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공개해!" 금융위 압박 2년 만에 5대 은행 예대금리차 1.32% → 0.43% 급락...우리·신한은행 0.15~0.2% 최저

"가계대출 총량규제 본격화...8월 기준 상승 전망"

2024-09-02     김건우 기자
은행의 과도한 이자장사를 막기 위해 금융위원회가 '예대금리차 공시'제도를 시행한지 2년 만에 5대 시중은행의 평균 예대금리차(예대마진)가 3분의 1 수준으로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제도시행 직전인 2022년 7월에는 5대 시중은행의 예대금리차가 1.03%~1.46%에 달했지만, 올해 7월에는 0.15%~0.85%로 떨어졌다. 

예대금리차를 공개해 은행들의 지나친 이자장사를 견제하고자 하는 정책 목적에 비춰보면 단기간에 가시적인 성과를 낸 셈이다. 

5대 시중은행 중에서는 우리은행이 0.15%포인트로 가장 낮았고 신한은행도 0.2%포인트를 기록하며 상대적으로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반면 농협은행은 0.85%포인트로 가장 높았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2022년 8월 은행 시장 자율경쟁을 촉진해 금리운용의 투명성과 합리성을 높일 수 있도록 은행연합회를 통해 매월 은행 예대금리차를 공시하도록 정책을 추진했다.

 

◆ 5대 시중은행 예대금리차 1.32%p→0.43%p... "정책 목적은 달성"

지난달 30일 오후에 공개된 5대 시중은행의 7월 평균 예대금리차는 0.43%포인트로 전월 대비 0.08%포인트 하락했다. 예대금리차 공시가 시작된 2022년 7월 1.32%포인트에 비하면 3분의 1 수준이다. 

은행 별로는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의 예대금리차 하락폭이 가장 컸다. 지난 2022년 7월 당시 신한은행의 예대금리차는 1.46%포인트로 5대 시중은행 중 가장 높았지만 2024년 7월 기준에서는 0.2%포인트에 불과했다. 예대금리차 하락폭은 1.26%포인트에 달한다.

우리은행도 같은 기간 예대금리차가 1.33%에서 0.15%로 1.18%포인트 하락했고 KB국민은행도 0.92%포인트 내렸다. 농협은행과 하나은행은 각각 0.55%포인트, 0.5%포인트 내렸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의 7월 예대금리차가 타행 대비 상대적으로 낮은 것은 지난 7월 은행채 금리 하락시 타행과 달리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은 가계대출 금리를 내리면서 타행에 비해 예대금리차가 더 좁혀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6월에는 농협은행을 제외한 4대 은행 예대금리차는 0.41~0.52%포인트로 비슷한 수준이었다. 7월 기준에서는 0.15~0.53%포인트로 전월 대비 크게 벌어졌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5년 변동금리 대출이 7월 당시 타행 대비 상대적으로 많이 취급된 와중에 금리도 떨어졌고 예금금리 대비 대출금리 하락분이 커서 7월 예대금리차가 타행 및 전월 대비 크게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5대 시중은행 중 7월 기준 예대금리차가 높은 곳은 농협은행으로 0.85%포인트였다. 다른 대형 시중은행 대비 0.32~0.7%포인트 더 높았는데 이는 특수은행으로도 분류되는 농협은행은 6개월 미만 저금리 단기성 정부정책자금 운용 비중이 높아 수신금리가 다른 은행 대비 낮게 책정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과 은행권 모두 예대금리차 공시를 통한 은행 간 금리 경쟁이라는 1차적인 정책 목표는 달성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공시 도입을 통해 은행 예대금리차 인하 효과는 어느 정도 나타난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소비자 효용 차원에서 보완할 수 있는 부분들은 지속적으로 살펴볼 것"이라고 밝혔다. 

대형 시중은행 관계자도 "예대금리차 공시 목적이 가장 많은 이자 마진을 챙기는 은행을 비판해 그 수위를 낮추려는 것이 목적이었는데 그런 측면에서는 목적을 달성한 셈"이라고 밝혔다.

다만 최근 은행채 금리 하락으로 은행 대출금리가 일부 하락했지만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총량규제가 본격화되면서 은행들이 대출금리를 연달아 인상하고 있어 8월 기준 예대금리차부터는 급격한 상승이 예고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 7월과 8월 두 달간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총량규제 영향으로 5대 시중은행이 20여 차례 가까이 주택담보대출 금리 인상을 단행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예대금리차가 곧 대출금리 인하로 이어지는 상관관계가 있진 않지만 소비자 관점에서 막대한 이자수익을 내는 은행을 견제할 수 있는 장치로는 충분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김득의 금융정의연대 상임대표는 "은행이 가져가는 몫은 결국 가산금리인데 가산금리에 대한 마진이 공개되지 않으니 은행을 견제할 수 있는 수단은 대출금리와 예금금리가 연동되는 예대금리차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