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마 삼성이…’ 휴대폰 2억대 시대 개막

2008-01-30     헤럴드경제신문 제공

마땅한 기술이 없었다. 다른 회사 제품을 사다 뜯었다 붙이기를 반복하면서 기본부터 익혔다. 그로부터 20여년이 지난 지금 이제는 세계 최고의 휴대폰을 만드는 회사로 성장했다. ‘모바일 코리아’의 대표주자 삼성전자의 휴대폰이 연 판매량 2억대 시대를 눈앞에 두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는 지난해 모토로라를 제치고 세계 2위의 글로벌 휴대전화 메이커로 올라섰다. 휴대폰산업의 상징처럼 여겨졌던 모토로라를 벤치마킹, 휴대전화사업에 뛰어든 삼성전자가 세계 시장에서 모토로라를 제압한 것이다.

▶ ‘설마 삼성이..’ 글로벌 기업들도 깜짝=1990년대. 휴대폰이 일부 특정계층의 전유물로만 인식되던 시절. 삼성이 휴대폰 사업에 뛰어든다고 할때, 해외는 물론 국내에서도 회의론이 대세였다. 외국제조사들이 장악하고 있던 휴대폰 산업에 감히 한국기업이 나선다는 것 자체가 글로벌기업들에 웃음거리가 됐다. 과연 한국 기업은 안되는 걸까. 삼성전자는 1994년 ‘한국 지형에 강하다’라는 캠페인을 앞세워 자체 브랜드 ‘애니콜’을 선보인다. 이듬해인 95년 7월 당당히 내수 시장에서 모토로라를 누르며, 휴대폰 시장에서도 삼성전자 시대를 열였다. 외국사들도 이같은 삼성의 질주를 경계하기 시작했다. 삼성전자는 처음 해외시장에 진출하면서 저가의 제품으로 물량공세를 하는 대신 고가의 프리미엄 휴대폰 이미지를 표방했다. ‘세상에 없는 제품을 가장 먼저 만들고, 이미 있는 제품이라면 가장 좋게 만들겠다’는 ‘월드 퍼스트, 월드 베스트’ 전략을 앞세워 애니콜 신화를 만들어 갔다.

▶‘한때 베끼기에 급급했는데..’ 세계 3대 업체로 부상= 2002년 출시한 SGH-T100은 삼성 휴대폰 가운데 처음으로 1000만대 이상의 판매기록을 세운다. SGH-T100은 전세계 휴대폰 시장에 컬러폰 시대의 개막을 알리며 삼성 휴대폰의 세계 시장 점유율 증가에 크게 기여한다. 이에 힘입어 삼성전자는 2002년 지멘스를 제치고 노키아, 모토로라와 함께 세계 3대 휴대폰 제조업체로 부상하게 된다. SGH-T100에 이어 SGH?E700(일명 벤츠폰), 블루블랙폰(D500)등 1000만대 이상 판매된 텐밀리언셀러 제품들도 잇따라 탄생시킨다. 삼성 휴대폰은 프랑스, 러시아 휴대폰 시장 1위, 영국 소비자 만족도 1위, 4년 연속 미국 최고 휴대전화 브랜드를 차지하는 등 전세계 각지에서 최고의 프리미엄 브랜드로 인정받는다.

▶사업시작 18년, 연 1억대 시대 개막= 지난 2005년 삼성휴대폰은 연 1억대 판매를 돌파했다. 1988년 삼성전자가 휴대폰 사업을 시작한 지 18년 만에 ‘연 1억 대 시대’를 개막한 것. 1억대의 휴대폰을 쌓으면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 높이의 226배에 달한다. 1995년 판매량 100만대를 돌파한 것을 감안하면 10년 만에 100배의 폭발적인 성장을 기록한 셈이다. 삼성 휴대폰은 1999년 1000만대 시대로 진입했고 2003년 5000만대 판매를 돌파했다. 작년에는 모토로라를 누르며 노키아에 이은 세계 2위 휴대폰 업체로 부상했다. 삼성 휴대폰 지난해 판매량은 1억6000만대. 이는 전년보다 40% 증가한 것으로 세계 휴대폰 시장 성장률보다 2배 이상 높은 것이다.

▶ 2억대 넘겨, 이젠 절대 강자 노키아에 도전장= 1억대 판매 3년여만에 삼성전자는 2억대 판매에 도전한다. 올해 세계 휴대폰 시장은 전년대비 10% 내외 성장한 12억 3000만대에 달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고화소 카메라폰 등 멀티미디어폰, 전면터치스크린폰, 3G폰 등 하이엔드 시장 주도와 스마트폰 라인업 확장 등 신기술 적용 휴대폰 적기 출시로 프리미엄 리더십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전세계 톱 제조업체로서의 위상에 걸맞게 신흥시장 공략을 확대하되, 삼성 휴대폰 고유의 디자인과 기능을 갖춘 차별화된 제품으로 신흥시장 내에서도 프리미엄 전략을 이어갈 계획이다.

박영훈 기자(park@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