 일부 설비 정기보수가 종료되면서 합성고무 관련 실적이 추가 개선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박인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