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폭스바겐 드레스덴 '유리 공장' 가보니...방문객이 전기차 ID.3 생산 공정 직접 참여

2024-08-13     박인철 기자
“드레스덴 공장은 그 자체만으로도 독특하고 특별할 뿐만 아니라 건축 구조와 제품의 긍정적인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 곳이다”

독일 남동부에 위치한 드레스덴에 가면 시내 한 가운데 눈에 띄는 원통형 건물을 볼 수 있다. 전체 벽면이 유리로 돼 있어 외부에서 안을 들여다볼 수 있는 ‘유리공장’ 폭스바겐 드레스덴 공장이다.
▲드레스덴 공장

드레스덴 공장은 2001년 오픈 이후 2016년까지 플래그십 세단 페이톤을 생산하다 단종 후에는 전기차 생산 거점으로 변화해 현재는 전기차 ID.3를 생산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이곳을 방문해 차량 생산 작업장을 포함해 공장 곳곳을 둘러봤다.
▲1층 모습
드레스덴 공장은 일반 사람들이 생각하는 공장의 이미지와 완전히 다르다. 유리로 된 원통형의 건물도 그러하지만 내부에 들어서면 볼거리가 더 풍부하다. 로비에는 지구를 본뜬 거대 조형물 아래 전기차 ‘ID’ 시리즈의 모든 차량이 전시돼 있다. 차량이 조립되는 과정을 살펴볼 수도 있고 기념품 샵에서 폭스바겐 물품을 구입하거나 9유로를 내고 투어 가이드를 신청할 수도 있다. 
▲2층에서 바라본 1층 모습
공장이지만 가족과 함께 산책 나오듯 편안하게 폭스바겐의 자동차 역사와 현재, 미래를 살펴볼 수 있는 셈이다.
▲ID.3 조립 과정
드레스덴 공장은 ID.3 조립 과정을 직접 눈으로 살펴볼 수 있다. 가장 눈에 띄는 점은 현장 바닥이다. 전 세계 유일하게 바닥이 자율주행 운송 시스템이 적용된 밝은 톤의 원목으로 제작돼 있다. 관계자의 설명에 따르면 원목이 작업자의 피로도를 낮춰주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조립 과정은 바닥이 움직이는 컨베이어벨트 위에 조립 중인 차가 세팅돼 있고 소수의 엔지니어가 돌아다니며 부품을 조립하는 자율주행 운반 시스템이다. 생산 과정은 100% 친환경 전력으로 연간 3600톤의 이산화탄소를 절감한다. 
▲기자도 에어커튼 결합에 참여했다.
폭스바겐은 방문객이 ID.3 생산 공정에 직접 참여하는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브랜드의 전동화 비전이 자연스럽게 소비자에 스며들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이날 방문한 한국 취재진도 차량 후면부 에어커튼을 직접 결합했다. 정확히 결합하면 ‘딸깍’하는 소리가 난다. 혹여 문제가 생기면 안 되므로 엔지니어가 최종 체크를 다시 한다.
▲배터리와 차체 결합 장면
배터리 시스템과 차체가 결합하는 핵심 과정도 취재진에게 공개했다. 공장 천장에 연결된 레일을 통해 로봇이 바디를 싣고 오면 바닥에 기어다니는 로봇이 플랫폼을 끌고 와 결합한다. 비로소 ‘자동차’가 탄생하는 과정이다.
 
사실 드레스덴 공장에서 생산되는 ID.3는 많지 않다. 전체 공장 직원은 350명, 생산 인력은 100여명 정도다. 매일 생산되는 차량은 26대로 1년에 800대 정도만 생산한다. 용접, 도장 작업은 다른 공장에서 마치고 드레스덴 공장은 차체를 가져와 최종 조립만 진행한다. 자동화를 갖춘 공장이기에 가능한 일이지만 수익성에서 의문 부호가 들 수 있다. 
▲마틴 괴데 드레스덴 공장 총괄
마틴 괴데 드레스덴 공장 총괄은 “조립 자체는 다른 공장과 유사한 비용이 발생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하지만 섀시 도장 작업을 마친 후 바로 공급받기 때문에 물류비용을 감소할 수 있고 일반 고객에 공장을 개방하면서 수익성을 높이고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마틴 총괄은 “출고까지의 과정을 고객에 보여주는 마케팅을 통해 많은 방문객을 유치하고 있고 이벤트, 쇼룸 역할 등이 종합적으로 결합돼 수익성 측면에 있어 좋은 성과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드레스덴 공장은 2001년 설립 후 매년 10만 명이 넘는 방문객이 찾는 등 지역의 랜드마크로 자리 잡았다. 내부 구경거리가 많고 유리공장 주변도 녹지로 꾸며져 농작물과 야생화를 볼 수 있다. 공장과 상극이라 할 수 있는 친환경적인 분위기가 이곳 드레스덴 공장에 스며 들어있다.
▲드레스덴 공장 입구
마틴 총괄은 드레스덴 공장이 그 자체로 특별할 뿐만 아니라 건축 구조와 제품의 긍정적인 시너지 창출, 지역 주민과의 소통까지 아우를 수 있는 곳이라 자부했다.

마틴 총괄은 “드레스덴 유리 공장의 컨셉을 알리는 데 집중하며 지역 주민과의 소통을 무엇보다 중시했고 생산, 제품 품질,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등 전 과정에 있어 좋은 모범을 보이고 있다. 드레스덴 공장은 앞으로도 기술 발전에 중점을 두고 많은 시범 프로젝트를 진행할 예정”이라 힘주어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박인철 기자/독일 현지 취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