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까사, 신세계 편입 후 6년 만에 첫 연간 흑자 기대감
2024-08-19 정현철 기자
올해 상반기에 주요 브랜드인 마테라소 침구와 캄포를 중심으로 영업을 강화해 일단 영업이익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하반기에도 주요 브랜드 중심으로 고기능성 제품을 출시하고 제품 라인업을 확대해 흑자 기조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19일 신세계에 따르면 신세계까사는 올 상반기 매출이 1335억 원으로 전년 동기 1078억 원에 비해 23.8% 늘었다. 영업이익은 5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40억 원 적자에서 벗어났다.
증권가에서는 신세계까사의 올해 매출이 두 자릿수 이상 증가율을 보이며 2600억 원을 넘길 것으로 전망한다. 또 10억 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내면서 질긴 적자 수렁에서 탈출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신세계까사는 2018년 신세계에 인수된 이후 매년 적자를 기록해 그 액수만 총 830억 원에 달한다.
신세계까사는 1982년 설립된 가정용 가구·소품 제조 판매 기업 까사미아를 신세계가 인수하면서 탄생했다. 2018년 신세계는 1837억 원을 들여 까사미아 지분 92.4%를 확보했다.
이 M&A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 동생인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사장이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정 사장이 경영 일선에 나선 이후 첫 M&A였다는 점, 신세계백화점 내 첫 가구 브랜드라는 점에서 세간의 관심을 받았다.
인수 전 까사미아는 매출 1000억 원대, 영업이익률 10%로 가구업계에서 강소기업으로 평가받았다.
그러나 2010년대 중반 매출 정체기를 겪으면서 새로운 성장동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을 받았고 2016년 기업공개(IPO)를 시도했으나 기관 투자자 수요 예측 부진으로 철회하기도 했다.
시장에선 신세계가 까사미아 인수를 통해 리빙 사업 전반에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란 긍정적인 평가와 함께 규모 및 브랜드 평판에서 시장을 뒤흔들 정도가 아닌 기업을 인수해 그 효과는 미미할 것이란 부정적인 전망이 동시에 나왔다.
인수 후 신세계까사는 고기능성 프리미엄 제품군 확대, 온라인 판매채널 강화 등 공격적인 투자로 사업을 확대해나갔다. 오프라인 매장도 개편 및 확대를 통해 76개에서 현재 111개까지 늘렸다.
하지만 실적은 좋지 못했다. 원자재가 상승 등 영향으로 매출이 3배가량 늘어났음에도 적자가 지속됐다.
신세계까사는 한샘, 현대리바트 등 주요 가구 기업과 달리 자체 공장 없이 전 제품을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방식으로 생산하고 있어 높은 원가율이 문제로 지적됐고 외부 환경 변화에 대응이 늦을 수밖에 없었다.
부채비율도 급격히 늘어났다. 인수 당시 16.9%였던 부채비율은 2020년 100%를 넘어섰고 2021년부터 200%를 돌파했다. 부채비율은 업종별로 차이가 있으나 200%를 넘기면 재무건전성이 좋지 못한 것으로 평가한다.
지난해 신세계까사는 김홍극 대표를 선임하면서 수익성 개선을 최우선 목표로 삼았다. 김 대표는 신세계그룹에서 피코크, 노브랜드, 일렉트로마트를 성장시킨 상품 전문가로 수년간 적자였던 신세계라이브쇼핑을 흑자 전환했던 경험이 있었다.
김 대표는 사업 확장보다 주요 상품 브랜드를 키우는 데 집중했다. 그 중심에는 대표 브랜드로 성장한 캄포 소파와 매트리스 브랜드 마테라소가 있다.
지난해 영업적자는 169억 원으로 전년 277억 원 대비 규모가 줄어들었다. 부채비율도 80%포인트 가까이 하락한 125%를 기록했고, 차입금의존도는 10%포인트 하락한 33%로 재무건전성도 개선됐다.
올해는 수익성 개선에 더욱 역량을 집중했다. 신세계까사는 인기 품목에 수요가 집중되도록 세부적인 품목을 지정하는 방식으로 마케팅했다.
이에 인기 품목 주문량 확대로 특정 품목에 다량 발주하면서 원가율을 낮출 수 있었다. 그간 쌓인 캄포·마테라소 등 판매 데이터는 발주 수량 최적화에 기여해 재고 관리 효율성도 향상시켰다.
신세계까사 관계자는 “고객 주문 예측치를 높여 발주해 재고 적재는 줄이고 순환율은 향상됐다”고 설명했다.
올 하반기 주요 전략은 마테라소와 가죽 소파를 중심으로 이사·혼수 수요 공략한다는 것이다. 마테라소는 지난해 7월 수면 전문 브랜드로 개편하면서 기능적인 부분을 강조했다. 구성품도 매트리스에서 침실 가구 전반으로 확대했다.
신세계까사는 브랜드별 매출을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브랜드 개편 이후 마테라소 1년 매출은 직전 연도보다 35% 증가했다고 밝혔다.
신세계까사는 연내 하이엔드 제품을 포함해 2가지 마테라소 컬렉션을 추가로 선보여 수익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마테라소 독립 매장도 현재 3개에서 7~8개까지 늘릴 방침이다.
신세계까사는 향후 마테라소를 전체 매출의 10% 이상을 차지하는 대표 브랜드로 키운다는 목표다.
또 10월까지 총 4종의 캄포 가죽 소파 신제품을 순차적으로 출시한다. 이를 통해 캄포 가죽 소파의 성장세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지난 1월 캄포 브랜드는 가죽 버전 소파 '캄포 레더' 출시 이후 5월까지 월평균 15%씩 매출이 증가했다.
신세계까사 관계자는 "최근 가죽 소파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것을 반영한 신제품으로 수요를 끌어당길 것으로 기대한다"며 "연간 흑자 전환을 위해 하반기 고기능성 매트리스를 출시하고 침실 가구 구성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정현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