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가전 브랜드 '속뜻' 들여다보니...
2008-01-31 뉴스관리자
그러나 각기 해당 이름을 붙이게 된 연원을 살피면서 그 '깊은' 속뜻을 알게 되면 모르고 접할 때와는 다른 의미로 다가온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1998년 만들어져 글로벌 1위 TV 브랜드로 성장한 삼성전자의 파브(PAVV)는 'POWERFUL AUDIO & VAST VISION'의 이니셜을 땄다. 우리말로 굳이 옮긴다면 '강력한 오디오와 폭넓은 시야' 정도가 될 수 있겠다.
브랜드 탄생 즈음 주류를 이루던 20인치대 TV를 넘어서는 대형 제품에 어울리는 아름다운 발음과 세련된 이미지를 담으려했다는 게 삼성전자의 설명이다.
2002년 세탁기 등 기능 위주이던 백색가전에 인테리어 개념을 도입하겠다며 등장한 하우젠(HAUZEN)은 독일어로 집과 중심을 각각 의미하는 Haus와 Zentrum의 조합이다. 생활의 중심, 세련된 인테리어 가전을 뜻한다고 한다.
1997년 양문형 냉장고 시대를 연 지펠(ZIPEL)도 최고나 정상을 뜻하는 독일어인 Gipfel에서 어원을 차용했다. 삼성전자는 ZIPEL에 'Z'ero defect 'I'ntelligence 'P'restige 'E'legant 'L'ife라는 의미를 입혔다. 완벽한 품질로 지성과 명예를 중시하는 고객에게 우아하고 품격있는 생활을 약속한다는 뜻이다.
프리미엄 노트북 브랜드를 꿈꾸며 출발한 센스(SENS)는 'S'amsung 'E'lectronics 'N'etwork 'S'ystem(삼성전자 네트워크 시스템)을 약어로 쓴 것이나 발음상으론 감각(Sense)이란 단어를 연상시키기도 한다.
삼성전자에 파브가 있다면 LG전자에는 엑스캔버스(XCANVAS)가 있다. 엑스캔버스는 'The Art of Digital TV'(디지털TV의 예술)라는 의미를 담았다.
여기서 X는 대형(Extra-Large), 흥분(Exciting), 즐거움(Exhilarating), 경험(Experience)에서 두음을 옮긴 알파벳이며, 캔버스는 디지털 영상을 담은 화폭을 뜻한다는 게 LG전자의 설명이다.
LG전자의 자존심인 글로벌 1등 에어컨 브랜드 휘센(WHISEN)은 회오리바람(Whirl wind)과 보내다(Send)를 합성한 말이지만 우리말로도 '휘센'이라는 발음에서 세찬 바람이라는 어감이 느껴지도록 작명됐다.
양문형 냉장고 브랜드 디오스(DIOS)는 Deluxe, Intelligent, Optimum, Silence의 이니셜을 모은 것으로 고급스럽고 지적이며 최고이면서 조용한 냉장고라는 의미를 실었다.
드럼 세탁기 브랜드 트롬(TROMM)은 독일어로 영어의 드럼(Drum)과 같은 뜻을 가진 단어로서 드럼 세탁기의 본고장인 유럽풍 이미지를 살리기 위해 채택됐다.
LG전자가 LG IBM과 분리되면서 새롭게 탄생한 LG의 노트북 브랜드인 엑스노트(XNOTE)는 무한(Extreme), 흥분(Exciting), 엔터테인먼트(Entertainment) 등에서 X를 떼어내 노트북을 뜻하는 NOTE 앞자리에 붙인 것이다. 모니터 제품인 플래트론(FLATRON)도 평면(FLAT)에다 접미어로 브라운관 등 전자장치를 뜻하는 TRON을 붙여 만들었다.
최근 LG전자의 호(好)시절을 이끌고 있는 휴대전화 브랜드 사이언(CYON)은 2000년 '귀족의 자제'(CION)라는 영어 단어를 그대로 쓴 채 출발한 뒤 2002년 지금의 CYON으로 이름을 바꾸었다.
그러나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이들 제품별 브랜드는 모두 '국내용'이다. 해외에서는 제품 브랜드 인지도를 끌어올리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에 삼성과 LG라는 기업 브랜드를 써서 분야별 제품의 이미지 일체감을 높이는 동시에 신뢰도를 높이고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