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프가 오프로드 감성을 입힌 첫 전기차 ‘어벤저’를 국내에 선보였다. 작지만 지프다운 터프함이 인상적인 전기차로 도심과 오프로드 두 마리 토끼를 잡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28일 지프 미디어 시승 행사에 참석해 브랜드 첫 전기차 어벤저를 시승했다. 강남과 남양주 일대를 오가는 72km 시승코스로 진행됐고 트림은 최상위인 알티튜드다.
어벤저는 이미 2022년 유럽에서 출시돼 올해까지 10만 건이 넘는 계약을 달성한 인기 모델이다. 한국은 유럽, 중동에 이어 세 번째 출시 국가다. 특히 본사가 위치한 미국보다 한국 출시를 먼저 결정했다.
실제 외관을 보면 한국인이 좋아할 만한 귀엽고 세련된 느낌이 가득하다. 지프 관계자도 어벤저를 ‘막둥이’, ‘귀요미’로 어벤저를 표현했다.
어벤저는 전장 4084mm, 전고 1528mm, 전폭 1776mm로 그간 지프 최소형 모델이었던 레니게이드보다 작은 체구다. 그럼에도 휠베이스는 2562mm로 레니게이드보다 딱 100mm만 작을 정도로 박시하게 체형을 만들었다.
주간주행등은 심플한 일자형으로 다듬었고 측면과 전면의 세븐 슬롯 그릴에는 충전 플러그 형상의 블루 레터링 ‘e’를 부착했다. LED 테일 램프에 적용된 X자 제리캔(휴대용 연료통) 디자인도 전기차 스타일로 바꿔 개성을 드러낸다.
지프 차량답게 적재 공간도 넉넉하다. 트렁크 공간은 소형 SUV에서도 최대인 321L, 내부 수납공간은 34L로 작지만 높은 적재능력을 보여준다. 34L는 대략 탁구공 580개가 들어가는 사이즈다.
다만 작은 차체만큼이나 계기판과 디스플레이도 10.25인치로 요즘 차량치고 크지 않다. 주요 기능을 찾는데 직관적이지 않아 몇 번의 클릭을 거쳐야 한다는 부분도 다소 번거롭다.
▲크기가 다소 아쉬운 디스플레이
어벤저는 54kWh 리튬이온 배터리를 탑재해 최대 출력 115kW·최대 토크 270Nm의 힘을 발휘한다. 완충 시 주행 가능 거리는 292km다. 24분 만에 80%까지 충전이 가능하다.
이번 시승 행사는 일반 시승과 달리 지프의 강점인 오프로드 감성도 같이 느낄 수 있도록 도심과 세미 오프로드 혼합으로 진행됐다. 도심에서는 안전한 주행을 위해 어벤저에 탑재된 풀-스피드 전방 충돌 경고 플러스 시스템, 보행자/자전거 감지 긴급 브레이킹 시스템, 차선 중앙 유지 시스템 등을 상시 켜뒀는데 유연하게 작동했다.
소형임에도 지상고와 시트 높이는 각각 200mm, 615mm로 시야가 트인다. 진입각도 20°로 동급 대비 가장 넓어 울퉁불퉁한 지형도 큰 불편함 없이 주파한다. 드라이브 모드도 에코, 노멀, 스포츠를 비롯해 샌드, 머드 등 오프로드 전용 모드도 다양하다. 비상등과 방향지시등 알림은 비트를 넣어 마치 심장 박동을 듣는 것처럼 귀엽게 설치한 것도 포인트 중 하나다.
▲배터리 보호에 대해 설명하는 상품개발기획자 김현우 스텔란티스 매니저
궁금했던 세미 오프로드에서는 지프 고유의 지형 설정 시스템이 빛을 발했다. 내리막 주행 제어 장치가 기본 탑재돼 경사길에서도 속도 제어가 가능하다. 아무래도 전기차다 보니 오프로드에선 하부에 위치한 배터리 보호가 중요한데 배터리·엔진 실드를 탑재해 안전성을 높였다. 실제 비포장 도로에선 샌드 모드를 작동해 달리면 운전자가 받는 충격도 덜하다.
어벤저에 옵션이 부족한 점은 단점이다. 어벤저의 가격은 론지튜드 5290만 원, 알티튜드 5640만 원이다. 보조금을 받으면 4000만 원대 구입이 가능한데 통풍 시트나 오토 홀드 등 한국인이 좋아할 만한 옵션이 빠졌다. 조수석은 시트도 부분 수동 조절이며 2열은 공조 장치가 없다.
그럼에도 오프로드에서도 큰 걱정 없이 몰 수 있는 전기차라는 점에서 메리트는 확실하다. 외관에서 느껴지는 귀여운 이미지는 여성에게도 어필할 분명한 요소다. 지프 첫 전기차 어벤저가 국내에서 어떤 반응을 얻어낼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