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글로벌로지스, 수익성 큰 폭 개선...“재무구조 점진적 개선”

2024-09-03     송혜림 기자
롯데글로벌로지스(대표 강병구)의 올해 상반기 수익성은 좋아됐으나 재무상황은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내년 초 예정인 기업공개(IPO)가 1년도 채 남지 않은 시점에서 재무 개선을 통한 기업 가치 제고가 시급한 과제로 등장했다.

회사 측은 수익성 개선, 차입금 관리 등을 통해 재무구조를 점진적으로 개선해나가겠다는 입장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글로벌로지스가 목표로 하는 기업 상장 시기는 내년 4월로 8개월 정도 남았다. 롯데글로벌로지스의 2대 주주인 LLH(지분율 21.87%)의 풋옵션(주식매도청구권·지정된 가격에 주식을 팔 권리) 행사 기한도 1년이 채 안 남았다는 걸 의미한다.
 

LHH는 지난 2017년 롯데글로벌로지스 지분 투자에 참여하면서 특정 시점까지 IPO를 하지 못하면 유상증자 1500억 원 관련한 풋옵션을 행사한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롯데글로벌로지스가 상장을 하지 못해 LLH가 풋옵션을 행사하면 연대보증을 선 1대 주주 롯데지주는 LHH의 지분을 대신 인수하는데 3500억 원을 투입해야 한다.

LLH의 풋옵션 행사 기한은 이미 수차례 연기돼 왔다. 처음 예정됐던 2021년 4월에서 지난해 4월과 올해 4월로 두 차례 연기된 데 이어 내년 4월로 또다시 밀려버린 상황이다. 

롯데글로벌로지스도 내년 상반기를 마지노선으로 IPO 준비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한국투자증권과 삼성증권을 상장 대표 주관사로, KB증권을 공동주관사로 선정했다.
 
 

문제는 재무구조다.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 353.9%보다 16.9%포인트 상승해 369%다. 통상 부채비율이 200%를 넘어가면 재무상황이 양호하지 않다고 판단한다.
 
롯데글로벌로지스의 부채비율은 지난 2019년 다른 물류 계열사 롯데로지스틱스와 합병하면서 전년 대비 149.9%포인트 상승한 282.1%를 기록한 이후 지난해 353.9%까지 상승했다. 올 6월 말 기준 차입금 의존도도 적정 수준인 30%의 두 배인 62.1%에 달한다.

이자비용을 포함한 금융비용이 과도하게 높다는 점도 아픈 부분이다. 올 상반기 금융비용은 401억 원으로 영업이익(507억 원)의 80%에 달한다. 돈을 벌어들이는 즉시 이자비용으로 족족 나가는 셈이다. 금융비용 부담률은 2.3%으로 전년 동기(1.6%) 대비 0.7%포인트 상승했다.
 

다만 재무구조 악화에도 수익성은 개선하며 나름 선방했다.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507억 원으로 전년 대비 53.9%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은 2.8%으로 1%포인트 상승했다. 반기순이익은 252억 원으로 190.2% 늘어났다.

택배 사업부문에서 네트워크 운영 효율화 및 차세대 분류장비 도입을 통해 현장 운영비를 줄이는 등 비용 절감에 힘쓴 덕이다.
 

또 부채비율 상승에도 현금성 자산은 늘렸다. 올해 6월 말 현금성 자산은 2121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1.3% 급증했다. 이는 영업으로부터 창출된 이익이 늘었기 때문이다. 올해 상반기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은 1965억 원으로 전년 대비 66.8% 늘었다. 현금성 자산은 차입금 상환을 위한 목적으로 비축했다는 게 업체 설명이다. 재고자산은 올해 6월 말 2121억 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100% 감축하는 데 성공했다.

롯데글로벌로지스가 내년 상장 준비를 마치려면 재무 구조 개선을 통해 기업 가치를 제고하는 게 시급하다. 롯데글로벌로지스가 LLH의 풋옵션 행사를 모면하려면 1조5000억 원의 가치를 인정받아야 한다. IPO 실제 공모가가 풋옵션 행사 가격에 미달하면 그 차액 역시 롯데지주가 LLH에 지급해야 한다.

지난해 롯데글로벌로지스의 연간 매출은 3조6000억 원이다. 시가총액이 2조1300억 원인 CJ대한통운의 지난해 매출은 11조8000억 원이다. 롯데글로벌로지스의 매출이 CJ대한통운의 30% 수준임을 감안하면 지난해 기준 기업가치는 6~7000억 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롯데글로벌로지스 관계자는 “물류 프로세스 및 영업 수익성 개선, 차입금 관리 등을 통해 재무구조를 점진적으로 개선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송혜림 기자]