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투·메리츠·NH·삼성증권, IB 수익 두자릿수 급증...키움증권은 2.5배 폭증 단숨에 6위로
2024-08-27 이철호 기자
한국투자증권(대표 김성환)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상반기 IB 부문에서 가장 많은 수수료 수익을 기록한 가운데 메리츠증권(대표 장원재·김종민), NH투자증권(대표 윤병운) 등도 각각 2, 3위 자리를 유지했다. 삼성증권(대표 박종문)과 키움증권도 전년 대비 IB 부문 실적이 증가했다.
반면 미래에셋증권(대표 김미섭·허선호), KB증권(대표 김성현·이홍구), 하나증권(대표 강성묵) 등은 전년보다 IB 부문 수익이 줄었다.
2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상반기 자기자본 기준 10대 증권사의 인수 및 주선, 매수 및 합병, 채무보증 등 IB 관련 수수료 수익은 총 1조1962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7% 증가했다.
부동산 PF 자금과 연관이 깊은 채무보증 관련 수수료 수익은 6313억 원으로 17.2% 증가했다.
주식자본시장(ECM), 부채자본시장(DCM) 등에서 거둔 수수료 수익인 인수 및 주선 수수료는 총 3128억 원으로 9.6% 증가했다.
기업 M&A, 구조조정 자문 과정에서 발생하는 수익인 인수 및 합병 수수료 수익은 2.1% 증가한 2521억 원이었다.
10대 증권사 중 IB 부문 수수료 수익 1위는 한국투자증권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9% 증가한 2215억 원을 기록했다.
매수 및 합병 수수료가 전년 대비 14.3% 증가한 1055억 원에 달한 가운데, 채무보증 수수료는 7.5% 증가한 651억 원, 인수 및 주선 수수료는 17.4% 증가한 509억 원이었다.
한국투자증권은 상반기 LG디스플레이, HLB생명과학 등의 유상증자를 주관한 가운데 코칩, 디앤디파마텍, 삼현 등의 상장도 주관했다. 지난 7월에는 주관사로 나선 시프트업 상장이 마무리된 가운데 아이코닉스, 오름테라퓨틱 등의 상장도 주관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ECM, DCM 부문의 고른 실적화 PF 부문 신규 딜 증가로 IB 관련 수익이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며 "하반기에는 IB 전 부문에 걸쳐 위험관리체계와 모니터링 강화에 주안점을 두고 수익원 다각화에 매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메리츠증권은 전년 동기 대비 15.5% 증가한 2017억 원의 IB 부문 수수료 수익을 기록했다. 채무보증 수수료는 39% 증가한 1547억 원으로 증권사 중 1위였으며 인수 및 주선 수수료도 37.2% 증가한 96억 원이었다. 다만 매수 및 합병 수수료는 373억 원으로 33.7% 줄었다.
메리츠증권 측은 부동산 PF 시장 침체 속에서도 리스크 관리를 통한 우량 딜 확대와 수익원 다각화에 나선 결과라고 설명했다. 메리츠증권은 상반기 1조3000억 원 규모의 홈플러스 인수금융 리파이낸싱, 3000억 원 규모의 M캐피탈 기업대출 등의 IB 딜을 진행한 바 있다.
메리츠증권 관계자는 "기업 네트워크 확보, 인재 영입 등을 통해 IB 부문에서 수익 다각화를 추진했다"며 "하반기에도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 노력을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3위 NH투자증권의 IB 부문 수수료 수익은 1862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 증가했다. 채무보증 수수료 수익이 1320억 원으로 8.5% 증가한 가운데 인수 및 주선 수수료 수익은 51.6% 증가한 430억 원, 매수 및 합병 수수료 수익은 45.9% 증가한 112억 원이었다.
NH투자증권은 (주)SK, 한화호텔앤드리조트 회사채 발행, 퀄리타스반도체, 에코앤드림 유상증자 등을 주관했다. 특히 상반기 진행된 공개매수 12건 중 10건을 주관하는 등 공매매수 부문에서 우수한 성과를 보였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기존의 ECM, DCM 등에서 꾸준한 성과를 보이는 가운데, 공개매수 시장에서 압도적인 성과를 기록하며 수수료 수익이 증가했다"며 "하반기에는 IPO 시장에서 대형 딜 주관을 통한 성과를 기대하는 가운데, DCM에서도 좋은 성과를 거두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외에 삼성증권은 상반기 IB 부문 수수료 수익이 전년 동기 대비 30.9% 증가한 1342억 원이었다. 지난해 10대 증권사 중 IB 부문 수수료 수익이 최하위였던 키움증권은 올해 상반기엔 전년 동기 대비 145.2% 증가한 985억 원으로 6위에 올랐다.
미래에셋증권의 상반기 IB 부문 수수료 수익은 435억 원으로 전년 대비 34.4% 감소했다. 채무보증 수수료 수익이 50.5% 줄어든 192억 원에 그친 것이 주요한 원인으로 꼽힌다.
미래에셋증권 측은 "부동산 PF 부문에서 무리하게 신규 딜 유치에 나서기보다는 리스크 관리에 좀 더 초점을 둔 결과"라고 설명했다.
KB증권의 상반기 IB 부문 수수료 수익은 1109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1% 감소했다. 이 중 인수 및 주선 수수료는 494억 원으로 39.1% 감소했다.
KB증권 관계자는 "지난해 상반기 SK쉴더스 인수금융 빅딜에 따른 기저효과"라며 "해당 수익을 제외하면 IB부문 수익은 전년 동기 대비 증가했다"고 밝혔다.
하나증권도 올해 상반기 IB 부문 수익이 전년 대비 21.4% 감소한 678억 원이었다. 인수 및 주선 수수료가 91억 원으로 38.8% 감소한 가운데 매수 및 합병 수수료도 69.1% 감소한 84억 원이었다.
하나증권 관계자는 "과거 IB 부문에서 주력으로 내세운 대체투자 관련 수수료 수익이 시장 침체의 여파로 전년보다 줄었다"며 "IB 부문의 균형 성장을 위해 전통 IB 강화에 나서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국내 전체 증권사의 IB 부문 수수료 수익은 1조6997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 감소했다.
채무보증 수수료는 전년보다 0.6% 증가한 8213억 원, 인수 및 주선 수수료는 7.6% 증가한 4992억 원, 매수 및 합병 수수료는 13.4% 감소한 3792억 원이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철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