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양행, "제2·3 렉라자 개발 위해 R&D 더 힘줄 것"
2024-08-23 정현철 기자
유한양행은 23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자사 개발 항암제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에 대한 소회와 향후 신약 개발 전략에 대해 밝혔다.
지난 20일 렉라자와 유한양행 글로벌 파트너사 존슨앤드존슨 이노베이티브 메디슨(J&J)의 항암제 리브리반트(성분명 아미반타맙) 병용요법이 FDA로부터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제로 승인받았다. 국산 항암제가 FDA로부터 승인을 받은 건 렉라자가 최초다.
이날 간담회에는 조욱제 유한양행 대표를 비롯해 김열홍 R&D총괄 사장, 임효영 임상의학본부 부사장, 오세웅 중앙연구소 부사장, 이영미 R&DB본부 부사장 등 주요 관계자가 참석했다.
먼저 조욱제 대표는 렉라자 개발에 참여한 관계자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며 유한양행이 10년간 추진한 오픈 이노베이션의 결과물임을 강조했다.
이어 유한양행의 주요 관계자들은 주요 파이프라인과 향후 신약 개발 전략에 대해 발표했다.
김열홍 R&D 총괄 사장은 “올해 총 2500억 원에 달하는 연구비용이 예상된다. 새로운 렉라자를 찾기 위해 해외 지사를 통한 후보물질 탐색 및 도입 등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한양행은 최근 3년 기준 연구개발비로 한 해 1800~1900억 원을 투자했다.
또 “신약 개발은 항암제, 심혈관·신장·대사질환, 면역·항알레르기 등 3개 질환군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오세웅 부사장은 “현재 유한양행이 갖고 있는 파이프라인 33개 중 8개가 임상 단계에 돌입해 있다. 이후 내년 상반기까지 4개 파이프라인이 추가로 임상에 들어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오 부사장은 면역항암제 후보물질 ‘YH32367’, 알레르기 치료제 'YH35324', 고셔병 치료제 'YH35995'를 주목해야 할 파이프라인으로 소개했다.
면역항암제 YH32367은 현재 국내와 호주에서 임상 1상 파트1 용량증량 시험을 진행 중으로 내년에 중간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알레르기 치료제 YH35324는 표준 치료제 대비 체내 수용 안전성이 높고 효과가 빠르게 나타난다고 밝혔다. 또 아토피, 천식 등 다양한 질환을 적응증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후기 임상결과에 따라 글로벌 제약사에 기술이전 가능성도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YH35995가 타깃하는 고셔병은 효소 결핍으로 체내 낡은 세포가 분해되지 않고 쌓이면서 발생하는 유전병이다. 기존 치료제는 해당 효소를 주사제로 만들어 투입하는데 편의성이 떨어지고 뇌혈관장벽을 투과하지 못해 뇌세포 이상 등 신경증상이 발현된 환자에게 효과가 없다.
YH35995는 경구용으로 복용 편의성을 높이고 뇌세포 이상에도 치료가 가능하도록 개발 중이다. 지난달 식약처로부터 승인 받은 임상 1상은 2026년 상반기 중 마무리될 전망이다.
이영미 부사장은 “항암 분야에서 고형암 중심으로 계열 내 최고 신약 후보물질을 찾고 있다. 또 새 모달리티, 차세대 약물전달 기술 등에도 관심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도움 없이 자체적으로 글로벌 신약 개발과 상업화를 이끄는 것은 어렵다는 아쉬움도 드러냈다.
조 대표는 “국내 제약업계에서 한 해 투자하는 연구개발비가 글로벌 빅파마 한 곳의 비용과 엇비슷한 수준이다. 글로벌 임상 3상은 수천억의 비용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김 사장은 “대상 환자 수가 많고 기존 치료제 대비 획기적인 글로벌 블록버스터 신약을 지속적으로 창출하는 것이 목표다. 수익금을 통해 안정적으로 R&D에 투자할 수 있는 지속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정현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